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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를 키워 판매한 수익금을 전달하기 위해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사무실을 들린 신가초등학교 6학년 2반 학생들과 임광철 선생님.
 국화를 키워 판매한 수익금을 전달하기 위해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사무실을 들린 신가초등학교 6학년 2반 학생들과 임광철 선생님.
ⓒ 이국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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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금액이지만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을 위해 의미 있는 곳에 쓰였으면 좋겠습니다."

21일 오후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에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왔다. 광주 신가초등학교 6학년 2반 최은비, 홍지영, 양수빈, 표수산나 학생 4명과 임광철 담임선생님.

지난 9일 '제3회 신가마을&은행나무 축제'에서 '엉뚱이 띵띵이들의 국향'이라는 이름으로 근로정신대 투쟁 돕기 국화 판매 부스를 운영해 모은 후원금 15만 원과, 학생들이 지난봄부터 애써 가꾼 국화 화분을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이제 막 꽃을 피우기 시작한 국화는 가지마다 꽃망울을 가득 머금었다.
 
사무실을 찾아 온 신가초등학교 6학년 2반 학생들과 임광철 담임 교사. 여름 내 정성껏 키운 국화 화분과 덤으로 가져 온 포기 배추도 있다.
 사무실을 찾아 온 신가초등학교 6학년 2반 학생들과 임광철 담임 교사. 여름 내 정성껏 키운 국화 화분과 덤으로 가져 온 포기 배추도 있다.
ⓒ 이국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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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학생들이 근로정신대 활동을 도와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건 지난 1학기 때 진행한 '근로정신대 바로 알기 찾아가는 역사수업' 때부터다.

"강의가 너무 좋았어요. 할머니들의 아픔도 조금 이해하게 됐고, 함께 시민들이 힘을 보태 싸우고 있는 일이 자랑스러웠어요. 우리도 조금이라도 마음을 보탤 일이 없을까 생각했죠."

국화는 봄에 씨앗을 뿌려 여름내 물을 주고 정성 들여 가꿨다. 6학년 2반 학생들은 이렇게 키운 국화를 학교 모든 학생들에게 선물로 나눠 주기도 했다. 또 근로정신대가 무엇인지 주변에 알리는 한편, 화분을 팔아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을 돕고 있는 단체에 기부하기로 하고 마을 축제 행사에 참여해 하루 동안 직접 부스를 운영했다.
 
지난 9일 ‘제3회 신가마을&은행나무 축제’에서 ‘엉뚱이 띵띵이들의 국향’이라는 이름으로 근로정신대 투쟁 돕기 국화 판매 부스를 운영 중인 신가초등학교 6학년 2반 학생들.
 지난 9일 ‘제3회 신가마을&은행나무 축제’에서 ‘엉뚱이 띵띵이들의 국향’이라는 이름으로 근로정신대 투쟁 돕기 국화 판매 부스를 운영 중인 신가초등학교 6학년 2반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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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학생들은 33개의 화분을 들고 나왔는데, 화분 1개에 2000원~3000원씩 판매했다.

"근로정신대 할머니들 소식을 알리고 판매 수익금은 기부한다고 했더니, 화분 값 이외에 더 기부하고 싶다고 하신 분들도 있고, 화분을 안 사더라도 기부에 함께하신 분들도 있었어요."

6학년 2반 10명의 학생들은 이날 오전 9시부터 해가 지는 오후 6시까지 종일 부스를 지키며 판매했다. 학생들에게 추운데 힘들지 않았는지 물었는데, 의외의 대답이었다.

"축제다 보니 부스 구경할 것도 많고, 먹을 것도 있고, 구경하고 살 것도 있는데, 누가 계속 부스를 맡고 있을지, 친구들끼리 눈치도 보고 조금 실랑이도 있었죠. 호호호."
 
학생들이 국화를 팔아 마련한 15만원의 후원금.
 학생들이 국화를 팔아 마련한 15만원의 후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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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한마디씩 소감을 남겼다.

"정성 들여 키웠는데 의미 있는 곳에 쓰인다고 생각하니 뿌듯합니다. 고생한 만큼 좋은 곳에 잘 전달됐으면 좋겠어요." (최은비, 홍지영 학생)

"우리가 애써 키우기도 했고, 선생님께서 도와주셔서 가능했어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또 기부 하고 싶어요." (양수빈 학생)

"그동안 용돈을 받으면 모두 쓰고 그랬는데, 태어나서 처음으로 기부해봐요. 뿌듯하고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표수산나 학생)


신가초등학교 6학년 2반 학생들 덕분에 이 가을이 참 훈훈해졌다.
 
신가초등학교 6학년 2반 학생들이 가져 온 국화 화분과 후원금. 국화는 여름 내내 가꾸고 길렀다.
 신가초등학교 6학년 2반 학생들이 가져 온 국화 화분과 후원금. 국화는 여름 내내 가꾸고 길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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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근로정신대, #신가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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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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