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카시오페아> 포스터

영화 <카시오페아> 포스터 ⓒ (주)트리플픽쳐스

 
초로기 알츠하이머 환자의 안타까운 현실을 그린 영화가 관객을 찾아온다. 

오는 6월 1일 개봉하는 영화 <카시오페아>는 변호사였던 딸이 갑자기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으면서, 뒤늦은 육아를 시작한 아버지 인우(안성기 분)와 딸 수진(서현진 분)의 애틋한 동행을 그린다. 

극 중에서 능력 있는 변호사인 수진은 남편과 이혼한 뒤 딸 지나(주예림 분)를 혼자서도 부족함 없이 양육하려 애쓰고 있다. 보육을 맡아주는 아주머니에게 '아이한테 왜 라면을 먹이냐'고 화를 내는 장면이나, 영어 학원에 가기 싫다고 떼쓰는 아이를 달래는 장면 등은 일과 가정 양쪽에서 모두 완벽한 '워킹맘'이고 싶은 그의 심리적 압박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세상 일은 언제나 뜻대로 흘러가지 않기 마련이다. 조기 영어교육을 위해 지나를 전 남편이 있는 미국에 보내기로 결정한 수진은 출국 당일에 갑자기 사라진 아버지와 지나 때문에 당황한다. 비행기 시간에 늦을지도 모르니 당장 아이를 데려오라고 전화로 소리치던 그는 순간의 실수로 가벼운 교통사고를 냈고, 그 때문에 찾은 병원에서는 수진에게 난데없는 '초로기 알츠하이머' 진단을 내린다. 이미 지나는 며칠 전 미국으로 떠났는데 수진이 이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영화 <카시오페아> 스틸

영화 <카시오페아> 스틸 ⓒ (주)트리플픽쳐스

 
영화는 이 순간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완전히 뒤바뀐다. 그동안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변호사 업무는 물론이고 사소하게 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오는 일상까지 수진의 모든 게 무너진다. 영화는 수진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하고 있었던 것인지 앞뒤 상황을 보여주지 않음으로써 관객도 똑같이 알츠하이머 환자의 고통을 체험하게 만든다.

'초로기 알츠하이머'를 주요 소재로 삼은 <카시오페아>는 알츠하이머 환자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주로 65세 이후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알츠하이머(노인성 치매)와 달리 초로기 알츠하이머는 50대 이하 젊은 층에서 발병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한국에서도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20대, 30대 등 젊은 세대들의 알츠하이머 발병률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영화에는 정부 지원이 부족하거나 요양원에 자리가 없는 등 제도적인 문제부터 환자가 성범죄에 취약해지는 부분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다. 특히 이를 옆에서 돌보는 가족의 고통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알츠하이머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오히려 가족에 더 무게추가 실린 것으로 보인다. 극 중에서 수진은 투정을 부리는 딸에게 늘 "네가 강하게 컸으면 좋겠다. 세상은 약한 사람을 늘 괴롭히니까, 아무도 널 쉽게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이는 어릴 적 부모님의 보살핌 없이 혼자 자라면서 서러운 일을 겪어야 했던 수진의 인생관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작 약한 사람이 되어버린 수진과 그를 돌보는 인우를 통해 영화는 가족에 대한 따뜻한 메시지를 전한다. 

영화는 예측 가능한 결말로 흘러가지만 서현진, 주예림과 안성기 세 주연 배우의 안정적인 연기가 여운을 남긴다. 윤가은 감독의 영화 <우리집>을 통해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던 주예림은 이번에도 강력한 신 스틸러로 활약한다. 갑작스레 일상이 뒤바뀌면서 격정적인 감정의 동요를 표현하는 서현진과 딸의 고통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안성기의 호흡도 대비된다. 특히 지나에게는 절대 알리지 말라며 울부짖는 장면은 단연 관객의 마음을 울린다. 

한 줄 평: 담담해서 더 슬픈 가족 영화
별점: ★★★☆(3.5)

 
 영화 <카시오페아> 스틸

영화 <카시오페아> 스틸 ⓒ (주)트리플픽쳐스

 
영화 <카시오페아> 관련 정보

감독: 신연식
출연: 안성기, 서현진, 주예림
제작: (주)루스이소니도스
공동제작: 주식회사 프레임 콘텐츠
배급: (주)트리플픽쳐스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02분
개봉: 2022년 6월 1일 개봉
 
카시오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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