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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 연재한 '동작 민주올레-현충원 길'의 내용을 엮어 발간한 <현충원 역사산책>
 오마이뉴스에 연재한 "동작 민주올레-현충원 길"의 내용을 엮어 발간한 <현충원 역사산책>
ⓒ 섬앤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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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부터 <오마이뉴스>에 '동작 민주올레'를 연재해왔다. 연재물에 대한 평이 좋았고, 덕분에 '2021 올해의 뉴스게릴라상'도 수상했다. 용기를 얻어 연재물 중 '현충원 길'에 담았던 글을 엮어 <현충원 역사산책>(2022, 섬앤섬)을 냈다.

현충원을 제대로 알면 대한민국이 새롭게 보인다

<현충원 역사산책>은 필자가 '현충원을 제대로 알면 대한민국이 새롭게 보인다'는 생각으로 지난 10년 간 국립서울현충원을 공부하고 여러 사람과 함께 수십 차례 현장을 답사한 성과물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은 국립서울현충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6·25 한국전쟁 때 돌아가신 분과 전직 대통령이 묻혀 있는 곳, 또는 선거 때가 되면 정치인들이 참배하는 곳 정도의 이미지를 쉽게 떠올린다. 하지만 국립서울현충원은 그 이상의 내용을 담고 있다.

1890년대부터 시작된 의병운동 과정에서 돌아가신 분을 시작으로 많은 독립운동가가 안장되어 있고, 6·25 한국전쟁에서 돌아가신 군인은 물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방면에서 우리 사회의 발전에 기여한 분들의 무덤도 있다. 근래에는 의로운 일을 하시다 돌아가신 분의 위패도 모셔져 있다.

한마디로 한국 근현대사가 응축되어 있는 곳이 국립서울현충원이다.

발로 뛰며 만든 현충원 탐방 코스 7개 길

<현충원 역사산책>은 이런 국립서울현충원을 '독립운동가 길', '친일파 길', '여성 길', '4·3길', '5월 길', '대통령 길', '평화 통일 길'이라는 7개의 주제 길을 만들어 탐방하는 형식으로 구성하였다.

'독립운동가 길'에서는 국립묘지에 안장되어 있는 독립운동가 한 분 한 분의 희생과 헌신을 이해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거기에 우리가 왜 해방과 대한민국 정부수립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독립운동가들을 모시는 국립묘지를 곧바로 조성하지 못했는지, 그리고 뒤늦게 '끼워넣기'식으로 독립운동가들을 국립묘지에 안장하기 시작했는지를 고민하면서 걸으면 더 좋다.

'친일파 길'은 해방이후 제헌헌법에서부터 '독립운동에 기반한 나라'임을 천명한 대한민국의 국립묘지에 왜 친일인사들이 이렇듯 많이 묻혀 있는지, 한국 현대사를 되짚어보면서 걸으면 그 해법까지 함께 고민해 볼 수 있어 좋다.

'대통령 길'은 말 그대로 한국 현대사를 전직 대통령의 행적을 통해 현장에서 개괄해볼 수 있는 탐방 코스이다. 거기에 묘소의 크기나 형태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도 챙기면서 걸으면 더 좋다.

'5월 길'은 6.25 한국전쟁 이래 한국 현대사에서 최고의 아픔이 서려있는 탐방 코스다. 이 길에 있는 5.18 계엄군의 묘는 지난 2020년 12월, 40년 만에 '전사'에서 '순직'으로 바뀐 묘비가 새로 들어서는 큰 변화도 있었다. '5월 길'은 시민운동을 통해 역사왜곡을 바로잡은 사례로 주목받고 있는 탐방 코스이기도 하다.

'평화·통일 길'은 국립서울현충원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이라는 우리 민족 최대의 지상과제에 어떻게 복무할 수 있겠는가 하는 고민 속에서 나온 탐방 코스이다. 국립서울현충원이 이제 냉전적 사고에서 벗어나 평화와 통일을 지향하는 공간이 될 수 있을지 이 길을 걸으면서 함께 그 답을 찾아봤으면 한다.

애국은 남성만의 전유물? '여성 길'도 있다

일곱 개의 탐방 길을 만드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제일 궁금해 했던 코스가 '4·3길'과 '여성 길'이었다. "서울현충원에 제주 4·3과 관련된 인물들도 안장되어 있나요?", "'여성 길'은 뭔가요?" 등의 질문이 쏟아져 나왔다.

국립서울현충원이 한국 근현대사가 응축되어 있는 공간이라면 제주 4·3 사건의 역사가 담겨 있지 않을 리 없다. 요즘 제주 4·3 사건의 역사 현장을 둘러보는 제주 탐방객들의 다크 투어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국립서울현충원의 '4·3길'은 제주에 갔다 온 사람들, 제주에 가지 못하는 사람들 누구나 걸으며 제주 4·3 사건의 아픈 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는 코스다.

'여성 길'은 일곱 개의 탐방 코스 중 제일 늦게 탄생한 코스다. '여성 길'을 걸으면서 "애국은 남성들만의 전유물인가?"라는 의문에 빠지기도 하고, 대한민국이 그동안 얼마나 남성 중심으로 운영되어온 사회인지에 대해 깊이 성찰하는 기회도 제공한다. 최근 성평등의 관점이 반영되어 '획기적으로 바뀐' 독립유공자 묘역의 묘비를 살펴보는 것도 흥미를 더할 것이다.

필자는 이 책이 국립서울현충원을 의무감에서 찾는 '상투적인 공간'에서 한반도의 미래를 고민하게 하는 '살아 숨쉬는 공간'으로 거듭나게 하는 데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독립운동 과정에서 이름도 남기지 못하고 돌아가신 분들의 헌신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대한독립군 무명용사 위령탑은 2002년에 설립되었다.
▲ 대한독립군 무명용사 위령탑 "독립운동 과정에서 이름도 남기지 못하고 돌아가신 분들의 헌신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대한독립군 무명용사 위령탑은 2002년에 설립되었다.
ⓒ 김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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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필자 김학규는 동작역사문화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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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역사문화연구소에서 서울의 지역사를 연구하면서 동작구 지역운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사)인권도시연구소 이사장과 (사)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 이사를 맡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현충원 역사산책>(2022), <낭만과 전설의 동작구>(2015)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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