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시간들을 극복하고 돌아온 손흥민이 더욱 단단하고 성숙해진 모습으로 팬들과 언론의 찬사를 받고 있다.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모두 물오른 활약을 선보이는 것은 물론, 인성을 둘러싼 미담들도 연이어 알려지면서 더욱 깊은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손흥민은 지난 3월 31일(한국 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30라운드 루턴 타운과의 홈 경기에서 후반 41분 역전골을 터뜨리며 팀의 2대 1 승리를 이끌었다.
 
손흥민은 1대 1로 팽팽하게 맞서던 후반 41분 티모 베르너가 측면에서 넘겨준 패스를 이어받아 침착한 마무리로 골망을 흔들었다. 득점 직후에는 전매특허인 '찰칵 세리머니'까지 선보이며 홈팬들을 열광케 했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결승골에 힘입어 17승 5무 7패(승점 56점)를 기록하며 한 경기를 덜 치른 가운데 4위 애스턴빌라(승점 59)를 바짝 추격했다. 토트넘은 올시즌 유럽클럽대항전 출전권을 놓친 가운데 컵대회에서도 모두 조기탈락하며 이제 리그만이 남았다. 6위 맨유(승점 48)와의 승점차가 8점으로 벌어지면서 토트넘은 최소한 다음 시즌 유로파리그 진출은 유력해진 가운데, 최대 목표는 유럽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이 주어지는 4위권 진입이다.
 
또한 루턴전 득점은 손흥민의 올시즌 15호골이다. 손흥민은 올시즌 리그에서만 15골 8도움을 기록중이다. 득점은 리그 3위, 도움은 6위다. 득점 선두인 엘링 홀란(18골, 맨시티)과는 3골 차이, 도움 공동 선두인 파스칼 그로스(브라이튼)-키어런 트리피어(뉴캐슬)-올리 왓킨스(애스턴 빌라, 이상 10개) 등과는 불과 2개 차이다. 손흥민이 남은 9경기에서 5골 2도움만 추가하면 생애 첫 20-10 고지도 밟을 수 있다.
 
더불어 이 골로 손흥민은 토트넘 통산 160골을 달성하며 구단 역대 득점 순위에서 단독 5위로 올라섰다 1960년대 활약한 웨일스 출신 공격수 클리프 존스(159골)의 기록을 넘어서며 '토트넘의 살아있는 전설'로 입지를 더욱 굳건하게 다졌다.
 
손흥민은 최근 21일과 26일 걸쳐 열린 한국과 태국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경기에서도 2골을 뽑아내며 좋은 활약을 선보인 바 있다. 대표팀과 소속팀을 합쳐 공식전 3경기 연속골이자, 3월 치른 6경기에서 총 5골 2도움을 쓸어 담으며 절정의 폼을 이어가고 있다.
 
사실 손흥민은 불과 한 달여 전까지만 해도 축구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주장 완장을 달고 나선 2023 AFC(아시아축구연맹)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64년 만의 우승에 도전했으나 요르단과의 4강전에서 충격적인 졸전 끝에 완패하며 생애 첫 국가대표 우승의 꿈이 좌절됐다. 여기에 대회 직후 손흥민과 이강인의 충돌을 비롯한 '선수단 내분' 사태가 외부로 알려지며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큰 충격을 받은 손흥민은 한때 '국가대표팀 은퇴 가능성'까지 시사할 만큼 심리적으로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축구와 대표팀에 대한 애정이 누구보다 깊고 힘든 내색도 잘 하지 않던 손흥민이기에, 많은 이들이 놀라고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손흥민은 아픔을 잘 추스르고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아시안컵에서 충돌했던 이강인과는 '런던 회동'을 통하여 당시의 앙금을 풀어냈다. 손흥민은 직접 자신을 찾아온 이강인의 사죄를 받아들이고 따뜻하게 포용하며 대인배의 면모를 보여줬다.
 
국가대표팀 임시 감독을 맡은 황선홍 감독은 손흥민을 주장으로 재신임했고 이강인도 다시 대표팀에 불러들이며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심기일전한 손흥민은 "지난 일은 모두 잊고 머리박고 뛰겠다"며 새로운 시작을 다짐했고 그라운드에서의 활약으로 약속을 지켰다. 태국 원정에서는 이강인의 도움을 받아 오랜만에 합작골을 터뜨리고 두 선수가 함께 포옹하는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덩달아 최근 손흥민의 인성과 관련된 미담들도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주 여러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손흥민이 알려주는 잔디 안 좋을 때 팁'이라는 제목의 밈이 화제가 됐다. 북중미월드컵 태국전을 앞두고 대표팀 훈련에서 손흥민이 선수들에게 무언가 조언을 해주는 장면이 포착됐다.
 
음성은 구체적으로 담기지 않았지만, 누리꾼들은 손흥민의 입 모양을 분석하여 "잔디가 안 좋잖아? 그냥 좋다고 생각하면 돼"라고 말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어떤 부정적인 상황이라도 마음만 먹으면 극복할 수 있다는 손흥민 특유의 '긍정 마인드'를 보여주는 장면으로 온라인에서 다양한 패러디가 쏟아질 큰 화제가 됐다.
 
이밖에 외신에서도 손흥민이 EPL 경기를 마치고 그라운드에 떨어진 쓰레기를 줍는 장면, 다친 손가락에 붕대를 감고 불편한 상황에서도 팬들에게 열심히 사인을 해주는 장면, 최근 중국에서 억류되었다가 풀려난 동갑내기 손준호를 잊지 않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 장면 등에서, 항상 주변 사람을 잘 챙기고 배려하는 손흥민의 훌륭한 인품이 다시금 주목받으며 팬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물론 손흥민은 원래부터 큰 구설수없이 모범적인 선수로 유명했다. 하지만 이번 아시안컵 사태를 겪으며 최악의 상황에서도 프로의식과 평정심을 잃지않고, 자신에게 상처를 받는 상황에서도 결코 남을 탓하지않는 손흥민의 인성을 보고 더욱 감동했다는 팬들이 많다.
 
그라운드에서는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았다라고 할지라도 경솔한 언행과 처신으로 인하여 도마에 오른 슈퍼스타들도 수두룩하다. 반면 손흥민은 10여년 넘게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축구스타로 활약하면서도 철저한 자기관리와 변함없는 기량, 여기에 성숙하고 모범적인 언행으로 축구선수 그 이상의 귀감이 되고 있다.
 
손흥민은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모두 주장이자 최고의 스타로 인정받고 있으며 토트넘과의 재계약도 사실상 눈앞으로 다가왔다. 모두 손흥민이 경기장 안팎에서 증명해낸 업적들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라고 할수 있다.
 
축구에는 관심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최근의 사건들을 통하여 '인간 손흥민'의 진면목을 알게되어 새삼 감동했다는 이들이 적지않다. 최악의 시기를 가장 슬기롭게 이겨낸 손흥민은 이제 다시금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더 '위대한 선수'의 길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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