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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해 공익신고자 이종헌씨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2020년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황교안 대표의 환영을 받으며 호루라기를 선물 받고 있다.
 산업재해 공익신고자 이종헌씨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2020년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황교안 대표의 환영을 받으며 호루라기를 선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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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해 공익신고자 이종헌씨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2020년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황교안 대표로부터 선물 받은 호루라기를 부르고 있다.
 산업재해 공익신고자 이종헌씨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2020년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황교안 대표로부터 선물 받은 호루라기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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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OO이라면 당색을 가리지 않겠다"

자유한국당 영입 인사의 발표 자료에 공통으로 등장하는 문구다. 빈칸에 들어가는 단어만 달라질 뿐 맥락은 크게 바뀌지 않는다.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데 보수, 진보가 따로 없다는 게 요지다. 지난 8일 한국당이 영입한 체육계 미투 1호 김은희씨는 빈칸에 여성 인권을, 탈북자 출신 지성호 씨는 북한인권을 집어넣었다.

이 문구는 한국당의 '세 번째 인재영입 환영회'에서 다시 한번 등장했다. 16일 오전 한국당은 산업재해 공익신고자 이종헌(47)씨를 4번째 영입 인사로 들인다는 사실을 알리는 자료를 내고 '이 씨가 공익신고자를 보호하고 권익을 증진하는 일이라면 보수, 진보 구분 없이 미력하나마 돕고자 노력했다'고 적었다.

이씨는 농약·비료제조사 '팜한농'의 직원으로, 2014년 팜한농의 산업재해 은폐 사실을 고발한 내부고발자다. 특히 이날은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 사업주의 책임을 강화하는 산업안전보건법, 일명 김용균법이 처음으로 시행되는 날이기도 했다.
  
▲ 공익신고자 이종헌, 자유한국당 인재영입에 수락한 이유는 자유한국당이 16일 산업재해 공익신고자 이종헌씨를 영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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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종헌씨는 "한국당의 영입 제의를 받았을 때 많이 고민했다, 어떻게 보면 공익신고자에게 불편할 수밖에 없는 당이기 때문"이라며 떨리는 목소리로 첫마디를 뗐다. 이어 "하지만 염동열 인재영입위원장이 수차례 설득하며 진정성을 보였다"며 "우리나라에서 특정 정당이 공익신고자에게 30%의 공천 가산점을 준다고 한 것은 한국당이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한국당 총선기획단은 후보 경선 시 인재 등용문을 넓히기 위해 청년에게 최대 50% 가산점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중증 장애인과 탈북자, 국가유공자와 공익신고자가 경선에 참여할 때는 30%의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

이씨는 공익 제보했던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제가 대단하고 정의로운 사람은 아니다, 그저 양심이 원하는 대로 국민 신고를 했고, 산업안전보건법과 공익신고자 보호법을 위해 싸워왔을 뿐"이라며 "앞으로 어떤 인생을 살든 근로자들이 일터에서 다치지 않고 일할 수 있게, 비정규직 위해 싸워나갈 것을 약속하겠다"고 말했다.

공익신고자 이씨는 지금으로부터 6년 전, 팜한농의 산업재해 은폐 사실을 고용노동부에 신고했다가 신분이 노출돼 회사로부터 불이익을 받았다. 공장 내 비정규직 직원을 관리하던 그는 계약직으로 고용된 노인들이 산업재해 위험에 노출된 채 일을 하다 실제로 자주 다쳤는데도 사측이 이를 은폐해온 것을 알고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 신고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회사는 이씨를 대기발령하고, 성과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매겼다. 또시설물 출입금지, 프린터 이용제한 등의 불이익도 줬다.

이씨의 말이 끝난 후 마이크를 넘겨받은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종헌님과 같이 용기 있는 분들이 더 큰 목소리를 낼 때 우리 사회 폐단과 부조리를 막을 수 있고 실제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입당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또 "우리당은 새로운 시각과 실천하는 행동력을 가지고 세상을 바꿀 사람을 인재로 찾고 있다"며 "쉽지 않다, 실제로 지금까지 한국당이 영입한 인재들을 보며 '왜 저런 분들이 한국당에 왔냐'는 반응도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국민들이 놀랄 만한, 훌륭한 인재를 지속 영입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한국당이 바뀌어가는 모습을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환영회가 끝난 후 염동열 한국당 인재영입위원장은 <오마이뉴스>와 만나 "이번 인사는 정상적인 기업에 대해선 지원하겠지만, 부당한 기업에 대해선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뜻이 담긴 인사"라고 말했다. '이종헌씨를 데려온다고 했을 때 황 대표의 반응이 어땠냐'는 질문에 "분위기가 이전과 다르긴 했다"며 웃으면서도 "당도 국민 전체를 보고 움직이기 때문에, (그중 한 부분인) 사회 비정규직과 관련해서도 비중을 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은 김용균법이 시행된 첫날이기도 했다. 이를 염두한 듯 염 위원장은 환영회에서 이씨를 소개하며 "오늘은 김용균법이 시행되는 날이기에 더 의미 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당은 그동안 김용균법이 통과되는 데 수차례 제동을 걸어왔다. 김용균법에 대한 논의가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이뤄지던 2018년 12월, 한국당은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을 파악하기 위한 '공개토론'이 필요하다며 갑자기 산업안전법 통과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당시 정용기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산업안전법이 이대로 가게 되면 대한민국 산업계 전체를 민주노총이 장악하게 되는 결과가 된다, 원청의 책임이 무한정 확대되면 기업 경영 존립 기반이 와해된다"고 말했다.
 
산업재해 공익신고자 이종헌씨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2020년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황교안 대표의 환영을 받으며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산업재해 공익신고자 이종헌씨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2020년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황교안 대표의 환영을 받으며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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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자유한국당, #이종헌, #한국당 영입인재 이종헌, #한국당 영입인재, #영입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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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류승연기자입니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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