23.12.04 06:27최종 업데이트 23.12.04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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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국빈 방문과 프랑스 방문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1월 26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1호기편으로 귀국하며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전세계적 차원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논의하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지난 11월 30일 아랍에미리트연합에서 개막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은 것에 뒷말이 나옵니다. 올해 총회는 2015년 합의한 파리협정에 대해 처음으로 '전지구적 이행점검'이 이뤄지는 중요한 회의로 137개국 정상급 인사들이 참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이 11일부터 네덜란드를 국빈방문한다고 대통령실이 발표했습니다. 취임 후 16번째 해외순방입니다. 윤 대통령의 잦은 해외순방 일정에 기후 정상회의가 포함되지 않은데 대한 비판이 나옵니다.  

올해 총회는 첫날부터 기후변화로 인한 극심한 기상이변이 개발도상국에 유발한 손실과 피해 대응을 지원하기 위한 기금이 공식 출범하는 등 연일 의미있는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이번 총회에는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미국과 중국이 참석하지 않았지만, 탄소배출 순위 10위권 국가 중 인도(3위)와 일본(5위) 인도네시아(6위) 독일(7위) 사우디아라비아(10위) 등의 정상이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탄소배출 9위인 한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윤 대통령의 연이은 불참은 국제사회에 한국 정부가 기후위기 대응에 소홀하다는 인상을 줄 가능성이 큽니다. 12일까지 열리는 이번 회의의 주요 쟁점은 화석연료 사용 중단과 재생에너지 발전량 확대인데, 한국의 재생에너지 전환 성적은 주요 60개국 중 46위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윤석열 정부는 올해 1월 확정한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2030년 재생에너지 목표를 30.2%에서 21.6%로 낮추는 등 국제흐름에 역행하고 있습니다.

말과 행동 다른 윤 대통령... 총회 불참·재생에너지 목표 축소

윤 대통령은 그간 외교무대에서 기후위기 극복을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서는 "기후위기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가기 위해 극복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탄소중립에 대한 진정성이 없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기후위기를 핑계로 원전 확대에만 나선다"는 비판이 기후·환경 단체들에게서 나옵니다.

반면에 일본 기시다 총리의 활발한 행보는 주목할만합니다. 기시다 총리는 1일 총회 연설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위해 새 석탄 화력발전소를 짓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일본이 석탄 화력발전소 건설 종료 의사를 독자적으로 국제사회에 공표한 것은 최초라고 일본 언론은 전했습니다. 일본은 '기후 손실과 피해 기금'에 1000만 달러 기부 의사도 밝혔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아랍에미리트 방문을 계기로 이스라엘, 이집트 등 중동 4개국 정상과 회담을 갖는 등 외교활동에도 전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외교전문가들은 국제사회에서 제 역할을 하려면 흐름을 잘 파악하고 그에 맞춰 적극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윤 대통령이 기후위기 극복을 강조하면서 총회 불참, 재생에너지 목표 축소 등 앞뒤가 다른 모습을 보여서는 국제사회에서 놀림감이 되기 십상이라는 지적입니다. 전문가들은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는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초라한 현실을 드러낸 계기였다고 말합니다. 국제사회에서 부여된 책임을 외면하고 오로지 한미일 밀착에 외교를 올인한 결과라는 얘깁니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불합리한 해외순방 일정을 지적하는 견해도 있습니다. 다음주 네덜란드 방문이 예정돼 있는데 앞서 지난달에는 영국과 프랑스를 방문한 것을 들어 같은 지역은 묶어서 순방을 했어야 한다는 겁니다. 대신 기후위기 총회 같은 국제적으로 비중이 큰 회의에 참석하는 게 국격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합니다. 한국의 국제사회 위상에 걸맞게 대통령의 해외순방 일정의 전면적인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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