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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시장이 과열된 가운데, 최근 실적 악화 등으로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어 주주들의 피해가 막심합니다.

특히 3월 경이면 '감사의견 거절'로 인해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는 기업들이 대거 증가합니다. 2019년부터 개정 외부감사법이 적용되면서 회계감사 기준이 깐깐해진 영향이 크다고 해요. 

언론보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관리종목 수는 코스피 12개, 코스닥 90개 등 총 102개로 집계됐다고 합니다(5월 23일 기준). 2018년 말 46개에 불과했던 관리종목이 2019년 93개사, 2020년 110개사로 늘어난 것이라고 하네요.

개인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감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때문에 갑작스럽게 주식이 거래정지가 되면 큰 재산상 피해를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피해 주주들은 "한송네오텍 소액주주 연합"입니다. 지난 5월 24일, 공동소송 커뮤니티 '화난사람들 일단모여'에 모임을 개설한 후 하루만에 '화나요' 100을 달성했습니다(6월 13일 기준 '화나요' 336개).


 
공동소송 커뮤니티 '화난사람들' 웹사이트에 개설된 "한송네오텍 소액주주 연합" 일단모여 갈무리
 공동소송 커뮤니티 "화난사람들" 웹사이트에 개설된 "한송네오텍 소액주주 연합" 일단모여 갈무리
ⓒ 화난사람들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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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정지 소식을 듣고 어머니가 쓰러지셨어요"

한송네오텍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생산에 필요한 인장기를 만드는 기업입니다. 주요 고객사는 'LG디스플레이.' 대기업에 필수생산장비를 납품하는 만큼 절대 망할 리 없다고 생각했던 회사가 갑작스럽게 거래정지 처분을 당하자 피해주주들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LG전자 2022년형 올레드 TV
 LG전자 2022년형 올레드 TV
ⓒ 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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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정지 소식을 들은 A씨는 충격에 쓰러져 병원행까지 겪었습니다. A씨는 한송네오텍의 생산공장이 위치한 구미에 거주하면서, 한송네오텍의 성장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투자자입니다.

A씨가 투자한 금액은 무려 4억 원, 보유 주수는 22만 주에 달합니다. A씨와 마찬가지로 한송네오텍의 피해주주인 A씨의 딸은 이렇게 전했습니다. 

"엄마(A씨)가 충격으로 쓰러지셨는데, 병원에서 치료 받다가 코로나19 감염까지 되면서 건강이 악화되셨거든요. 저희 가족은 여러모로 힘든 상황이에요." 

A씨의 딸은 엄마가 말한 투자 계기에 대해서도 생생하게 떠올렸습니다. 

"구미에 크게 현수막이 붙었었어요. 한송네오텍이 2차 전지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한다고요. 그걸 본 엄마가 주식을 더 사야겠다고 하셨고, 그 말씀을 듣고 저도 투자금액을 늘렸죠." 

A씨의 딸은 자신도 4천만 원 정도 투자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월 알파홀딩스의 한송네오텍 인수 소식 언론보도 갈무리
 지난 2월 알파홀딩스의 한송네오텍 인수 소식 언론보도 갈무리
ⓒ 화난사람들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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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 2월에는 한송네오텍과 알파홀딩스가 손을 잡고 2차 전지 시장에 진출한다는 언론보도가 줄지어 나왔습니다. 그런데 호재인 줄 알았던 알파홀딩스와의 관계가 이렇게 거래중지라는 악재로 돌아올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알파홀딩스'라는 최대주주와 한송네오텍의 미묘한 관계

감사보고서를 작성한 이촌회계법인이 꼽은 감사의견 거절 근거는 3가지입니다.

(1) 투자 및 자금 거래의 타당성 및 회계처리의 적정성
(2) 특수관계자 범위 및 거래
(3) 자금 관련 내부통제

이 3가지 근거의 내용을 유기적으로 풀어쓰자면, "한송네오텍의 법인자금 상당액수가 외부로 유출되었는데, 이 거래의 타당성이 부족하다. 특히, 특수관계사와의 거래를 왜 했는지 잘 모르겠다. 아마도 내부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법인인감이 함부로 쓰인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든다." 이렇게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한송네오텍 소액주주 연합이 공시 내용을 살펴본 바에 따르면, 불과 1년 동안 약 250억의 법인자금이 사외유출되었다고 합니다.

