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 스위프트의 정규 11집 < THE TORTURED POETS DEPARTMENT >

테일러 스위프트의 정규 11집 < THE TORTURED POETS DEPARTMENT > ⓒ 유니버설뮤직코리아

 
테일러 스위프트는 단순한 팝스타가 아니다. 그녀는 미국의 팝 음악 산업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2023년 3월부터 시작된 '디 에라스 투어(The Eras Tour)는 절반밖에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중음악 역사상 가장 성공한 투어로 기록되었다. 막대한 경제 효과가 발생하면서 '스위프트노믹스(Swiftnomics)'라는 신조어가 탄생했고, 연예인으로서는 최초로 타임지 올해의 인물에 선정되었다.테일러 스위프트는 역사상 가장 많은 곡을 빌보드 핫 100 차트에 진입시킨 여성 가수로도 기록되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상업적 성과는 물론, 역사상 가장 많은 그래미 어워드 올해의 앨범상 수상 기록(4개)이 보여주듯 음악성 또한 인정받았다.

그리고 최근, 스위프트가 새로운 기록을 추가했다. 테일러 스위프트가 지난 4월 19일 발표한 정규 앨범 <The Tortured Poets Department>가 하루 만에 2억 건의 스트리밍을 돌파한 최초의 앨범으로 기록된 것(스포티파이 기준)이다. 애플뮤직 앨범의 하루 최다 스트리밍 기록은 올해 최고 기록을 보유했던 비욘세의 <Cowboy Carter>를 넘어섰으며, 스위프트 자신의 앨범인 <Midnights>와 <1989(Taylor's Version)>의 기록 역시 넘어섰다. 한편 테일러 스위프트의 새 앨범은 스포티파이에서 역대 최다 사전 저장(발매 전) 앨범으로도 기록되었다. 테일러 스위프트에 대한 음악 팬들의 높은 기대와 관심도를 증명하는 수치다.

고통받는 시인의 노래

테일러 스위프트는 이번 앨범이 제목처럼 '고통받는 시인'의 관점에서 써내려간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늘 그랬듯 철저히 개인적인 연애사를 주된 소재로 삼고 있지만, 스위프트는 이 이야기는 이제 나의 것이 아니라 여러분의 것"이라고 말했다. 16곡 분량의 정규 앨범을 발매로부터 두시간이 지난 후, 테일러 스위프트는 '신보는 더블 앨범이었다'는 사실을 고백했다. 이윽고 15곡 분량의 두번째 앨범 <TTPD: The Anthology>가 발표되면서, 테일러 스위프트의 신보는 31곡, 122분 분량의 더블 앨범으로 완성되었다.

<1989>(2014) 이후 10년 가까이 호흡을 맞추고 있는 음악적 동반자 잭 안토노프는 이번 앨범에서도 자신의 색깔을 뚜렷하게 드러낸다. 잭 안토노프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8개 앨범에 참여하면서, 그래미 어워드 올해의 프로듀서상 역시 거머쥐었다.'Folklore'와 'Evermore'를 협업한 더 내셔널(The National)의 아론 데스너 역시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렸다.

첫 번째 파트는 잭 안토노프가 주로 프로듀싱을 맡은 신스팝이 주를 이룬다. 반면 두 번째 파트는 아론 데스너가 프로듀싱한 차분한 인디 포크 스타일의 곡들이 주를 이룬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감성 위에 프로듀서들의 음악 색깔을 그대로 덧댄 모양새다. 첫 트랙을 장식한 'Fortnight'에는 래퍼이자 팝스타인 포스트 말론(Post Malone)이 피쳐링했다. 'Florida!!!'에서는 2010년대를 대표하는 인디록 밴드 플로렌스 앤 더 머신(Florence + The Machien)의 플로렌스 웰츠가 참여했다.

발매 이후 테일러 스위프트의 앨범은 무수히 많은 이야기를 낳고 있다.테일러 스위프트의 인상적인 싱글이 부재하다는 비판, 자신의 개인사를 담아낸 시적인 가사가 다시 한번 빛을 발한다는 찬사도가 공존한다. <The Tortured Poets Department>에 대한 음악 팬들의 합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은 듯 보인다. 확실한 사실이 있다면 음악과 문화가 점점 짧아지고 있는 시대, 이 시대 최고의 팝스타가 자신의 내밀한 이야기를 두 시간 동안 묵묵 풀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테일러스위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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