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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 12월 9일 오전 10시 50분]
 
8일 오후 전남 신안 자은도의 한 호텔에서 2022 세계섬문화다양성 포럼이 열리고 있다. ⓒ 이희훈
 
8일 오후 전남 신안 자은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2022 세계섬문화다양성 포럼에서 열림굿을 체험하고 있는 참석자들 ⓒ 이희훈
 
8일 오후 전남 신안 자은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2022 세계섬문화다양성 포럼에서 열림굿을 체험하고 있는 참석자들 ⓒ 이희훈
 
'섬 문화 다양성(Island Culture Diversity), 지속가능 관광(Sustainable Tourism). 기후위기 대응(Response to Climate Change).'
 
스페인, 사모아, 인도네시아, 그리스, 마셜제도 등에서 온 '섬사람들'이 대한민국 신안에 모여 위 세 가지를 핵심으로 하는 '2022 퍼플 섬의정서'를 채택했다.

8일 전남 신안 자은도(라마다프라자호텔&씨원리조트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된 '2022 세계섬문화다양성포럼' 자리에서다. 섬의정서 앞에 붙은 '퍼플'은 지난해 유엔세계관광기구가 세계최우수관광마을로 선정한 신안 반월·박지도의 별칭에서 따왔다.

섬의정서 통해 '세계섬문화다양성 네트워크' 조직 
 
신안군의 제안과 국회 섬발전연구회(대표의원 서삼석), 태평양관광기구(한국지사장 박재아) 등이 함께 올해 처음 진행된 이 포럼은 ▲ 섬의 고유하고 다양한 문화와 지혜를 알리고 ▲지속가능한 관광 방안을 모색하며 ▲ 기후변화로 어려움에 처한 세계의 섬들을 돕기 위해 기획됐다.
 
특히 참석자들은 이날 채택한 섬의정서를 통해 '세계섬문화다양성 네트워크'를 조직하기로 했다. 또한 섬에 최적화된 지속가능 관광의 모범사례를 공유·논의하고, '섬 기후변화 위기대응 협의체'도 구성하기로 했다(의정서 및 실천과제 전문은 기사 하단 참고).
 
트레거 알보 이쇼다 주한 마샬제도 대사가 8일 오후 전남 신안 자은도의 한 호텔에서 2022 세계섬문화다양성 포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 이희훈
 
포럼의 특별자문으론 ▲ 구스데 나마루파 발리 바둥주 관광청장 ▲ 욜란다 페르도모 스페인 마드리드관광청 국장 ▲ 제리 브런트 주 사모아 대한민국 명예영사 ▲ 하이메 알레한드레 주한 스페인대사관 관광영사 ▲ 드웨인 벤틀리 사모아관광청 총괄국장 ▲ 미카일 토노글로 전주대 호텔관광학과 교수가 참여했다.

또한 기초자치단체 주최 포럼으로는 드물게 4개 정부부처(외교부·행정안전부·문화체육관광부·해양수산부)가 공동으로 후원했다.
 
박우량 신안군수가 8일 오후 전남 신안 자은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2022 세계섬문화다양성 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이희훈

박우량 신안군수는 인사말을 통해 "섬은 그 자체로 작은 우주다. 섬마다 고유의 생태계가 있고 특별한 언어가 있으며 독특한 문화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섬을 문화다양성의 보고라고 한다"며 "우리는 섬 문화 다양성이 지구의 바다에 어떻게 펼쳐져 있는지 살펴보고 섬 문화 다양성이 만들어낸 지속가능한 관광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그리고 이미 실질적 위협으로 다가와 있는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구체적으로 모색해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실질적인 연대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삼석 의원도 "삼면이 유·무인섬으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세계 10대 섬 보유국이자 다양한 환경과 문화, 역사의 보유국이다"라며 "섬의 미래는 인류의 미래다. 인구소멸위기, 기후위기에 위태로운 곳 또한 섬이다. 포럼에서 우리가 섬의정서를 채택하는 이유는 섬과 인류의 미래를 원래 우리가 꿈꿨던 모습으로 되돌려 놓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포럼 참석자들은 세 개 주제(섬 문화 다양성, 지속가능 관광, 기후위기 대응)로 나뉜 워크숍을 통해 기조연설과 사례 발표를 이어갔다.  

