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공공기관 노동조합협의회(아래 문노협)가 각 기관장들의 조속한 임명과 낙하산 인사 반대 입장을 공론화했다. 9일 문노협에 따르면 현재까지 문체부 관련 공공기관 중 임기가 끝난 뒤 장이 임명되지 않고 있는 곳이 열한 곳에 이른다.
 
문노협은 "곧 임기만료를 앞둔 기관까지 고려하면 그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기관장 임명 절차 진행 소식은 깜깜하다"며 "한국관광공사가 관광진흥기금 삭감에 올해 목표치 달성을 위협받고 있고, 영화진흥위원회 또한 영화발전기금 축소와 대안 없는 부과금 폐지 발표로 영화계 전체가 침몰 직전의 타이타닉호 같은 상황"이라 진단했다.
 
기관장의 조속한 임명을 촉구하면서 문노협은 역량과 도덕성을 갖춰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문노협은 "정권마다 선거 후 여권 총선 탈락자들을 중용한 보은성 낙하산 인사가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며 "고소영, 서오남, 캠코더 등 조롱받아온 낙하산 인사에 대한 우려가 기우이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문노협은 낙하산 인사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을 상기시키며 유인촌 현 문체부 장관이 임명 절차를 빠르게 진행하려 한다는 발언 또한 인용했다. 문노협은 "이번만큼은 공공기관 전문성과 경영 효율성을 감안해 기관별로 적확한 인물의 인선이 조속이 이뤄지길 바란다"며 "인사는 만사라 했다. 이번 인사가 망사가 되지 않도록 문체부 공공기관 노동자들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라 덧붙였다.

아래는 문노협의 성명 전문이다.
 

인사(人事)는 만사(萬事)이다. 망사(亡事)가 되지 않길 바란다.

문체부 공공기관 중 수장의 임기가 끝나 임기만료, 직무대행, 혹은 공석의 상태인 기관이 현재 총 열한 곳에 이르고 있다. 곧 임기 만료를 앞둔 공공기관까지 하면 그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관장의 임명 절차 진행 소식은 아직 깜깜하다.   깜깜한 파도에 휘청이는 문체부 공공기관이라는 배의 선원들은 불안하다. 아리랑국제방송은 인건비의 대폭 삭감이라는 커다란 파도를 맞고 있으며, 한국관광공사도 관광진흥기금 삭감에 따라 올해 목표인 외래 관광객 2천만 명 달성을 위협받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역시 영화발전기금 축소와 대안 없는 부과금 폐지 발표로 인해 영화계 전체가 침몰 직전의 '타이타닉호'와 같은 상황이다. 올바른 방향으로 배를 이끌 선장조차 없기에 항해는 더욱 위태롭다. 수장의 조속한 임명이 필요한 이유이다.   조속한 임명에 더해, 우리 공공기관 노동자들은 업무역량과 도덕성을 갖춘 전문가를 절실히 기다리고 있다. 정권마다 선거 후 여권 총선 탈락자들을 중용해 왔던 보은성의 '낙하산 인사'가 이번에도 되풀이되지는 않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과거에도 고소영, 서오남, 캠코더 등으로 조롱을 받아왔던 낙하산. 현 정권과 문체부에 대한 낙하산 우려가 이번에는 제발 기우이길 바란다.   전문성과 관리 역량을 갖춘 외부 인사를 적극 발탁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을 의도는 없다. 하지만 논공행상식 인사, 코드 인사로 인해 해당 업무에 전문성도 없고 제대로 경영 역량도 갖추지 못한 인물이라면 곤란하다. 이러한 부적격 인사는 우리 문체부 공공기관은 물론 국가 전체를 좀먹는 괴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해외 호화출장 비리, 금품수수, 음주 운전 추태 등 도덕적으로 심각한 하자로 직원들을 힘들게 했던 모 기관 인사, 그리고 야당에서 '역대 낙하산 중 가장 저질'이라고 평했던, 각종 전횡과 망언으로 기관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국민들의 공분을 불러왔던 다른 기관 낙하산 인사... 낙하산의 폐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과거 MB정권 낙하산 인사의 토건부실로 인한 국가손실액('08~'11년도)이 무려 45조원에 이른다는 언론보도도 있었다. 낙하산 인사의 가장 큰 피해자는 공공기관 노동자만이 아닌 국가와 국민 전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기관의 발전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할 수 있는 사람, 직원들의 고용을 보장하고 사기를 높이는 데 전력을 다하는 사람, 건전한 비전으로 경쟁력을 갖춘 조직을 만들고 조직 구성원을 살피는 데 전념하는 사람. 공공기관의 수장이라면 최소한 갖추어야 할 이러한 요건을 충족시키는 인사를 바라는 우리 공공기관 노동자들의 요구가 결코 무리한 것은 아닐 것이다. 기관별 모집공고의 자격요건, 이러한 최소한의 조건만이라도 충족할 수 있는 인사가 수장으로 임명되기를 기대해 본다.   윤석열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공기관 낙하산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공약과 더불어 유인촌 장관의 "최대한 빨리 임명 절차를 진행하려 한다."는 약속을 우리는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이번만큼은 공공기관의 전문성, 경영의 효율성을 감안하여 기관별로 적확한 인물의 인선이 조속히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인사는 만사라 했다. 이번 인사가 망사가 되지 않도록 우리 문체부 공공기관 노동자들은 대통령과 문체부 장관이 한 약속이 지켜지는 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