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토론토에서 상영되는 '그대가 조국' 홍보포스터. 총 260석 중 240석이 예매, 매진까지 20석을 남겨두고 있다. 관람료는 10불.
▲ "우리 모두가 조국일수도…"  토론토에서 상영되는 "그대가 조국" 홍보포스터. 총 260석 중 240석이 예매, 매진까지 20석을 남겨두고 있다. 관람료는 10불.
ⓒ 김동욱

관련사진보기

 
"좌석이 꽉찬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조국 전 장관께 보내드리고 싶다."

캐나다 공인회계사 김동욱(57)씨는 다큐 영화 '그대가 조국' 토론토 개봉 준비에 분주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미국 LA 등에서 진보단체의 주관으로 상영되기도 했지만,  토론토에선 김씨가 배급사 접촉부터 상영관 예약까지 홀로 전 과정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상영 당일인 오는 22일 오후 7시(현지시간)에 진행을 도울 10명의 자원봉사자들도 모두 지인으로 채웠다.

김씨를 비롯한 한인들의 자발적인 동참으로 노스욕(North York) 한인밀집지역에 위치한 상영관(페어뷰 도서관, 35 Fairview Mall Drive)은 260개 좌석 중 248석이 이미 팔리는 등 매진을 앞두고 있다.  

앞서 미국 LA에서도 매진을 기록했지만 좌석수는 160개였다. LA 교민인구가 토론토(한인 약 10만 명)보다 10배 많은 것을 감안하면 적지않은 성과라 할 수 있다. 비용을 제외한 행사 수익금은 전액 기부된다.

지난 10일~11일, 이메일과 전화 등으로 김씨와 인터뷰를 하던 중 "회계사라면 한인들이 주고객인데 비즈니스 세계에서 정치색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불문율임에도 진보진영조차 입을 다무는 '조국 이슈'에 굳이 몰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란 궁금증이 밀려왔다. 조 전 장관과 개인적 인연도, 일면식도 없다는 김씨의 답은 소박했다.

"그 분께 최소한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해외에서 일어난 활동을 보면서 덜 외로워하길 바란다."

그는 특히 보수와 중도층 또는 정치에 무관심한 한인들이 와 주길 바랐다. 일단 다큐멘터리를 보고나면 그동안 몰랐거나 잘못 알려진 내용을 알 수 있다는 것.
 
   책 단체주문을 통해 받은 조국 전 장관의 친필 사인. 그의 카카오톡 프로필에는 조국 전 장관과 세월호 관련 사진이 실려있다.
▲ 김 회계사와 조국 전 장관의 친필사인  책 단체주문을 통해 받은 조국 전 장관의 친필 사인. 그의 카카오톡 프로필에는 조국 전 장관과 세월호 관련 사진이 실려있다.
ⓒ 조욱래

관련사진보기

 
그는 상영회를 준비하는 동안 주변 지인들에게서 '뭣 하러', '굳이 왜'라는 핀잔을 적지 않게 들었다. 

"하는 일에 대한 공명심 같은 것은 추호도 없다. 나는 그저 내 시간과 노력을 들여 나에게 피해가 돌아오지 않는 선에서 할 수 있는 만큼만 한다. 나는 용기있는 사람도, 칭찬받을 만한 사람도 아닌 개인주의자이자 평범한 행동가일 뿐이다."

연세대 행정학과 83학번인 그는 전두환 독재정권 시절 그 흔한 데모조차 한번도 참석하지 않은 '자칭 보수주의자'였다. 일부 진보 운동권 학생들의 내로남불 모순적 행동이 싫었던 이유도 컸다. 그런 그가 큰 전환점을 맞이한 계기는 '세월호 사건'.

"인터넷을 통해 극단적이지 않으면서 생각이 깊은 여러 글을 접했다. 그동안 제대로 아는 양 생각하고 말한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내가 오랫동안 편향된 언론에 의해 얼마나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살았는지 알게 됐다. 한국은 지금 민주주의의 위기다. 검찰과 언론 개혁 없인 한치 앞도 정상적인 발전을 할 수 없다."

그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서운함도 드러냈다.

"조국 전 장관과 그의 가족들에 대한 광기어린 무차별적 공격을 지켜봤고 누구보다 그 고통을 알고 있음에도 최소한의 보호조차 하지 않았던 문 대통령에게 상당히 실망했다."

김씨는 한국선거에 투표권이 없는 한국계 캐네디언(Korean Canadian)이지만 조국에 대한 애증의 끈은 놓을 수 없다. 삶 속에 항상 '두 조국(祖國·曺國)'이 버티고 있다.

"사람들은 나에게 왜 캐나다 살면서 한국 정치에 그렇게 관심이 많냐고 하는데 나는 캐나다건, 한국이건, 사회적 불평등 구조의 근본적인 개선을 원한다. 한국서 21년, 캐나다서 36년을 지내 해외에 오래 살았지만, 사회구조적 문제가 심각한 한국의 정치·사회에 더 주목하게 됐다.

가끔 '내가 조 전 장관이었다면'이라고 반문한다. 나라면 절대 (장관을) 안 했겠지만 그는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혼자 떠 안았다. 내가 '조국의 시간' 책을 사고 '그대가 조국'을 상영해도 이미 그의 가슴에 박힌 커다란 응어리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검찰개혁 역시 이뤄지지 않는다. 바뀌는 건 없지만 나는 내가 서있는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오히려 내가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 것에 감사하다."


작년 5월 25일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그대가 조국>은 2019년 대한민국 전체를 뒤흔들었던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지명부터 사퇴, 그리고 조 전 장관의 아내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에 대한 대법원 판결까지의 이야기를 담았다. 한국 다큐 최초로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던 이승준 감독이 연출했다.

영화는 검찰 수사와 법원 판단에 의구심을 품은 사람들과 조 전 장관의 목소리를 담았다. 당시 봉사 표창장 관련수사에 특수부 검사 수십 명이 동원되고 대규모 동시다발 압수수색이 이뤄지면서 의도가 깔린 과잉 수사라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정 전 교수는 자녀 입시비리 의혹 등으로 지난 1월 27일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이 최종 확정됐다.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나라 발전에 작은 보탬이 될 수 있다면...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