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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구 전농동 배봉산 계곡의 물이 말랐다. 이번주 목요일부터 장마가 예보됐지만 등산로 옆 계곡엔 마른 바위와 물길을 따라 패인 자국만 남아있다. 언 듯 보기에도 마른지 오래돼 보인다. 서울시와 동대문구는 전동초등학교 후문과 배봉산 사이 길에 '투수블럭'을 설치했다. 서울시가 침수예방과 도시 물순환을 위해 2016년부터 시작한 빗물마을 조성사업의 일환이다. 비가 오면 배봉산을 타고 흘러내려온 물이 지면으로 흡수되도록 보도블록 대신 침수가 잘 되는
'투수블록'을 설치한 것이다.
 
도시홍수 예방과 물순환이 목적
 
동대문구 A 주무관은 빗물마을 조성 사업을 담당한다. 초기 우수(빗물)의 투수율을 높이는 투수블럭 설치와 도담 어린이집과 연결된 아름드리 공원의 빗물정원화 사업이 전동 2동 빗물 마을 조성사업의 핵심이다. 공모단계에서부터 주민들과 함께하여 주민요구를 최대한 반영했다는게 구청의 입장이다. 1998년과 2003년 누전 2동 일대에 큰 홍수가 생긴 후 배수관 정비 사업과 빗물펌프장 확장 공사가 이어졌다. 2016년부터 서울시사 도시홍수 예방과 도심 물순환을 목적으로 빗물마을을 만들기 시작하자 주민들의 요구로 함께 참여하게 됐다. 특히 아름드리 공원을 빗물정원으로 만든 후 주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한다.
 
"하나마나지 뭐 , 왜 했는지 모르겠어"
 
그러나 현장의 반응은 다르다. 배봉산과 전동초등학교 사이에 설치된 투수블럭을 따라 걷다보면 도담어린이집 옆에 위치한 아름드리 어린이 공원이 나온다. 오전 11시 무더위에도 3명의 노인이 벤치에 앉아있었다. 빗물마을 조성사업을 시작하면서 공원에는 '빗물 정원'이라 불리는 작은 연못과 물 저장을 위한 침투 저류조가 설치됐다. 김 할아버지(70)는 빗물 정원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설치의 효과가 의심스럽다고 한다.
 
말라버린 빗물공원 쓰레기와 풀만 무성
 
가로 50m 세로 100m 크기의 직사각형 모양의 아름드리 공원에는 놀이터를 중심으로 4개의 벤치와 아리수 정수대, 빗물 정원( 빗물을 저장하기 위한 인공 연못)이 있다. 구립 도담 어린이집은 나무로 만들어진 담을 사이에 두고 아름드리 공원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어린이집에는 빗물조성 사업을 하면서 '빗물 저금통' 2개가 설치 됐다. 거주자가 원할 경우에만 설치하다 보니 동대문구 전농 2동에서는 어린지입 옥상과 뒷 정원에 설치된 2개가 전부다. 이 저금통에 빗물이 가득차면 수로를 따라 아름드리 공원의 '빗물 정원'에 모인다. 가로 2.5m 세로 1m 남짓의 긴 욕조 모양의 빗물 정원은 무성한 풀 사이로 듬성 듬성 드러난 바위가 전부다. 바위 틈에는 아이스크림 포장지가 버려져 있다. 설명 표지판이 없었다면 빗물을 저장하는 기능을 했는지 알기 한눈에 알기 어려웠다.
 
"저번에는 물이 넘쳐서 도로까지 흘렀어"
 
지금은 말라 있는 아름드리 공원의 빗물 저장소는 한 때는 폭우에 물이 넘친 적이 있다고 한다. 장마기간에 강수량이 집중되다 보니 빗물 저장소를 크게 만들기 어려워 보였다. 지금도 풀이 무성하고 쓰레기가 버려져 있어 본래 용도를 알기 어려운 채 방치 돼 있다. 크게 만들 수 없고 비가 내리지 않으면 관리를 제대로 하기 어렵다. 박 할아버지는 폭우에 작은 용량의 저장소에서 물이 넘쳐 10m 가량 떨어져 있지만 지대가 낮은 도로까지 물이 흘렀다며 도로 가장자리를 손으로 가리켰다.
 
"거의 써본 적 없죠" 무용지물인 빗물 저금통
 
도담어린이집 관계자는 건물 옥상과 뒤편 정원에 설치된 빗물저금통을 쓴 기억이 별로 없다. 작년 가을 개당 300만원의 설치비를 시가 90%지원하고 어린이집이 10%부담해 설치했다. 빗물을 저장하는 에어컨 실외기 크기의 나무로 만들어진 저금통에는 수도꼭지가 달려 있다. 옥상 등의 빗물을 모아 배관으로 연결된 저금통에 물이 모이면 수도꼭지를 틀어 정원에 물을 주거나 청소용으로 쓸 수 있었다. 하지만 비가 일정량 오지 않으면 무용지물일 뿐이다. 오랫동안 쓰지 않으면 수도꼭지에서 녹물이 나오기도 했다. 작년 가을 설치한 이후로 지금까지 써본 기억이 별로 없다. 숫자로 세기도 어렵다고 한다. 자주 쓸 수 없다보니 아이들 교육에 활용하기도 적절치 않았다.
 
사업 효과엔 의문
 
서울 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에서 집중 호우로 침수가 발생했던 상습 침수 구역 34곳을 조사한 결과 빗물이 땅에 스며들지 못하는 '불투수율'이 침수 가능성을 높인다고 분석했다. 서울시가 2016년 빗물 사업 조성사업을 시작한 이유도 투수율을 높여 도시 홍수를 방지하고 도심 물순환을 자연스럽게 촉진하는 게 목표였다. 서울시가 3년간 45억을 들여 12개 마을을 선정했다. 2016년 선정된 불광 2동은 2018년 폭우에 물난리를 막지 못했다. 빗물저금통도 도심 지역에서는 무용지물인 경우가 많다. 사업의 효과에 의심이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