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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중국 우한의 긴급 봉쇄령을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중국 우한의 긴급 봉쇄령을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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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이른바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발원지인 우한에 긴급 봉쇄령을 내렸으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중국 후베이성의 우한시 당국은 23일 오전 10시를 기해 우한에서 출발하는 항공, 기차, 페리, 장거리 버스는 물론이고 버스, 전철 등 시내 대중교통의 운영도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레스토랑, 호텔, 수영장, 극장 등 당국이 정한 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법규에 따라 처벌을 받도록 했다.

그러나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밤 우한이 봉쇄될 것이라는 소식이 온라인을 통해 퍼지면서 우한을 급히 떠나려는 사람들이 공항과 기차역 등으로 몰려들었다.

특히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에 고향을 방문하려는 시민들이나 출국을 앞둔 외지인들은 봉쇄가 시작되기 전 우한을 떠나기 위해 일정을 앞당겼다.

이 때문에 인구가 1100만 명에 달하는 대도시 우한을 봉쇄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고, 이미 많은 사람이 우한을 떠난 데다가 중국 전역에서 확진 환자가 발견되고 있어 사실상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중국 담당 대표 가우덴 갈레아는 "이러한 조치는 대도시에서 한 번도 시도된 적 없었다"라며 "지금 단계에서는 효과가 있거나 없다고 말할 수 없다"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도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중국이 보여준 행동은 매우 강력했지만, 국제적인 확산을 막기 위해 더 많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우한 의료시설도 부족... 환자들은 격리 기피하기도 

확진·의심 환자들이 폭증하면서 우한의 부족한 의료 시설도 논란이 되고 있다. SCMP에 따르면 병원에 환자들이 몰려들고 있지만 격리 치료를 할 수 있는 병실이 부족해 오히려 전염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한 일부 의심 환자가 격리 치료를 거부하거나 병원에 방문하는 것을 기피하는 것도 사태 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피해 규모를 축소한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영국 임페리얼칼리지의 과학자들은 우한에서만 4000여 명이 감염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지적에 대해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회견에서 "중국 정부는 지금도 투명하고 신속하게 세계보건기구(WHO)와 관련 국가에 책임 있는 태도로 현황을 보고하고 있다"라고 반박했다.

다만 중국인의 여행 제한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하며 "앞으로도 예방 작업을 더욱 강화하고, 국제사회와 함께 세계 보건 안전을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현재까지 중국에서 17명이 사망했고, 확진 환자도 600명에 육박한다. 또한 태국은 확진 환자가 1명에서 4명으로 늘었고, 홍콩과 마카오에서도 확진 환자가 발견되는 등 감염이 빠르고 넓게 확산되고 있다.

스위스 제네바의 본부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해 긴급회의를 열고 있는 WHO는 23일 비상사태 선포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최근 WHO가 비상사태를 선언했던 사례는 2009년 신종플루, 2014년 소아마비, 2016년 태아 소두증을 유발하는 지카바이러스, 2014년과 2019년 아프리카에서 많은 사망자를 낸 에볼라바이러스 등이다. 

태그:#중국, #우한 폐렴, #코로나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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