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의 최신 인조 잔디 축구장.

아이슬란드의 최신 인조 잔디 축구장. ⓒ 아이슬란드 축구협회


'유로 2016'에서 사상 처음으로 본선에 진출한 아이슬란드는 조별리그 포르투갈전과 헝가리전에서 각각 1: 1로 무승부를 기록한 후 오스트리아를 2: 1로 꺾고 16강전에서 만난 잉글랜드마저 2: 1로 이기는 파란을 연출했다. 비록 프랑스와의 8강전에서 패하기는 했지만 이후 아이슬란드는 유럽의 어느 팀도 무시할 수 없는 실력있는 팀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유로 2016 지역예선에서 아이슬란드는 5그룹(UEFA의 53개 회원국/협회를 UEFA 랭킹에 따라 6개의 그룹으로 나눔)에 속해 네덜란드, 체코, 터키, 라트비아, 카자흐스탄과 한 조가 됐다. 결과적으로 네덜란드, 체코, 터키는 운이 없게 숨은 강팀을 만나 고전하게 되었으며, 네덜란드는 조 4위로 예선 탈락, 터키는 조 3위들 중 가장 좋은 성적으로 본선에 진출하게 되었다.

FIFA 랭킹을 기준으로 조별 편성이 되는 월드컵 지역예선에서는 크로아티아, 터키, 우크라이나, 핀란드 등과 같은 조에 속했는데 크로아티아를 제치고 조 1위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현재 아이슬란드의 FIFA 랭킹은 22위다.

인구 35만의 소국인 아이슬란드는 어떻게 축구를 잘 하는 나라가 되었을까? 5년 동안 아이슬란드 국가대표팀을 맡았던 라스 라거백 감독(스웨덴인)은 아이슬란드가 16일 아르헨티나와의 월드컵 1차전에서 1: 1로 비긴 것이 이변이 아니라고 한다.

전문교육을 받은 지도자에 대한 투자

17일 스웨덴 국영 TV방송과 KIT 미디어 보도에 따르면 아이슬란드에는 600명 이상의 축구 전문 지도자가 있다. 그 중 60% 이상이 UEFA 자격증을 갖고 있는데 인구 대비 유럽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스웨덴의 경우 다소의 경험이 있는 부모들이 자녀들의 축구 코치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아이슬란드는 부모가 코치 역할을 하는 경우가 전혀 없고 전적으로 전문 지도자들이 지도를 담당한다. 클럽회원들이 지불하는 회비는 대부분이 지도자들의 급여로 지불된다. 축구협회에서 클럽들에게 재정적으로 지원을 하고 있으며 각 지역의 자치단체에서는 축구장을 무료로 임대해 준다. 

넉넉한 수의 축구장

 축구를 즐기는 아이슬란드 어린이들

축구를 즐기는 아이슬란드 어린이들 ⓒ 아이슬란드 축구협회


아이슬란드에는 축구 경기장이 총 270개 있다고 한다(대형 실내축구장이 일곱 개, 소형 실내축구장이 150개, 천연잔디구장이 70개, 인조잔디구장이 36개). 인구 1300명 당 한 개씩인 셈인데 마을마다 하나씩 있는 셈이다. 이 수치를 축구 인프라가 비교적 '괜찮은' 스톡홀름과 비교해 보면, 인구가 아이슬란드의 세 배인 스톡홀름 시에는 140개 가량의 축구장이 있는데 (천연잔디구장 10개, 인조잔디구장 100개, 땅바닥구장 30개) 잔디구장은 4월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이미 시즌 예약이 다 완료될 정도로 장소가 부족하다.

물론 인구 대비 면적이 넓은 나라라는 이점이 있지만, 겨울이 긴 아이슬란드에서 실내 축구장 건설에 투자한 것은 축구를 여름스포츠에서 사시사철 스포츠로 바꾼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유소년 시기부터 전문 지도자로부터 제대로 된 축구기술을 배울 수 있고 일년 내내 축구를 할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추어진 것이 아이슬란드 축구 발전의 바탕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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