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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월 3단체 구성원들이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9일, 오월 3단체 구성원들이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오월 3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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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5.18민주화운동 부상자회, 5.18민주유공자 유족회, 5.18민주화운동 공로자회 등 '오월 3단체'가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정부 측 상고'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앞선 지난해 5월, 헌법재판소는 "5.18민주화운동 관련자 및 유가족에게 지급됐던 보상금에는 '정신적 손해' 부분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밝히며 '5.18보상법'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렸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재판관 전원의 의견이 일치됐다. 이로써 정부로부터 일부 보상금을 지급받은 5.18피해자의 추가적인 정신적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해졌다.

이후 일부 5.18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정신적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지난 5월 11일에는 5.18유공자 5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정신적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해당 소송에 참여한 나일성씨는 지난 1980년 5월 27일, 시민군 일원으로서 전남도청을 지키던 중 계엄군에 붙잡혀 상무대 영창으로 끌려갔다. 상무대에서 손톱 밑을 바늘로 찔리는 등 가혹한 고문 피해를 입은 나씨는 앞니가 상하고, 오른쪽 무릎이 망가지는 피해를 입었다. 석방된 후에도 오랜 세월 정신적 고통에 시달렸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달 30일 항소심 재판부의 판결을 수용하지 않고 상고했다. 이에 광주 지역사회에서 정부 측이 5.18민주화운동 당시 불법 체포와 구금, 폭행, 고문 등 국가폭력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을 상대로 특별한 이유 없이 소송 기간을 연장시켰다며 '너무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정부 측 '상고이유'를 접한 오월 3단체 관계자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정부 측은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최초 보상 당시 위로금을 지급했다"며 "위로금도 위자료의 일종이다. 그럼에도 이 사건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때 해당 위로금이 공제되지 않았다"라고 원심 판결 불복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오월 3단체 측은 "정부 측이 언급한 최초 보상 당시 위로금은 지극히 형식적인 보상이었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에서 5.18보상법 위헌결정을 하며 해당 위로금은 '화해'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을 담당한 재판부 역시 위로금은 정신적 피해 배상에 해당하는 위자료와 구별된다고 판시한 바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정부는 헌법재판소 결정을 받아들이고 지체 없이 피해를 배상해야 함에도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사법부의 정상적인 판단을 흐리고 있다"며 "즉시 이번 상고를 포기하고 피해자들에게 정당한 배상을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오월 3단체는 "42년 전 전두환, 노태우 두 내란범들이 침해한 인권 문제를 아직도 해결하지 않은 나라가 과연 선진국일 수 있느냐"며 "5.18로 인해 삶이 망가진 정신적 손해배상 피해자들에게 즉시 합당한 배상금이 지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9일 기자회견에서 5.18민주화운동 부상자회 황일봉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9일 기자회견에서 5.18민주화운동 부상자회 황일봉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 오월 3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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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5.18민주화운동 부상자회 황일봉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께서 지난 5월 18일 낭독하신 기념사에서 오월정신 계승을 천명하셨다. 특히 오월의 정신이 우리 국민을 단결하게 하고 위기와 도전에서 지켜줄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히셨다"며 "대통령께서 기념사에서 밝힌 바처럼 대한민국 법무부는 대통령 기념사대로, 국가폭력에 의해 희생당한 분들에게 정당한 배상을 조속히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5.18피해자들은 여전히 트라우마에 의한 약물 중독에 빠져 있다. 대부분 장애를 안고 있다. 이분들에 대한 보상이 아닌 '배상' 문제를 제대로 마무리해야 5.18유공자들을 제대로 예우하는 것"이라며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해 국민 통합의 시금석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태그:#오월 3단체, #5.18민주화운동 부상자회, #5.18민주유공자 유족회, #5.18민주화운동 공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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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 대해 고민하며 광주의 오늘을 살아갑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광주의 오월을 기억해주세요'를 운영하며, 이로 인해 2019년에 5·18언론상을 수상한 것을 인생에 다시 없을 영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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