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콜키퍼 할도르손의 손은 신의 손이었다. 신의 발을 가졌다는 아르헨티나 메시의 페널티킥을 막아냈다.

인구 약 34만의 축구의 볼모지 아이슬란드가 유럽축구의 무대에서 예선을 통과한 자체가 하나의 뉴스거리였다.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나온 아이슬란드는 과연  메시가 버티고 있으며 두 번이나 월드컵을 우승한, 늘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 아르헨티나의 상대가 될 수 있을까?

 아이슬란드와 아르헨티나의 경기가 1대1로 무승부로 끝났다.

아이슬란드와 아르헨티나의 경기. ⓒ 러시아월드컵 SNS


TV중계 아나운서가 소개하는 아이슬란드 선수들의 이름도 재미났다. 손 , 손, 손으로 끝을 맺는 선수들의 이름. 키가  월등히 크고 멋진 선수들의 모습, 인구가 적어 대부분 투잡을 가진다는 선수들, 영화감독 골키퍼, 치과의사 감독이라니! 뭔가 호기심을 잔뜩 부풀리게 했다. 그래도 메시의 아르헨티나에 제대로 싸워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든 것이 사실이다.

영화나 소설이 그러하듯이 언제나 의외성과 반전은 관객이나 독자로 하여금 재미를 배가한다. 킥오프 호루라기가 울리고 경기가 시작되었을 때 의구심은 사라지고 멋지게 운동장을 누비며 아르헨티나를 거침없이 상대하는 경기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치 우리나라 경기나 되듯이 아이슬란드를 응원하고 그들의 멋진 경기 장면에 환호를 보냈다.

월드컵 데뷔전인 아이슬란드의 경기는 전통적인 축구와는 확연히 다른 것이어서 재미를 더했다. 메시의 아르헨티나가 현란한 드리블과 점유율 축구로 공격할 때 아이슬란드는 거의 전원이 수비에 가담하여 깰 수 없는 방패처럼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막아냈다. 그리고 볼을 잡아 공격이 시작되면 빠른 역습과 장신을 이용한 고공 플레이가 아르헨티나를 위협하였다. 메시, 아게로, 디 마리아등 세계적 공격수들의 공격을 잘도 막아내고 효과적인 역습으로 만회골을 얻어냈다.

기어코 이기겠다는 아르헨티나의 집념에 소나기 같은 연속 공격에도 아이슬란드의 소위 '얼음 수비'를 깨지 못했다. 마침내 아르헨티나가 페널티킥을 얻어 '신의 발' 메시의 왼발이 골문을 겨냥했지만 가히 '신의 손'이라 불러도 좋을 영화감독 골키퍼가 막아냈다. 마침내 1대 1 동점으로 끝났지만 아르헨티나는 패자의 모습이었고 아이슬란드는 승자의 모습이었다.

아이슬란드의 월드컵 아이스브레이킹(icebreaking)은 축구의 새로운 전형을 하나 만들어냈다. 소위 약한 팀이라 일컬어지는 팀이 강한 팀을 어떻게 상대하고 어떻게 이길 수 있는가를 보여주었다. 장신과 탄탄한 체력으로 어떤 공격도 막아낼 수 있을 듯한 수비, 그리고 볼을 잡으면 지체 없이 몇 초 안에 상대의 골문 앞까지 진출해 골을 노리는 역습. 이러한 수비와 공격이 조화를 이루면 어떠한 강팀도 깰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강팀 아르헨티나는 아이슬란드의 얼음을 깨지 못한 반면 아이슬란드는 멋진 월드컵 '아이스브레이킹(icebreaking)'을 보여주었다.

월드컵 4강의 신화를 이뤘지만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은 약팀으로 분류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 축구팀은 아이슬란드의 경기를 꼼꼼히 분석하고 참고해 이번  월드컵에서 선전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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