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가로수가 죽는 까닭... 이것 때문이었나

김병기의 환경새뜸 : 털빠진 빗자루, 몽둥이 꽂은 듯... 물주머니 차고도 시름시름

세종시민들이 매일 걷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차를 타면서 항상 보고 산책하는 우리의 정원은 안녕할까요?

정부세종청사가 입주한 게 2012년이니, 올해로 딱 10년째입니다. 세종의 거리에 심어진 나무의 나이는 최소 10살이 넘었겠죠. 하지만 거리를 지나다보면 시민들에게 평온한 마음을 가져다주기는커녕 고사하거나 제 한 몸 지탱하기 어려워 보이는 나무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자전거를 타고 한 바퀴 둘러봤습니다. 환경부와 국토부 청사 앞의 가로수는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국무총리실 앞도 마찬가지입니다. 금강변에서 죽은 가로수는 오래된 스티로폼처럼 푸석푸석 떨어져 나갑니다. 죽은 가로수를 파내고 새 나무로 심는 장면도 곳곳에서 목격할 수 있습니다.

나무 끝이 타들어가면서 죽어가는 나무들. 어떤 나무는 털빠진 빗자루 모양으로 앙상하게 겨우 스스로를 지탱하고 있습니다. 또 어떤 나무는 몽둥이를 한 자루를 거리에 꽂아놓은 것처럼 나뭇잎 하나 없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왜 수많은 가로수들이 시름시름 앓고 있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었습니다. 매년 봄이 되면, 송장을 치우듯이 죽은 나무를 뽑아내고 다시 가로수를 심는 모습을 많이 보는데요, 얼마나 많은 세금이 그렇게 낭비되는지도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세종시 예산을 들춰봤습니다. 올해 세종시의회 행정사무감사 자료인데요, 2020년에는 15억9260만원의 예산이 가로수에 투입됐습니다. 행복청에서 매년 가로수 관리를 세종시로 이관하고 있는데요, 세종시가 관리해야 하는 예산도 갈수록 많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2021년에는 38억9100만원으로 증액이 됐고요, 2022년에는 43억880만원, 2023년 이후에는 45억460만원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단풍철에도 거리에서 가을을 느낄 수 없는 세종시. 자전거를 타고 헐벗은 세종의 정원을 지나서 원수산으로 달려갔습니다. 가만히 놔둬도 저절로 풍요로워지는 자연으로부터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요?

이 영상은 세종시청자미디어센터의 제2기 세미크리에이터 활동의 일환으로 제작했습니다.

김병기의 환경새뜸 : http://omn.kr/1zbr3

#가로수 #세종시 #세종 가로수

ⓒ김병기 | 2022.12.02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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