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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0년 영입인사 환영식에 남영호 극지탐험가 대장과 함께 행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0년 영입인사 환영식에 남영호 극지탐험가 대장과 함께 행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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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중도통합의 6대 기본원칙에는 새로운보수당이 요구해온 내용도 반영되어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새보수당의 '유승민 3원칙'이 혁신통합추진위원회의 6대 원칙에 반영되어 있다고 밝혔다.

새보수당은 보수통합의 전제조건으로 유승민 새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지난 2019년 11월 제시한 3원칙을 내걸고 있다. ▲ 탄핵의 강을 건너자 ▲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 낡은 집을 허물고 새로운 집을 짓자 등이 그것이다. 이에 대해 황교안 대표는 수차례 긍정적 의견을 밝히면서도, '전면 수용하겠다' 등 명확히 이를 천명한 적은 없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당내 '친박계'의 반발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국민통합연대는 제2차 정당-시민사회단체 대표자 연석회의를 열고 보수와 중도를 아우르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아래 혁통위)를 만들기로 의결했다. 박형준 동아대학교 교수가 위원장에 앉았다.

혁통위는 결의문을 통해 ▲ 대통합의 원칙은 혁신과 통합 ▲ 통합은 자유와 공정을 추구 ▲ 문재인 정권에 반대하는 중도보수 등 모든 세력과 대통합을 추구 ▲ 세대를 넘어 청년의 마음을 담을 통합 추구 ▲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통합에 장애가 돼선 안 된다 ▲ 대통합 정신을 실천할 새로운 정당을 만든다 등 6가지 원칙을 담았다.

새보수당에서는 자신들의 요구가 반영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일부 결정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교안 대표는 13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혁통위의 6원칙에 유승민 3원칙이 내포되어 있음을 시사했다. 통합에 보다 적극적인 제스처를 취한 셈.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대표도 이에 호응했다.

황교안 "혁신과 통합이 정의"... 기자 질문에 구체적인 답 피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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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통합이 정의"라면서 "지금 정권 심판에 대한 요구가 전국 각지에서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무도한 정권의 심판을 위해서는 당 혁신과 자유민주진영 대통합을 이루라는 것이 국민들의 명령"이라며 "지금은 혁신과 통합이 정의"라고 재차 강조했다.

황 대표는 "마침 정당, 시민사회와 혁통위를 구성했다"라며 "저는 이미 나라를 구하는 길이라는 인식 하에 당 외부에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이제 혁통위가 구성돼 통합의 중요한 계기가 마련된 것은 다행"이라면서 "이번에 혁통위를 발족시키며 우리도 동의한 보수 중도통합의 6대 기본원칙을 발표했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 원칙, 새보수당이 요구한 내용이 반영되어 있다"라며 "우리는 통합의 대의 앞에 함께 스스로를 내려놓고 국민의 뜻을 받들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질적 성과를 거두기를 기대한다"라며 "한국당도 함께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황 대표는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때는 다소 애매한 태도를 보여주었다. 황 대표는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승민 의원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아까 말씀드렸다, 그걸로 대신하겠다"라며 "나머지 필요한 협의들은 계속해나가겠다"라고 답했다.

'유승민 3원칙을 수용한 것으로 봐도 되는가?'라는 물음에도 "그렇다"라고 명확히 답하는 대신 "제가 말한 그대로이다"라고만 이야기했다. 다만 "앞으로의 통합을 위해서 6원칙을 추인하자는 논의가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황 대표는 쏟아지는 질문에 "그만 하겠다"라며 자리를 떠났다.

황 대표가 떠난 자리에 남은 김성원 대변인은 "사무총장이 최고위원들에게 자세하게 (6원칙을) 보고 드렸고, 최고위원들도 큰 틀에서 6원칙에 대해 다 동의해줬다"라고 부연했다. 이어 "최고위원들의 의견이 더 있을 수도 있다"라면서 "오늘 같은 경우는 사무총장이 처음으로 최고위원들에게 보고하고, 최고위원들이 동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결사항이 아니니까"라며 아직 추인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견은 없었다"라며 "반드시 통합을 이뤄야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줬다고 이해해주시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하태경 "화끈하게 수용해주면 좋았을 법 하지만, 공식 대화 시작"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가 13일 오전 서을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유한국당과의 통합 추진과 관련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가 13일 오전 서을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유한국당과의 통합 추진과 관련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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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대표가 혁통위의 6원칙에 유승민 3원칙이 녹아 있음을 시사하자, 새보수당도 즉각 호응하고 나섰다. 앞서 유승민 위원장은 같은 날 오전 새보수당 당대표단 회의에서 "한국당에 팔아먹으려고 당 만든 게 아니라고 분명히 하고 싶다"라며 혁통위에 불참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관련 기사: 유승민 "한국당에 팔아먹으려 당 만든 것 아니다")

하태경 대표는 한국당 최고위가 끝난 후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하 대표는 "황교안 대표가 이왕 수용할 거 화끈하게 수용해주면 좋았을 법한데, 아직 뜨뜻미지근하다"라면서 "한국당 내 혁신통합 반대세력들 의식하고 있는 거 아니냐, 그래서 예의주시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당과 황교안 대표가 흔들리지 않고 이 보수재건 3원칙에 기초해 혁신 통합의 길로 가겠다는 의지를 좀 더 강력하게 표명해주시고 국민을 안심 시켜달라"라는 요구도 곁들였다.

하지만 '당대당 통합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공식적 대화를 시작하겠다"라고 천명했다. 황교안 대표의 이날 발언을 근거로 통합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 다만 통합의 대상에서 이미 불참을 선언한 이정현 의원(무소속)이나, 혁통위에 함께하고 있는 이언주 의원(무소속)은 배제할 것을 밝혔다. 그는 "우리의 통합 대상은 한국당뿐"이라고 명확히 못을 박았다.

혁통위의 성격에 대해서도 "구속력이 없는, 우리가 참고할 만한 제안을 해주는 일종의 자문기구로 이해하고 있다"라며 "성격과 역할에 대해 충분히 합의를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라고 거리를 뒀다. "사전 합의가 되면 우리가 사람 보내겠다"라며 섣부른 참여를 경계했다. 또한 "한국당과의 대화와 혁통위의 대화는 별개"라며 "혁통위는 의견 교환을 하러 가는 곳이고, 확장이나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만, 시민단체가 통합 대상은 아니다"라고도 강조했다.

태그:#자유한국당, #황교안, #새로운보수당, #하태경, #보수대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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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류승연기자입니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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