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이 속한 F조는 '1강 2중 1약'의 구도를 예상할 수 있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FIFA 랭킹 1위 독일은 이번 월드컵에서 다시 한 번 우승에 도전장을 던졌다. 1강 독일의 독주가 유력한 가운데 스웨덴과 멕시코가 F조 2위를 놓고 다툴 것으로 외신들은 전망하고 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은 통산 세 번째 조별리그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많은 불안요소를 해결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16강에 오를 가능성은 높지 않다.

독일 대표팀 피파랭킹 1위 독일이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불리고 있다.

▲ 독일 대표팀 피파랭킹 1위 독일이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불리고 있다. ⓒ 피파 홈페이지


독일 : 원팀의 품격, 2회 연속 월드컵 우승 노린다

'디펜딩 챔피언' 독일은 이번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금까지 월드컵 역사에서 2연패에 성공한 것은 이탈리아(1934, 1938년)과 브라질(1958, 1962년)뿐이다. 

독일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임에는 틀림없다. 전 포지션에 걸쳐 뚜렷한 약점을 찾아보기 힘들 만큼 화려한 스쿼드를 갖추고 있으며, 요하임 뢰브 감독의 장기집권 속에 이뤄진 단단한 조직력은 압권이다.

4년 전 우승을 경험한 필립 람, 페어 메르테자커,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미로슬라브 클로제 등이 떠났지만 여전히 메수트 외질, 토니 크로스, 마츠 훔멜스, 마누엘 노이어 등이 척추를 형성하고 있다. 그런 데다 요수아 킴미히, 티모 베르너, 레온 고레츠카 등 재능 있는 신예들의 등장으로 신구조화가 잘 이뤄져 있다. 두터운 선수층이야말로 독일의 가장 큰 장점이다. 올 시즌 EPL에서 정상급 윙어로 활약한 르로이 사네가 23명 최종 명단에서 제외될 정도다.

유럽예선에서도 독일은 작은 빈 틈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10전 전승, 43득점 4실점으로 원팀의 품격을 고스란히 증명해보였다. 뢰브 감독은 주로 4-2-3-1을 메인으로 사용하지만 3-3-2-2와 같은 다양한 전술 실험을 통해 월드컵 본선에서 일어날 수 있는 변수를 최대한 줄이고자 노력했다.

올 시즌 부상으로 신음한 노이어 골키퍼가 지난 오스트리아와의 평가전에서 맹활약하면서 결국 안드레 테어 슈테겐을 밀어내고 No.1 골리 자리를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포백은 킴미히-훔멜스-보아텡-헥토어가 형성하고, 3선은 크로스와 케디라가 책임진다. 2선은 드락슬러-외질-뮐러, 원톱은 베르너가 맡을 전망이다.

독일의 조별리그 통과는 이변이 없는 한 확실시된다. 멕시코, 스웨덴, 한국 모두 독일의 아성을 저지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16강에서 E조 1위가 유력한 브라질을 피하려면 조별리그 3경기에서 모두 사력을 다할 공산이 크다.

안드레스 과르다도 멕시코가 이번 월드컵에서 16강 징크스를 떨쳐낼지 관심을 모은다.

▲ 안드레스 과르다도 멕시코가 이번 월드컵에서 16강 징크스를 떨쳐낼지 관심을 모은다. ⓒ 피파 홈페이지


멕시코 : 지긋지긋한 16강 징크스 떨쳐낼까

6회 연속 월드컵 16강 진출. 실로 어마어마한 성과다. 하지만 그 이상을 뛰어넘질 못한다. 멕시코는 언제나 16강 징크스에 좌절하고 있다. 1994 미국월드컵부터 지난 대회까지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 패했다. 멕시코의 역대 최고 성적은 1970년과 1986년 8강 진출이다. 두 대회 모두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이었다. 원정 월드컵에서 8강에 진출할 경우 멕시코 축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된다.

6개 대회 연속 조별리그를 통과한 내공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적어도 지난 24년 동안 16강에 오를 확률은 100%라는 것을 의미한다. 멕시코는 이번 월드컵에서도 16강 진출을 자신한다.