"섬을 자세히 공부하면 새로운 세계 열려" 
 
제리 브런트(김수남 주니어) 주 사모아 대한민국 명예영사가 8일 오후 전남 신안 자은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2022 세계섬문화다양성 포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 이희훈
 
섬 문화 다양성 주제에서 제리 브런트(Jerry Brunt) 주 사모아 대한민국 명예영사는 "제 한국 이름은 돌아가신 한국인 아버지의 이름을 따서 지은 '김수남 주니어'다. 아버지는 부산의 작은 어촌 출신"이라며 "제가 사모아의 유일한 0.5명의 한국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사모아는 1960~1970년대 한국 원양어선이 주로 조업하던 원양어업 전진기지였기 때문에 선원들이나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이주를 하거나 사모아의 여인들과 결혼해 정착하기 시작했다"라며 "아직 사모아엔 시민으로 등록된 한국인이 단 한 명도 없지만 어쩌면 우리는 한 가족이었을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드웨인 벤틀리(Dwayne Bentley) 사모아관광청 총괄국장은 "사모아는 폴리네시아의 심장으로 불린다. 전 세계 어느 곳과 비교해도 이만큼 생생한 문화가 그대로 보존·영위되는 곳이 드물다"라며 "사모아 사람들은 수천 년 전 선조들이 바다를 개척할 때의 기개와 엄격한 질서, 포용력, 조화와 조우를 가장 중심에 두는 철학대로 살아가고 있다"라고 전했다.
 
강제윤 사단법인 섬연구소장이 8일 오후 전남 신안 자은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2022 세계섬문화다양성 포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 이희훈
 
강제윤 사단법인 섬연구소장은 "우리는 섬에 대해 너무 무지하다. 그러면서도 섬에 대한 편견은 크다. 섬에 대해 제대로 된 지식이 없으니 편견은 줄어들지 않는다"라며 "일본만큼이나 많은 섬이 있는데도 우리는 섬에 대해 대체로 무심하다. 섬을 자세히 공부하면 해양과 섬에 대한 새로운 세계가 열리고 자연스럽게 섬에 대한 편견도 극복될 수 있다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지속가능 관광의 연설자로 나선 욜란다 페르도모(Yolanda Perdomo) 스페인 마드리드관광청 국장은 "스페인에는 총 179개의 섬이 있다. 아프리카 서북쪽 해안에 위치한 스페인령 제도인 카나리아 제도는 <윤식당>의 촬영지로 유명세를 탔다"라며 "문화와 예술은 스페인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꼽힌다. 마드리드 같은 대도시는 물론이고 고유한 정서를 담은 스페인 섬마을의 공연, 축제, 장터는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준다"라고 밝혔다.
 
8일 오후 전남 신안 자은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2022 세계섬문화다양성 포럼에서 공연 중인 구스데 나마루파(Gusde Namarupa) 발리 바둥주 관광청장. ⓒ 이희훈
 
구스데 나마루파(Gusde Namarupa) 발리 바둥주 관광청장은 "세계 최고의 여행지로 꼽히는 발리에 대해 우린 얼마나 알고 있을까. 럭셔리 풀빌라, 서핑, 다이빙, 크루즈 외에 발리를 발리답게 하는 깊고 넓은 정신세계 '트리-히타-카라나'를 직접 경험할 수 있다면 한 번 만나보시겠나"라며 "'트리-히타-카라나'는 '신-사람-자연'의 균형을 찾을 때 행복과 풍요가 주어진다는 믿음이다. 발리 정부는 도시 사람들에겐 다소 불편할 수 있는 마을기반관광 프로그램을 보다 깨끗하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정비해왔다"라고 소개했다.
 
미카일 토노글로(Michail Toanoglou) 전주대 호텔경영학과 교수는 "기원전 408년 형성된 그리스 남동쪽의 작은 섬 로도스는 지난 70년 동안 유럽과 지중해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였다"며 "지속가능한 관광을 이끄는 섬개발과 마을 공동체 활동으로 유명한 로도스 섬의 아스크레피언 마을은 2021년 세계농촌관광회의에서 '우수 농촌 마을 여행지'로 선정됐다. 민간 및 공공 부문의 지속적 투자와 지역관광 싱크탱크를 통한 체계적·과학적 노하우 개발이 한몫했다"라고 설명했다.
 
박정하 신안군 관광대사는 "신안의 퍼플섬(반월·박지도)이 유엔세계관광기구 최우수 관광마을로 선정된 이유는 관·민의 원활한 소통, 창의적 브랜드 개발, 주민 주도의 관광사업 추진, 세계적인 갯벌자원과 보전노력, 친환경적 관광마을 운영, 주민역량 강화 노력, 거주자와 관광객의 안전확보 덕분이었다"며 "최우수 관광마을 선정으로 인해 주민들의 자긍심과 대외 이미지 제고, 직접적인 관광객 유치효과, 모범적 관광개발 및 보존에 대한 시스템 적용기회 획득 등이 그 성과로 이어졌다"라고 설명했다.
 
