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투게더> 포스터.?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투게더> 포스터.? ⓒ 넷플릭스

 
세계 최상위의 유럽 축구, 나라별로 리그가 있고 축구협회 컵 대회가 있고 리그 토너먼트 컵 대회가 있다. 그리고 나라별 리그 최상위 성적을 얻은 팀끼리 모여 유럽 최고를 겨루는 대륙 클럽 대항전이 있다. 이중 뭐 하나 우승하기 힘들지만 단일 시즌에 리그, 축구협회 컵 대회, 최상위 대륙 클럽 대항전까지 휩쓰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른바 '트레블'이다. 역대급 팀으로 칭송받기 충분하다.

역사상 총 10번 있었는데 1960~2020년대까지 10년 단위로 꾸준히 배출되었다. 리그도 다양해서 스코틀랜드, 네덜란드, 잉글랜드,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리그에서 나왔다. 소위 유럽 축구 5대 리그라고 하는데 스페인 라리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독일 분데스리가, 이탈리아 세리아 A, 프랑스 리그앙이다. 트레블의 대부분이 바로 5대 리그에서 나왔다. 라리가의 바르셀로나와 분데스리가의 바이에른 뮌헨이 2번이나 대업을 달성했다. 레알 마드리드가 달성하지 못한 게 신기한 한편 맨체스터 시티가 달성한 게 신기하다.

맨시티는 분명 전통 있는 명문팀이지만 2008년 만수르가 인수하기 전까지 리그는커녕 유럽 최상위 팀도 아니었다. 만수르 인수 이후 무지막지한 투자로 엄청난 선수들을 데려왔고 꾸준히 리그 최상위권을 마크하다가, 2016년 펩 과르디올라 감독 부임 후 리그 5회 우승의 업적을 세운다. 그리고 2022~2023 시즌이 심상치 않았다.

펩의 맨시티가 무난하게 이룩한 대업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투게더: 트레블 워너>가 맨체스터 시티의 위대한 2022~2023 시즌을 전한다.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밀착 취재하며 어떻게 역사에 영원히 남을 대업을 달성할 수 있었는지 들여다본다. 오직 '축구'를 위해 모인 이들이 똘똘 뭉쳐 한 곳을 향해 달려갈 때 얼마나 시너지가 나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사실 펩의 맨시티는 2018~2019 시즌에 이미 도메스틱 트레블을 달성한 바 있다. 리그, FA컵, 리그컵을 동시에 석권한 것이다. 대륙 클럽 대항전에서 우승하지 못했지만 엄청난 업적임에 분명하다. 진정한 대업을 달성하는 데 결정적인 발판이 되는 시즌이었지 않나 싶다. 참고로 주지한 트레블은 '컨티넨탈 트레블'이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알다시피 맨시티는 2022~2023 시즌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두 번째로 (컨티넨탈) 트레블을 달성했다. 처음은 1998~1999 시즌 알렉스 퍼거슨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트레블을 달성한 바 있다. 그 유명한 데이비드 베컴이 크게 일조했다. 

역대급 강적을 모조리 뚫다

맨시티는 2019~2020, 2020~2021 시즌 연속으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거머쥐었던 만큼 2022~2023 시즌에도 우승 후보 '0순위'다운 성적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그들 앞에 생각지도 못한 팀이 시즌 초부터 멀찌감치 앞서 갔으니 펩의 제자 미켈 아르테타가 이끄는 아스날이었다. 그야말로 엄청난 페이스였다.

당시 아스날은 초반 5경기에서 5승 이후 1패, 다시 13경기에서 무패 행진을 달렸다. 하지만 22라운드를 기점으로 조금 흔들렸고 이후 파죽의 7연승을 달리다가 후반부 들어 급격히 무너졌다. 반면 맨시티는 초반 9경기 무패 행진을 달리다가 20라운드 정도까지 조금 흔들렸다. 반면 후반부에 거의 지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맨시티가 89점, 아스날이 84점이었는데 맨시티가 아스날을 상대로 두 번 모두 승리했기 때문에 우승할 수 있었다.

챔피언스리그에선 단 한 번도 지지 않고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8강 상대는 바이에른 뮌헨이었고 4강 상대는 레알 마드리드였으며 결승 상대는 인테르 밀란이었다. 누구도 토를 달 수 없는 역대급 강적들이 맨시티의 앞을 가로막았지만 어느 팀에게도 지지 않은 것이다.

또한 FA컵에선 모두 이겼다. 비긴 적도 없는 것이다. 비기면 재경기를 해야 하기에 변수가 많아진다. 와중에 첼시, 아스날, 맨유 등 프리미어리그 최상위 팀들을 상대했으니 이 또한 누구도 토를 달 수 없는 완벽한 승리의 과정이었다. 

경기 밖의 모습, 그리고 멘탈의 중요성

하지만 <투게더>가 초점을 맞춘 건 맨시티가 트레블을 이룩한 경기들이 아니다. 수십 경기를 치렀을 테지만 경기 자체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대신 선수들 개개인의 이야기가 세세하게 나온다. 평소 어떤 차림으로 어디서 누구와 지내는지, 경기가 없는 날에는 어떤 훈련을 하는지, 선수들끼리 무엇을 하며 노는지 등.

그런 한편 경기 아닌 뒷이야기 중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장면이 펩 감독의 하프타임 라커룸 대화다. 때론 강하게 때론 유하게, 때론 이성적으로 때론 감정적으로, 때론 전략 위주로 때론 파이팅 위주로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다양한 방식으로 선수들을 북돋는다. 

스포츠는 정신력 싸움이라는 말이 있다. 멘탈을 부여잡으면 다 진 경기도 이길 수 있고 멘탈이 무너지면 다 이긴 경기도 질 수 있다. 이 작품을 보면서, 또 보고 난 후 느낀 게 있다면 바로 그 지점이다. 2022~2023 시즌 맨시티는 역대 최고의 정신력으로 똘똘 뭉쳤던 것이다. 다시 보니 제목이 다름 아닌 '투게더'가 아닌가.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singenv.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투게더 트레블위너 맨체스터시티 펩과르디올라 멘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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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으로 策하다. 책으로 일을 꾸미거나 꾀하다. 책으로 세상을 바꿔 보겠습니다. 책에 관련된 어떤 거라도 환영해요^^ 영화는 더 환영하구요. singenv@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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