북중미의 맹주답게 최종예선에서 6승 3무 1패 1위로 가볍게 통과했다. 멕시코 8강 진출의 특명을 받은 수장은 콜롬비아 출신의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감독이다. 전술 운용폭이 매우 넓고 유연한게 특징인데 상대팀 맞춤식으로 4-3-3과 4-2-3-1, 3-5-2를 능수능란하게 사용한다. 공수 완급 조절과 높은 볼 점유율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세트피스와 역습으로 기록한 골수 또한 상당하다. 과거의 멕시코는 피지컬의 한계가 뚜렷했지만 이번 멕시코 대표팀에는 장신들이 즐비하다. 

매 경기 다양한 선수 조합과 포메이션을 가동할 수 있을 만큼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가 적은 것도 멕시코의 장점이다. 치차리토, 라울 히메네스, 카를로스 벨라, 이르빙 로사노, 헤수스 코로나 등 공격진들의 풍부하다. 왼쪽의 로사노, 최전방의 치차리토는 주전 경쟁에서 다소 앞서있는 반면 오른쪽은 무주공산이다.

허리는 엑토르 에레라, 안드레스 과르다도가 건재한 가운데 남은 한 자리를 놓고, 마르코 파비안, 지오반니 도스 산토스, 조나단 도스 산토스의 치열한 경쟁 구도가 예상된다. 수비진은 주전 센터백 네스토르 아라우호가 부상 제외가 아쉽지만 디에고 레예스, 엑토르 모레노 등 피지컬이 좋은 센터백들이 대기하고 있으며, 좌우 측면 풀백은 미겔 라윤, 카를로스 살세도가 맡고, 골문을 기예르모 오초아가 지킨다.  

한 가지 아쉬움이라면 큰 고비처에서 맥없이 무너지는 점이다. 2016 코파아메리카에서는 칠레에 0-7 대패를 당했고,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도 독일을 맞아 1-4로 무너졌다.

멕시코가 이번 월드컵에서 지긋지긋한 16강 징크스를 깨려면 F조에서 1위로 생존해야 한다. 2위로 통과할 경우 16강에서 상대할 E조(브라질, 스위스, 코스타리카, 세르비아) 1위 브라질과의 대진은 고달프다. 독일을 넘고 브라질을 피하느냐, 독일 대신 브라질을 넘느냐. 결국 멕시코 하기에 달렸다.  

스웨덴 스웨덴은 유럽예선 플레이오프에서 강호 이탈리아를 물리친 바 있다.

▲ 스웨덴 스웨덴은 유럽예선 플레이오프에서 강호 이탈리아를 물리친 바 있다. ⓒ 피파 홈페이지


                                                                            
스웨덴 : 바이킹 군단의 부활, 12년 만에 월드컵 출전

바이킹 군단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2006년 이후 12년 만에 월드컵 진출이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스웨덴은 월드컵 진출을 기대하기 어려운 팀 중 하나였다. 에릭 함렌 감독의 스웨덴은 졸전을 거듭하며 유로 2016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믿었던 에이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대표팀 유니폼을 벗으면서 스웨덴의 러시아 월드컵 전망은 매우 어두웠다. 하지만 구원자로 등장한 야네 안데르센 감독은 원 팀을 강조하며 결속력을 다졌고, 4-4-2 전술을 기반으로 강력한 수비 조직력을 구축했다.

스웨덴은 월드컵 유럽예선에서 프랑스, 네덜란드와 최악의 조에 편성됐지만 프랑스에 1승 1패로 선전하는 등 최종 6승 1무 3패 조 2위를 기록, 네덜란드를 탈락으로 몰아넣으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플레이오프 상대는 강호 이탈리아였다. 그러나 끈끈한 수비 조직력을 앞세워 이탈리아에 1, 2차전 합계 1-0으로 승리를 거두고 러시아행 티켓을 획득했다. 

