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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1. 새엄마랑 둘이 생활하게 되었는데 아빠 없으면 새엄마가 밥도 안줬어. 아버지가 오면 거짓말하고, 그러다 학교를 3학년까지밖에 못 다녔어. 아버지가 돌아가셨어. 나는 갈 곳이 없었지. 새엄마가 나를 돌보겠니? 그래서 결국 고모 댁으로 가게 된 거야. 한 1년 살았나. 또 고모가 돌아가셨어. 그래서 난 큰집으로 가게 됐어.<김양순 여사 자서전 '필 때도 질 때도 안개꽃처럼 중에서'>
 

사연#2. 아빠를 많이 보고 싶어. 내가 4살 때 쯤 아주 어렸을 때 돌아가셔서 얼굴도 기억이 안 나고 추억도 없어. 만약에 진짜 딱 한번 아빠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면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아버지! 사랑하고 보고 싶어요"<박경순 여사 자서전 '아도니스' 중에서>
 

사연#3. 1991년 태안신문에 내가 직접 쓴 <봉숭아꽃>이라는 글을 보냈었는데 그 작품이 신문에 실렸어. 그게 자랑스럽지.<박명자 여사 자서전 '봉숭아 물 들이기' 중에서> 
 
태안도서관 대강당에서 ‘세대공감 인생자서전’ 창간호의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사연마다 감동과 교훈까지 전해지며 훈훈한 출판기념회가 됐다.
▲ 세대공감한 어르신들과 태안여고 학생들 태안도서관 대강당에서 ‘세대공감 인생자서전’ 창간호의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사연마다 감동과 교훈까지 전해지며 훈훈한 출판기념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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숱한 어려움을 이겨내며 인생역경을 살아오신 아홉 어머니들의 사연을 소개하던 황인수 태안교육장이 갑자기 말문을 닫았다. 일순간 출판기념회장은 숙연해졌고 주위에는 연신 화장지로 눈물을 훔치는 이들의 훌쩍거림이 정막을 깨고 있었다. 사연의 주인공 또한 고개를 숙이고 흐느끼듯 어깨가 들썩거렸다.

그렇게 출판기념회장은 감동적인 사연과 역경을 헤쳐 온 격정의 이야기들이 소개되며 절정으로 치달았다. 황 교육장의 책속 주인공 사연소개가 끝나자 출판기념회장은 격려와 응원과 감동의 박수갈채로 메워졌다.

황 교육장의 사연 소개 이후에는 지난 6개월 동안 9분 어르신들과 동행하며 사연을 책속에 정성껏 담은 태안여고 학생들이 사연의 주인공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세대공감의 결실이 담긴 '세대 공감 인생 자서전'의 창간호가 34명의 태안여고 학생들과 주인공인 할머니에게 직접 전달되며 출판기념회는 절정을 맞았다.

태안여고 학생들이 기록한 세대간 소통의 산물
 
황인수 태안교육장으로부터 자서전을 전달받은 학생과 주인공 어머니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세대공감 이룬 학생과 어머니 황인수 태안교육장으로부터 자서전을 전달받은 학생과 주인공 어머니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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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수 태안교육장으로부터 자서전을 전달받은 학생과 주인공 어머니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세대공감 결실 맺은 주인공들 황인수 태안교육장으로부터 자서전을 전달받은 학생과 주인공 어머니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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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교육지원청 태안도서관(관장 정성택)은 지난 22일 도서관 대강당에서 '세대공감 인생자서전' 창간호의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태안에서는 처음 시도된 세대공감 인생자서전쓰기였지만 큰 호응을 얻으며 다음호를 기대케 했다.

'세대공감 인생자서전'은 9명의 어르신들의 성장, 결혼, 가족, 사회생활 등 짧게는 60년에서 길게는 90년에 걸친 삶의 여정이 담겨 있다. 특히 한분한분 어르신들의 짧지만 인생의 희노애락이 담겨 있는 소중한 삶의 이야기가 한 권의 책으로 엮어져 발간한 자서전이어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태안도서관에 따르면 이번 자서전쓰기는 학생들이 어르신들의 삶을 기록해 세대 간 소통과 교감을 통해 배려와 나눔의 교육을 실천한다는 목적으로 추진됐다.

이번 자서전쓰기에는 태안여자고등학교 34명의 학생들이 참여했으며, 어르신 1명당 학생 3~4명씩 팀을 꾸려 어르신들의 인생 이야기를 듣고 글로 표현하는 방식으로, 어르신들을 대신해 자서전을 써 드리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세대공감 자서전은 6개월간 태안여고 학생과 주인공 어르신이 만나 나눈 세대를 초월한 감동적인 이야기가 담겨있다.
▲ 6개월간의 기록 세대공감 자서전은 6개월간 태안여고 학생과 주인공 어르신이 만나 나눈 세대를 초월한 감동적인 이야기가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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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부터 시작해 10월까지 장장 6개월의 여정을 거친 뒤 그 결실이 이달 22일 마침내 세상에 빛을 보게 됐다.

자서전을 두세번 정독했다는 황인수 태안교육장은 어머니 아홉명의 인생여정을 감동있게 소개한 뒤 자서전을 전달하면서 태안여고 학생들과 함께 동행해 준 이 어머니들에게도 축하의 말을 건넸다. 

황 교육장은 "세대공감 인생 자서전은 어르신들과 청소년들의 만남을 통해 소통과 공감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고 알고 있다"면서 "자서전쓰기 과정 속에서 청소년들은 어르신들의 삶에서 지혜를 배우고 인생경험을 공유하고, 어르신들은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고 자신의 젊은 날을 추억하며 청소년들을 이해하면서 세대간에 서로 알아가는 시간을 갖게 되어 자연스럽게 서로가 공감과 소통하는 시간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고 자서전의 의미를 부여하며 축하했다.
 
황인수 교육장은 이날 자서전의 주인공 9분 어르신들의 사연을 일일이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 사연 소개 중 울컥한 황인수 태안교육장 황인수 교육장은 이날 자서전의 주인공 9분 어르신들의 사연을 일일이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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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관장은 세대공감 인생 자서전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고생한 태안여고 학생들과 9분 어르신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 자서전 출간의 의미를 설명하는 정성택 태안도서관장 정 관장은 세대공감 인생 자서전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고생한 태안여고 학생들과 9분 어르신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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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인사말에 나선 정성택 태안도서관장은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는 서로 너무 다른 두 세대가 과연 정서적인 교감을 통해 자서전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의심도 들었고, 사업 진행과정에서도 어려움이 정말 많았다"면서도 "그 숱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소소하지만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탄생하게 되었고, 어렵게 살아온 평생을 나름 소중하게 담았다"고 평가했다.

정 관장은 이어 "자서전을 출간을 축하하며, 세대공감 인생 자서전이 나오기까지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주신 어르신들과 이를 정리하여 자서전으로 만든 태안여고 학생들, 그리고 지도 선생님과 프로그램 기획 담당자 모두에게 힘찬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한편, '세대공감 인생자서전' 창간호에는 김인옥, 김양순, 박경순, 박명자, 강정수, 고순애, 이학비, 박은란, 안감순 여사 등 9명의 인생 사연이 감동적으로 소개돼 있다.
 
자서전이 출간됐지만 아직도 못다한 이야기가 많은 듯 할머니와 학생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 할머니와 손녀같이 자서전이 출간됐지만 아직도 못다한 이야기가 많은 듯 할머니와 학생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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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실립니다.


태그:#세대공감 자서전, #태안도서관, #태안교육지원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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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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