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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풀밭으로 변해버린 내성천.
 완전히 풀밭으로 변해버린 내성천.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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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경북 '모래의 강' 내성천에서 봐왔던 아름다운 모래톱들이 거의 대부분 사라져버렸다. 풀과 버드나무 군락이 들어와 자리잡으면서 내성천의 모습은 급격히 변해버린 것이다.

하늘에서 본 상황은 과연 어떨까. 지난 17일, 18일 이틀간 몇 군데 드론을 띄워 살펴봤다.

국가명승지마저 풀밭으로 변해버렸다
             
우선 국가명승 제19호 선몽대 일원이다. 선몽대를 중심으로 명사십리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던 곳이었다. 얼마나 아름다웠으면 이 일대를 국가명승지로 정할 정도였을까. 그런데 그 모래톱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풀로 완전히 뒤덮였다.

예천군에서 문화재청의 지원을 받아 선몽대를 중심으로 상하 약 100미터 정도씩 풀을 걷어내는 수고로움을 벌였지만 다시 풀이 자라나 의미가 없어져 버렸다.
            
내성천의 끝자락에 펼쳐진 아름다운 국가명승 제16호 회룡포 또한 마찬가지다. 이른바 뿅뿅다리 아래 그 넓고 아름답던 모래톱도 점점 풀밭으로 변해 간다. 이곳 또한 예천군에서 해마다 잡목 제거작업을 벌여 이나마 유지되는 것이다.
 
선몽대 상류의 아름다운 모래톱 모습. 2013년 10월의 모습.
 선몽대 상류의 아름다운 모래톱 모습. 2013년 10월의 모습.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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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풀밭으로 변해버린 명사십리. 2022년 9월 18일의 모습.
 완전히 풀밭으로 변해버린 명사십리. 2022년 9월 18일의 모습.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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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룡포가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전의 모습. 풀 한 포기 없는 모래톱의 선명한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간직 돼 있다. 2010년 11월의 모습.
 회룡포가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전의 모습. 풀 한 포기 없는 모래톱의 선명한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간직 돼 있다. 2010년 11월의 모습.
ⓒ 손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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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군에서 관리하고 있는 회룡포마을 앞 모래톱만 그마나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 대부분의 모래톱들은 풀밭으로 변해버렸다. 2022년 9월 18일.
 예천군에서 관리하고 있는 회룡포마을 앞 모래톱만 그마나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 대부분의 모래톱들은 풀밭으로 변해버렸다. 2022년 9월 18일.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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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경향은 상류로 갈수록 더 뚜렸해진다. 선몽대 상류에서 그나마 모래톱이 유지돼 왔던 우래교 일대도 더 이상 버텨낼 수가 없었는지 모래톱이 달뿌리풀도 뒤덮이고 있다. 몇해 전만 하더라도 아이들과 함께 뒹굴었던 추억이 서린 곳인데 너무 씁쓸하다.

우래교 일대마저 풀이 들어오기 시작했기 때문에 내성천에서 온전한 모래톱을 보여주던 곳은 이제 모두 사라지고 없다. 풀과 버드나무들이 빼곡이 들어선 내성천만 남았을 뿐이다.

이제 유명한 관광지가 된 무섬마을 또한 풀이 들어차고 있지만 주민들이 트랙터를 이용해 주기적으로 모래톱 관리를 해주기 때문에 수도교에서 외나무다리까지는 그나마 유지되고 있을 뿐이다. 그 아래로 내려가면 만나게 되는 넓고 아름답던 모래톱 또한 풀밭으로 변해버렸다.
            
상류 영주댐 수몰지 역시 모래톱이 아름답던 내성천이었지만 이제 그 흔적조차 사라졌다. 대신 그곳에 '녹조라떼 공장'이 들어섰다. 그 아름답던 모래톱이 녹조로 뒤덮여 있는 비극이 심각한 변화의 특징이다.
 
우래교 아래 넓게 펼쳐진 아름다운 모래톱의 모습. 2012년 10월의 모습.
 우래교 아래 넓게 펼쳐진 아름다운 모래톱의 모습. 2012년 10월의 모습.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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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보면 풀밭으로 변해버린 모습이 확실히 보인다. 2022년 9월 18일 드론 촬영.
 하늘에서 보면 풀밭으로 변해버린 모습이 확실히 보인다. 2022년 9월 18일 드론 촬영.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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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수몰돼 버린 영주댐 상류지역의 아름다운 모래톱. 2010년 11월의 모습.
 지금은 수몰돼 버린 영주댐 상류지역의 아름다운 모래톱. 2010년 11월의 모습.
ⓒ 손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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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톱은 사라지고 녹조가 피어난 영주댐 상류. 2022년 9월 18일.
 모래톱은 사라지고 녹조가 피어난 영주댐 상류. 2022년 9월 18일.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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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천도 살고 주민도 살 수 있는 길
 

이 지경에 이르렀으면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영주댐은 사실상 용도가 사라진 댐이기 때문이다. 낙동강 수질개선용으로 만들어진 댐이지만 물을 채우기만 하면 녹조가 생기기 때문에 수질 문제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없다.

내성천을 되살려 우리나라 최초의 하천 국립공원으로 만들어 국가가 책임지고 보호에 나서도록 해야 한다. 그리 되면 더 많은 시민들이 내성천을 찾을 것이다. 그 가능성은 이미 무섬마을과 회룡포마을에서 증명이 됐다.
       
내성천은 곳곳이 물돌이마을이다. 그 마을마다 사람들이 찾아오면 지역 발전이 절로 이루어지고 주민들의 생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주민들도 내성천 국립공원의 길에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다.

그렇다. 하루빨리 영주댐을 허물어내고 내성천의 '오래된 미래'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그것이 내성천도 살고 이곳 주민들도 사는 길이다.
 
이제는 유명한 관광지가 된 무섬마을. 마을 앞 모래톱은 주민들이 트랙터를 이용해 주기적으로 관리해주기 때문에 이나마 유지되는 것이다. 그 아래 모래톱엔 풀들이 가득 들어차 있다. 2022년 9월 18일.
 이제는 유명한 관광지가 된 무섬마을. 마을 앞 모래톱은 주민들이 트랙터를 이용해 주기적으로 관리해주기 때문에 이나마 유지되는 것이다. 그 아래 모래톱엔 풀들이 가득 들어차 있다. 2022년 9월 18일.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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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입니다.


태그:#내성천, #영주댐, #모래톱, #무섬마을, #회룡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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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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