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불교계 "문창극 지명 철회하고 박근혜가 직접 사과하라"

[종호스님 / 대한불교조계종 노동위원장] "그릇된 역사관과 사회의식, 그리고 편향된 종교관에 자질과 인품까지 갖추지 못한 문창극 총리지명자를 비롯한 부적절한 공직자의 임명을 철회하시기 바랍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스님들의 모임인 실천불교전국승가회가 오늘(13일) 조계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문창극 총리 후보자 지명 철회와 대국민사과를 요구했습니다.

[종호스님 / 대한불교조계종 노동위원장] "현재의 국정혼란을 야기한 청와대 인사책임자 처벌과 더불어 대통령께서 직접 사과하시기 바랍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대응과 총리지명에서 드러난 난맥상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국정운영의 기조를 대대적으로 혁신하시기 바랍니다."

특히 한 스님은 박 대통령을 지지했던 대구지역 스님조차 박 대통령의 진퇴 여부를 거론했다며 문 후보자 지명에 대한 불교계의 격앙된 반응을 전했습니다.

[법안스님 /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 부의장] "오늘 또 새벽에, 제 도반(친구)인 스님이 대구에 계시는데 현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했던 스님이십니다...문창극 총리 지명이 관철된다면 불교계에서 도저히 동의할 수 없다. 결국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 진퇴 여부를 물어서 종단 차원에서 대처해야 한다는 주문을 전화로, 문자로 주셨습니다."

이들은 인사 실패는 물론 세월호 참사와 NLL회의록 유출 의혹 검찰수사 등을 거론하며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도 맹비판했습니다.

[종호스님 / 대한불교조계종 노동위원장] "이미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 참사에 대처하는 과정 중에서 그 무능함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었으며 또다시 부적절한 인사를 총리에 지명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또한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유출과 관련된 공정하지 못한 검찰 수사로 국민적인 분노를 일으킨 바 있습니다."

또한 이들은 잘못된 종교적 신념의 위험성을 경고했습니다.

[퇴휴스님 /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상임대표] "삐뚤어진 종교적 신념은 광기화될 수밖에 없고, 이런 광기는 결국 갈등을 야기시키고, 피를 부르고 전쟁을 야기한다는 사실입니다."

불교계에서 문창극 후보자 임명 문제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진퇴 여부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가운데 박 대통령이 야당과 시민사회의 반대는 물론 불교계의 반발까지 감수하면서 문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할지 주목됩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영상취재·편집 - 강신우 기자)

| 2014.06.13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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