기후위기 대응 주제의 발제자인 크리스 코커(Chris Cocker) 태평양관광기구 CEO는 "기후위기로 인해 태평양 도서국 모두가 피해를 입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태평양 섬나라들이 물에 잠기지 않는다 할지라도 머지않아 사람이 살 수 없게 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고 전했다"며 "태평양엔 14개 도서국이 있고 각각 언어, 인종, 사회구조, 역사가 다 다르며 기후위기의 현상과 대응방법도 다 다르다. 섬이 가라앉으면 사람도 떠나야 하지만 그 섬에 쌓아 올린 위대한 태평양들의 유산도 사라진다"라고 강조했다.

"섬이 보유한 자연·문화·관습, 미래 세대에 전수되도록 노력해야"
 
하이메 알레한드레 주한 스페인대사관 관광영사가 8일 오후 전남 신안 자은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2022 세계섬문화다양성 포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 이희훈

하이메 알레한드레(Jaime Alejandre) 주한 스페인대사관 관광영사는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와 발레아레스 제도에는 고유한 문화, 관습, 풍경이 있다. 아름다운 해변으로도 유명하지만 자연 명소, 기념물, 축제 및 음식도 훌륭한 곳"이라며 "섬이 보유한 자연과 문화 및 관습이 미래 세대에 전수되도록 국가, 사회, 개인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박재아 태평양관광기구 한국지사장은 "태평양관광기구는 신안군과 지난 3월 10일 '섬문화다양성 및 국제관광교류협력 증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앞으로 10년 후를 내다보는 장기적 계획을 준비 중에 있다"라며 "그 중 하나는 '섬대학 프로젝트', 가칭 '로빈슨 크루소 대학' 설립 추진"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기후변화로 삶의 터전을 잃어가는 태평양 도서국의 주민들을 신안군으로 이주, 정착시키는 것을 장기 목표로 삼는다"라며 "더 나아가 섬이 가진 문화적, 지정학적, 경제적 가치를 보전하고 섬의 국제적 위상을 드높일 '섬리더 양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박승근 부산대 무인이동체육융합연구소 비행교육원장은 "지난 5월 국내 유일의 위성사업자인 KT Sat과 독보적인 위그선 상용기 제작업체인 아론, 드론체계종합 솔루션기업 PNU Drone 등은 각 분야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기관 6곳과 뜻을 같이 해 '초격차 복합기술기반 무인모빌리티 클러스터 업무협약'을 체결했다"며 "이 프로젝트를 '태평양해양환경대응 프로그램'이라고 부른다. 각 참여주체는 이 협약을 기반으로 글로벌 무인모빌리티 시장진입과 국가단위 연구개발 사업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포럼은 9일 추가 워크숍과 퍼플섬(반월·박지도)을 방문하는 '신안섬 느끼기 투어'로 이어질 예정이다. 포럼 현장 주변에선 특별 사진전과 세계 섬문화 전시회도 진행됐다.
 
8일 오후 전남 신안 자은도의 한 호텔에서 2022 세계섬문화다양성 포럼이 열리고 있다. ⓒ 이희훈
 
8일 오후 전남 신안 자은도의 한 호텔에서 2022 세계섬문화다양성 포럼이 열리고 있다. ⓒ 이희훈
 
아래는 이날 채택된 2022 퍼플 섬의정서 및 실천과제 전문이다.
 
첫째, 우리는 세계의 섬들이 이룩하고 계승해 온 섬문화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보전하기 위해 '세계섬문화다양성 네트워크'를 조직하며, 세계 섬문화를 창의적으로 소개할 장들을 마련한다.
 
둘째, 우리는 섬의 지속가능하고 자생적인 발전을 위해 섬과 섬지역에 최적화된 '지속가능한 관광'의 모범사례를 공유하고 논의한다.
 
셋째, 우리는 기후 위기에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섬 지역들의 연대를 돕기 위해 '섬 기후변화 위기대응 협의체'를 구성하며, 현재의 상황을 타개하며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2022 퍼플 섬의정서 과제를 선정하고,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하기로 한다.
 
첫째, 신안군은 세계 섬문화 다양성 보전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실천하기 위해 '세계섬문화다양성네트워크' 사무국을 설치한다.
 
둘째, 세계의 섬들이 이룩하고 계승해 온 섬문화와 그 가치를 널리 알리고 보전하기 위해 매년 주제를 선정하여 포럼, 전시, 공연 등을 통해 세계 섬문화를 연 1회 이상 소개하고 펼칠 장을 만든다.
 
셋째, 기후 위기에 가장 타격을 입고 있는 섬지역들이 연대하여 적극적으로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섬 기후변화 위기대응 협의체' 구성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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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신안군의 지원을 받아 작성한 기사입니다. 
태그:#세계섬문화다양성포럼, #신안, #퍼플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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