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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회원으로 이루어진 20대 정치참여 캠페인팀 '휴먼파탈'의 2월은 뜨겁고 길었다. ('휴먼파탈' 캠페인 관련 기사 참조. 오마이뉴스 기사 "시장님은 토익 900점 넘으셈?" ) 길에서, 거리에서, 주차장에서 끝자락 겨울의 바람을 그대로 맞으며 20대의 바람을 핑크빛 종이에 차곡차곡 눌러 담았다. 1월 28일 종로 3가에서 시작해 2월 24일 종로 3가에서 마무리한 12번의 캠페인으로 이들이 받은 20대의 요구안은 총 1603장.

캠페인 일시와 장소
                               1월 28일 종로 3가             2월 17일  명동
                               1월 29일 홍대                  2월 19일  대학로
                               2월 1일  명동                   2월 20일  광주(전남대, 충장로)
                               2월 4일  신촌                   2월 21일  부산(서면, 경상대)
                               2월 5일  홍대                   2월 23일  강남
                               2월 16일 홍대                  2월 24일  종로 3가

한국에 사는 20대는 약 700만명. 0.03%도 채 되지 않는 적다면 적은 1603가지의 20대 목소리를 모으기 위해 이들은 서울, 광주, 부산의 거리에서 20대를 만났다. 캠페인의 시작을 알리는 것은 언제나 눈 맞춤을 동반한 '20대이시죠?'. 눈길조차 주지 않을 땐 노래 부르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노래를 부르는 캠페인팀도, 이들을 보고 있는 사람들도 민망함에 화끈거려 캠페인을 둘러싼 열기는 식을 줄을 몰랐다.

'20대 외톨이야, 20대 외톨이야 투표참여 안하면~'
  '헤이 거기 거기 20대, 그래 바로 너 20대, 여기 좀 봐봐 20대 나나나나나나'
  '20대 죽일놈이지뭐 등록금낼 능력 없으면, 전부 20대 탓이지 뭐 마치 죄인인 것처럼'

애초 이들이 목표한 요구안의 수는 2000장. 그에 훨씬 미치지 못했지만 기획 단계 때부터 못박아두고, 요구안을 작성한 20대에게 알렸던 2월 26일에, 요구안 정당 전달식을 밀어붙였다.

2월 26일 요구안 전달식 날짜 미리 못박아

2월 26일 오후 2시 미래희망연대를 시작으로 2시 30분 자유선진당, 3시 한나라당, 3시 30분 진보신당, 4시 창조한국당. 4시 30분 민주당, 5시 민주노동당까지. 무모하게 7개 정당에 찾아가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방문 날짜 이틀 전 부랴부랴 통보 수준으로 요구안 전달 계획을 알렸다.

시험 전 벼락치기하듯 정당 전달 하루 전인 2월 25일에는 막바지로 요구안을 정리하고 통계 처리해 문서화했다. 동시에 국회에 진출한 7개 정당에 각각 보낼 요구안 꾸러미를 만들고자 요구안을 종이비행기로 접는데 여념이 없었다.

표본의 수는 매우 적고 통계를 위한 어떠한 고려도 하지 않았지만 20대들의 불만과 고민이 대체로 비슷하게 드러났다. 등록금 문제가 43.8%로 압도적이었고 뒤를 잇는 것이 취업난(10.67%)과 교통비(7.8%) 문제였다.

요구안 내용 비율
▲ 요구안 내용 비율 요구안 내용 비율
ⓒ 손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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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요구안 내용 비율

등록금 702장 43.8%    취업난 171장 10.67%    교통비 125장 7.8%
시정  110장 6.86       교통 101장 6.3%        최저임금 72장 4.49%
문화생활 65장 4.05%   입시 42장 2.62%         기타 215장 13.41%

26일 정당 방문에 앞서 '휴먼파탈'은 오전 11시 반부터 12시 반까지 홍대 앞 놀이터에서 그동안 받은 요구안을 전시하고 비행기로 접어 날리는 등 마지막 행사를 진행했다. 밤이면 밤마다 젊은이들이 붐비는 홍대이건만 평일 오전의 홍대는 한산하기만 했다. 평일 점심이라는 한계 탓에 많은 20대를 만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동안 받은 요구안을 전시하고 종이 비행기를 펼쳐놓고 마지막으로 20대에게 요구안을 받아 비행기로 접어 날리면서 캠페인을 마무리 지었다.

홍대 앞 놀이터에서 '휴먼파탈'이 그동안 받은 요구안을 전시하고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등 캠페인 마무리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 홍대 놀이터 앞 캠페인 마무리 홍대 앞 놀이터에서 '휴먼파탈'이 그동안 받은 요구안을 전시하고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등 캠페인 마무리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 손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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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바로 '휴먼파탈'은 여의도로 이동해 예정대로 각 정당을 방문했다. 이날 정당을 방문한 '휴먼파탈'은 총 8명이었다. (김나래(21), 김성구(29), 김용진(23), 방준호(25), 박고은(24), 손민정(23), 최혜인(22), 최민혁(21)) 

원내 진출한 7개 정당에 20대 요구안 전달

이들이 처음 방문한 정당은 친박연대에서 이름을 바꾼 미래희망연대. 첫 정당 방문으로 들뜬 동시에 두려워하던 이들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휴먼파탈을 환영합니다'라는 분홍색 현수막이었다. '휴먼파탈'은 예상치 못한 대접에 흥분을 넘어 광분했다.