 
한송네오텍 소액주주 연합이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타임라인 이미지
 한송네오텍 소액주주 연합이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타임라인 이미지
ⓒ 화난사람들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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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문제의 시작점에 '알파홀딩스'라는 기업이 있다는 것이 한송네오텍 소액주주 연합의 주장입니다. 

2020년 10월 시너웍스가 한송네오텍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도록 알파홀딩스가 인수 자금을 일부 지원했고, 그 뒤 한송네오텍의 자금이 알파홀딩스로 빠져나간 정황을 주주연합이  포착했거든요. 

지난 2월, 시너웍스가 보유한 한송네오텍 주식을 알파홀딩스가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알파홀딩스는 한송네오텍의 경영권까지 확보한 최대주주로 자리하게 되었는데요. 이전까지 알파홀딩스가 매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알파홀딩스의 자력으로 이 정도의 지분을 확보했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주주들의 주장입니다. 

대주주가 수상하다!...주주연합이 나선다

한송네오텍 소액주주 연합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조비 씨는 '무자본 M&A(인수합병)'가 의심된다고 말합니다.

외부에서 조달한 자금만으로 기업의 주식을 인수하는 형태의 M&A를 흔히 '무자본 M&A' 라고 부릅니다. 금융감독원은 "무자본 M&A는 그 자체로 불법적인 것은 아니나, 기업 인수자가 정상적인 경영보다는 단기간의 시세차익을 위하여 허위사실 유포,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합니다. 

더구나 최근에는 외부에서 차입한 자금이 아닌 인수 대상 기업의 자산을 이용하여 기업을 인수하는 새로운 형태의 무자본 M&A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불공정 거래로 의심되는 행위에 의해 기업의 자산이 해체되고 회사가 상장폐지까지 이르게 되어 투자자들의 피해가 나타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럼에도 현재 무자본 M&A가 불법은 아니기 때문에, 이를 사전적으로 제재하거나 법적으로 규제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한송네오텍 소액주주 연합은 추가로 시너웍스의 대표이사가 한송네오텍 사내이사를 겸임하고 있으며, 알파홀딩스의 대표이사가 한송네오텍의 기타비상무 이사라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주주들은 이들 경영진이 사익을 노리고 사내유보금을 편취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이에 한송네오텍 소액주주 연합은 이들을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고발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알파홀딩스 서울지점 사무실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한송네오텍 소액주주 연합
 알파홀딩스 서울지점 사무실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한송네오텍 소액주주 연합
ⓒ 한송네오텍 소액주주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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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들의 힘으로 거래정상화 만들겠다

한송네오텍 소액주주 연합은 더 나아가 한송네오텍이 독립적인 지위를 가진 기업으로서의 경영을 정상화할 수 있도록 주권을 행사하고자 움직이고 있습니다. 거래 정상화를 통해 주주들이 입은 피해를 회복하기 위함입니다. 

한송네오텍 소액주주 연합이 모은 주식수는 5월 30일 기준 431만 9155주입니다. 전체 발행 주수의 7.3%에 달합니다. 상법에 따라 소수주주권을 행사하여 임시주총을 소집하고 안건을 상정할 권리를 획득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주주연합은 한송네오텍을 상대로 주주명부 열람소송도 제기한 상태입니다.

한송네오텍 소액주주 연합은 함께 행동할 피해 주주들을 계속 모으고 있습니다. 공동소송 커뮤니티 '화난사람들 일단모여'에서 "한송네오텍 소액주주 연합" 가입 및 화나요 참여가 가능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화난사람들 웹사이트www.angrypeople.co.kr에도 실렸습니다. 한송네오텍 소액주주 연합은 '화난사람들 일단모여'에서 피해주주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https://www.angrypeople.co.kr/gathering/181


태그:#한송네오텍, #주식 거래정지, #주권매매거래정지, #소액주주 연합, #화난사람들 일단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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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일상을 지키는 화난사람들, 에디터 예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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