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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스노보드 실업팀의 선수들. 왼쪽부터 이호범, 최용석, 조환석 선수, 노성균 코치.
 국내 최초 스노보드 실업팀의 선수들. 왼쪽부터 이호범, 최용석, 조환석 선수, 노성균 코치.
ⓒ 황원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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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바람이 매섭게 불어온다. 거리를 거니는 사람들은 몸을 한껏 움츠린 채 총총걸음으로 갈 길을 재촉한다. '겨울은 추워야 제 맛'이라 하지만 그래도 매서운 바람 앞에서는 원망스럽기 그지없다.

하지만 추울수록 힘이 나는 사람들도 있다. 스키와 스노보드 등 겨울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차가운 바람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특히 강원도는 산지가 많고 눈이 많이 내리는 천해의 자연환경을 가져 겨울 스포츠의 메카로 불리는 만큼 겨울을 손꼽아 기다려 왔다.

매년 강원도에 소재한 스키장에는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찾아 스키와 스노보드 등의 겨울 스포츠를 즐긴다. 이 정도면 강원도를 대표하는 문화이자 작지 않은 경제수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렇기에 강원도는 겨울 스포츠를 활성화시키고자 다양한 방안을 고심하며 이를 실행에 옮기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횡성군이 국내 최초로 스노보드 실업팀을 창단했다. 이는 군민들의 여론을 수렴한 지방자치행정의 결과이다. 군민들은 횡성군에 있는 대형 리조트를 활용할 수 있는 스포츠팀을 창단해 군민과 더불어 도민의 단합을 도모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을 군에 전달했고, 군은 군민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국내 최초의 스노보드팀 창단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군과 군민이 하나 되어 횡성군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만든 것이다.

횡성군청 스노보드팀을 이끌 사령탑으로는 대한스키협회의 추천을 받아 국가대표 코치를 역임한 노성균(35)씨가 선임됐다. 또한 도 출신으로 현 국가대표 스노보드 선수인 프리스타일 분야 윤정민(22), 올 동계체전 하프파이프 1위를 차지한 조환석(35) 선수와 올해 PSA KOREA 프로투어 알파인 부문 종합 1위를 차지한 이호범(26), 대한스키협회장배 남자 일반부 GS 1위를 차지한 최용석(28) 선수 등 2개 종목에 4명의 선수를 선발하고 장비 구입까지 완료했다.

지난 12월부터 스노보드팀은 본격적인 훈련을 실시했다. 우선 게이트 트레이닝(활강 경기의 장애물을 부드럽게 통과하는 기술)과 웨이트 트레이닝 등 기술과 체력 향상에 중점을 뒀다. 이어서 알파인 종목 선수들은 곧게 뻗은 슬로프를 힘차게 달리며 세부적인 기술 연마에 돌입했다.

이에 반해 하프파이프 선수들은 코스가 1월에 개장하기에 실내에서 엣지 기술과 점프력 유지 훈련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실내 연습에서도 실전 못지않을 만큼 강도 높은 훈련으로 '감'을 잃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이들은 '국내 최초'란 타이틀이 붙어있기에 많은 관심만큼이나 부담감이 크다. 하지만 이를 실력으로 보이겠다고 다짐한다. 특히 팀의 맏형인 조환석 선수의 각오가 남다르다. 조 선수는 "좋은 동료들과 함께 운동할 수 있게 된 만큼 열심히 해 반드시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밝혔다.

조 선수는 스노보드 선수경력 16년차의 관록미를 바탕으로 앞으로는 인재 양성에 매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동료들과 나이차이도 큰 만큼, 그렇기에 어린 선수들과 함께 설원을 달릴 날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음을 알기에 늘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사력을 다하고 있다.

조 선수는 "횡성은 한우와 안흥 찐빵으로 전국적으로 유명한 고장이다"면서 "하지만 이제 그에 더해 횡성하면 스노보드란 단어가 떠오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스노보드팀은 오는 1월 7일 열리는 스키협회장배 전국스키대회에서 첫 선을 보이게 된다.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노 코치는 "훈련 기간이 충분치는 않았지만 모두가 열심히 뛰어준 만큼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며 "횡성군의 이름을 안고 경기에 임하는 만큼 군민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의미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한 오는 2월에는 횡성군수배 스노보드대회도 개최될 예정이다. 이는 횡성군이 스노보드의 메카라는 인식을 전 국민들에게 심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여 이 역시 팀에게 중요한 대회다.

현재 국가대표로 활동하는 윤 선수는 1월 14일부터 24일까지 횡성에서 열리는 FIS 스노보드 세계 선수권 대회에 참가한다. 명실공이 스노보드 세계 최고 권위의 대회로 세계 각지에서 내로라하는 실력의 선수들(50개국 650명)이 모두 모이는 자리라 참가하는 윤 선수는 물론이고 한배를 탄 동료이기에 팀원들도 긴장되기는 마찬가지다. 윤 선수는 현재 스노보드 국가대표팀에 속해 미국에서 훈련 중이다.

선수들은 한결같이 "군민들의 성원 덕분에 한자리에 모여 운동할 수 있게 된 만큼 반드시 보답 하겠다"며 "끝까지 지켜보며 성원해 달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그들에겐 군민이 바로 힘인 것이다.

신동석 횡성군청 자치행정과 계장은 "지난 2005, 2007, 2008년 월드컵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른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 아시아 최초로 스노보드 세계 선수권 대회를 개최하게 됐다"며 "횡성군은 세계적인 수준의 리조트와 최정상의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 모인 스노보드 팀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번 대회를 계기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이름난 스노보드의 메카로 우뚝 서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신 계장은 "둔대 초, 중, 고와 송호대를 잇는 인재육성시스템은 앞으로 횡성군이 스노보드 선수를 체계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며 이를 위해 군은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이번 실업팀 창단을 계기로 전 국민의 염원인 2018동계올림픽의 꿈을 이뤘으면 하는 희망과 실업팀 창단으로 스노보드 선수들에게 장래에 대한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태그:#횡성군청 스노보드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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