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프로 데뷔 첫 홈런을 터뜨린 키움 변상권

27일 프로 데뷔 첫 홈런을 터뜨린 키움 변상권 ⓒ 키움 히어로즈

 
창단 첫 우승을 노리는 두 팀의 경쟁으로 좁혀졌던 2020 KBO리그 선두 다툼이 8연승을 질주한 NC 다이노스 쪽으로 기울고 있다. 8월 이후 줄곧 NC를 바짝 뒤쫓으며 1위 자리를 호시탐탐 노렸던 2위 키움 히어로즈는 최근 10경기에서 5승 5패로 주춤하며 NC와 격차가 5경기로 벌어지고 말았다. 

지난 시즌에도 키움은 두산 베어스와 함께 선두 SK 와이번스를 맹추격했지만, 고척 스카이돔을 홈구장으로 쓰는 이유로 잔여 경기가 경쟁팀에 비해 부족해 시즌 막판 선두 경쟁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1위 탈환 가능성이 낮아진 현재 상황에서는 남은 일정동안 최대한 많은 승수를 쌓아 2위를 확정짓고 플레이오프 직행을 노리는 것이 현실적이다.

타선의 핵인 박병호의 부상 이탈과 기대했던 외국인 타자 러셀의 부진으로 공격력이 약화된 키움으로서는 새 얼굴의 활약이 절실하다. 그런 의미에서 27일 두산 불펜 김강률을 상대로 대타로 등장해 데뷔 첫 홈런을 터뜨린 변상권의 활약을 주목할 만 하다.

키움 선수단을 주의깊게 지켜본 이가 아니라면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 있는 이름인 변상권은 2018년 육성선수 신분으로 키움에 입단한 외야수다. 입단 당시에는 유격수였지만, 수비 능력을 감안해 이후 외야수로 전향했다.

▲ 키움 변상권의 주요 타격 기록
 
 키움 변상권의 주요 타격 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키움 변상권의 주요 타격 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육성 선수 변상권으로서는 쉽지 않은 도전임에 틀림 없었다. 당시 키움 외야에는 이정후라는 큰 산이 존재하고 지난해까지 팀에 머물렀던 제리 샌즈 역시 외야수였고, 이외에도 임병욱, 김규민, 박정음, 예진원 등 변상권과 비슷한 유형이지만 1군에서 더 경쟁력이 있었던 좌타 외야수들이 많았다. 더구나 올해는 고교 거포 출신인 1차지명 외야수 박주홍까지 입단했다.

변상권에게는 벽에 부딪히는 시간이 계속됐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변상권은 포기하지 않고, 퓨쳐스리그에서 꾸준하게 정교한 타격 능력을 보이며 자신의 경쟁력을 어필했다. 그리고 올 시즌을 앞두고 마침내 정식선수로 등록되는데 성공했다.

정식 선수 등록은 곧 1군 데뷔로 이어졌다. 지난 5월 콜업 당시에는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3경기 출장 만에 엔트리에서 말소되었지만, 박준태와 임병욱의 부상 등으로 얻은 2번째 기회는 완벽하게 살려냈다.

주로 하위 타순에 배치되면서 날카로운 타격을 보여주는가 하면, 수비에서는 팀을 구해내는 멋진 다이빙캐치를 보여주기도 했다. 변상권이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해준 덕에 키움은 부상선수가 있음에도 큰 전력 공백 없이 주전들의 체력을 안배할 수 있었다.
 
 시즌 막판 공수에서의 활약이 기대되는 변상권

시즌 막판 공수에서의 활약이 기대되는 변상권 ⓒ 키움 히어로즈

 
키움은 모두가 알고있듯 구단 운영 구조상 거액의 FA를 영입할 수 있는 팀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3시즌 이후 꾸준하게 우승후보로 평가받는 이유는 변상권과 같은 무명 선수들이 잠재력을 터뜨리고 1군에 자리 잡기 때문이다. 주축 선수의 이탈로 하위권으로 주저앉을 것이라는 예상을 받은 적이 여러 번 있었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키움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모습을 자주 연출했다.

거포 박병호가 사실상 시즌 아웃된 상황에서도 키움이 여전히 선두권을 다툴 수 있는 저력은 변상권과 같은 무명 선수들이 제 몫을 해주는 히어로즈식 화수분 야구의 효과로 볼 수 있다. 프로 데뷔 첫 홈런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드러낸 변상권이 시즌 막판 키움 타선의 새로운 영웅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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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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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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