미래희망연대에서 휴먼파탈을 맞이하기 위해 특별 제작한 현수막
▲ '휴먼파탈을 환영합니다' 미래희망연대에서 휴먼파탈을 맞이하기 위해 특별 제작한 현수막
ⓒ 손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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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래(21)씨는 "뜻밖의 환대에 깜짝 놀랐고 이야기를 잘 들어줘서 좋았다"는 동시에 "특히 취업후상환제 문제에 대해 문제의식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해 많이 힘이 되었다. 하지만 어떠한 대안 없이 비판하는 것 같아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는 방문 소감을 밝혔다. 김세현 사무총장은 "소수정당으로 대안을 만들어내는 것이 쉽지 않지만 20대들의 요구를 적극 반영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자유선진당에서는 이상민 정책위의장과 일자리 문제 특히 정규직과 비정규직 문제에 관해 얘기를 나누었다. 방준호(25)씨는 "이십대 문제 해결에 대해 평소 생각과 너무 다른 그쪽 견해에 놀랐다"면서 "길게 이야기 나눌 시간이 없어서 안타깝기도 했고, 좀더 자세히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고 얘기할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겠단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숨돌릴 틈 없이 바로 1분 거리의 한나라당에서도 요구안을 전달하고 청년팀장과 대화를 나누었다. 최혜인(22)씨는 "한나라당을 둘러싸고 있는 전경들과, 다른 당에 비해 묵직하고 고급스런 내부 분위기에 위화감을 느꼈다"면서도 " 다른 당과 마찬가지로 한나라당의 청년팀 관계자분은 우리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었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평했다.

들어가는 길목에 평등, 생태, 평화, 연대라는 글귀로 캠페인팀의 눈길을 끈 진보신당에서 김용진(23)씨는 "평등생태평화연대라는 가치가 적혀있던 당사 이름을 보고 무척 감명깊었다"고 말하면서 "진보신당의 이성화 사무처장님과 만나서 이십대의 요구안을 전달하고 함께 만나 이야기 나눌 수 있었다는 점 자체가 기뻤다"는 소감을 밝혔다.

창조한국당 송영오 대표에게 '휴먼파탈'의 김성구(29)씨가 요구안을 전달하고 있다.
▲ 20대 요구안 전달 창조한국당 송영오 대표에게 '휴먼파탈'의 김성구(29)씨가 요구안을 전달하고 있다.
ⓒ 손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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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한국당의 경우 당사가 다른 당과 멀리 떨어져있어 국회 본청에서 요구안을 전달했다. 본청에서 송영오 대표와 창조한국당의 정책국장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함께 20대가 더욱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할 것을 주문했다. 김성구(29) "창조한국당 대표와 정책국장의 대화를 통해 정치적 권리에 적극적인 그리고 행동하는 20대들이 하나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약속한 시간을 한참 넘겨 오후 5시 쯤에 영등포 시장 근처 민주당에 도착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미경 사무총장에게 요구안을 전달하고 "발랄하고 다른 방식으로 정치적인 의사를 표현하고 힘을 결집"하라는 격려를 들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정부 규탄 농성으로 어수선한 민주노동당에 찾아갔다. 마지막 방문이라 시간적 여유가 있어 약 1시간 동안 긴 얘기를 나누었다. 박고은(24)씨는 "특수한 상황상 탁자 건너편이 아니라 돗자리 위에서 눈을 맞추면서 얘기할 수 있어서 뜻깊었고 진지하게 우리의 요구안을 검토하고 질문해주어서 그동안의 수고가 헛되지 않을 것 같다는 안도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각 정당에 방문해 나눈 대화의 전문은 club.cyworld.com/polisseum에서 확인 할 수 있다.

일회성 캠페인으로 그치는 것 우려

'휴먼파탈'은 정당 방문과 요구안 전달이 한 번의 이벤트로 그치는 걸 가장 우려하고 있다. 지방선거 후보자로 약 160여명이 출사표를 던졌는데, 20대 문제를 더 이상 외면하지 않는 후보를 많이 보는 것이 이들의 바람이다. 이들의 좌충우돌 정당 방문기는 3월 11일 (목) 저녁 10시 OBS '시사인사이드'에서 전파를 탄다.

'휴먼파탈'과 하루 종일 동행했던 참여연대 시민참여팀의 정형기 간사는 "'휴먼파탈'친구들이 너무 방방 뜨지 않을까 걱정했다"면서도 "정당에서 성의 있게 받아주는 모습에 안심했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휴먼파탈' 활동에 대해서도 "정당에서 이런저런 제안들도 하던데 그런 것들을 정말로 선거에서 제안할지 잘 지켜보고 다시 애기해보는 것도 우리의 역할"이라는 방향을 제시했다.

한 달 여 동안 20대의 목소리를 요구안으로 받는 형태의 캠페인을 마친 '휴먼파탈'은 앞으로 참여연대 안에서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본격적으로 6월 2일 지방선거에 대비해 20대의 정치 참여를 이끌어내고 20대 문제 해결에 더욱 힘쓸 예정이다.


태그:#휴먼파탈, #참여연대, #6.2지방선거, #20대 정치참여,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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