기본적으로 볼 점유율보단 수비와 롱패스를 선호한다. 수비의 리더는 안드레아스 그랑크비스트다. 뛰어난 피지컬과 몸싸움, 제공권에 능하고, 지능적인 수비를 선보인다. 그의 파트너는 빅토르 린델뢰프가 첫 손에 꼽힌다. 하지만 맨유 이적 후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실망스러운 행보를 보였다. 좌우 풀백은 경쟁이 치열하다. 루드빅 아우구스틴손, 마르틴 올손이 왼쪽 풀백을 놓고 다투며, 반대편은 에밀 크라프트와 미카엘 루스틱이 경쟁 중이다.

오른쪽 윙어는 빅토르 클라에손이 지미 두르마즈에 근소하게 앞서 있는 형국이고, 플레이오프 이탈리아전의 영웅 야콥 요한손이 장기 부상으로 제외됨에 따라 중원을 책임질 세바스티안 라르손과 알빈 엑달의 어깨가 무겁다.

공격의 핵심은 단연 에밀 포르스베리다. 스웨덴의 공격은 대부분 포르스베리의 발을 거친다. 기본 위치는 왼쪽 측면이지만 중앙에서 활동하는 빈도가 높다. 뛰어난 테크닉과 정교한 패싱력으로 찬스를 생산하고, 투톱 마르쿠스 베리와 올라 토이보넨이 포르스베리의 패스를 받아 해결하는 형태다. 하지만 2016-17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도움왕에 오르며 정점에 올랐던 포르스베리의 컨디션이 올 시즌 들어 한풀 꺾인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만약 포르스베리가 봉쇄당할 때 다른 공격 루트를 찾아야 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스웨덴은 올해 열린 A매치에서 매우 부진했다. 3월 칠레-루마니아와의 내리 패한 데 이어 지난 3일 열린 덴마크와의 평가전에서도 고전 끝에 0-0으로 비겼다. 존 디펜스와 대인 방어가 적절하게 혼합된 수비 조직력은 좋았지만 후방 빌드업이 매끄럽지 못했고, 공격에서의 창의성도 떨어진 모습이었다.

손흥민 손흥민을 앞세운 대한민국이 러시아에서 통쾌한 반란을 준비 중이다.

▲ 손흥민 손흥민을 앞세운 대한민국이 러시아에서 통쾌한 반란을 준비 중이다. ⓒ 피파 홈페이지


대한민국 : 통쾌한 반란? 녹록지 않은 16강의 꿈

한국의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여정은 그야말로 가시밭길이었다. 아시아지역 2차예선을 8전 전승 무실점으로 가볍게 통과했지만 중국, 이란, 시리아, 우즈베키스탄, 카타르와 A조에 속한 최종예선에서는 자칫 탈락의 고배를 마실 뻔 했다. 결국 대한축구협회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마지막 2경기를 남겨두고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전격 경질한 것이다.

소방수로 나선 신태용 감독은 이란, 우즈베키스탄과 모두 0-0으로 비기고 가까스로 월드컵 본선행을 견인하며 한 숨을 돌릴 수 있었다. 본격적으로 팀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0월부터였다. 러시아, 모로코전에서 참패를 당하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한 달 뒤 콜롬비아(2-1승), 세르비아(1-1무)와의 2연전에서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고, 2017 동아시안컵에서는 일본을 4-1로 대파하고 우승을 차지하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지난 3월 북아일랜드(1-2패), 폴란드전(2-3패)에서 여전히 수비 불안과 집중력 부족을 해소하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상 악령이 불어 닥쳤다. 월드컵행이 유력했던 김민재, 김진수, 염기훈, 권창훈, 이근호가 부상으로 쓰러진 것이다. 신태용 감독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오반석, 이승우, 문선민 등 새로운 피를 수혈하며 반전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기대보단 우려감이 앞서는 게 현실이다. 여전히 포백과 스리백을 놓고 혼란을 야기하고 있으며, 확실한 주전을 결정짓지 못한 상황에서 실험을 강행한 보스니아전 패배로 신태용호를 바라보는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심지어 조편성도 최악이다. 스웨덴, 멕시코, 독일 모두 한국보다 한 수 위의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신태용 감독은 첫 경기 스웨덴전 승리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다. 스웨덴을 잡은 뒤 좋은 분위기 속에서 멕시코, 독일을 상대로 통쾌한 반란을 일으키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과연 신태용 감독의 바람대로 이뤄질지 궁금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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