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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름, 보디빌더 경력이 있는 동생에게 운동을 배우던 중 들었던 말이 생각난다.

"형, 엉덩이 기억상실증에 걸렸어."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지?'라고 생각했다. 엉덩이가 기억상실증에 걸린다는 말은 살면서 처음 들어봤을 뿐더러, 나름 운동을 하며 내 몸에 자신감이 생기던 때라 그저 웃어넘기기로 했다.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엉덩이가 우리 몸에 얼마나 중요한 부위인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엉덩이 근육이 기억상실증에 걸렸다는 이야기는 곧 '엉덩이를 사용할 줄 모르는 채로 살아가는 것'이라는 이야기다.
 엉덩이 근육이 기억상실증에 걸렸다는 이야기는 곧 '엉덩이를 사용할 줄 모르는 채로 살아가는 것'이라는 이야기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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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 근육이 기억상실증에 걸렸다는 이야기는 곧 '엉덩이를 사용할 줄 모르는 채로 살아가는 것'이라는 이야기다. 엉덩이는 척추를 지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데, 엉덩이가 제기능을 못하게 되면 허리를 제대로 지지하지 못해 등이 구부정해진다. 둔근(엉덩이 근육)에 붙어있는 골반도 틀어지며 다리의 운동성이 저하돼 일상생활에 영향을 받는다.

엉덩이 기억상실증은 학생과 직장인들 대부분이 갖고 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직업의 특성상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기 때문이다. 평소에 운동을 꾸준히 해주지 않으면 둔근이 굳어지며 감각이 무뎌지게 되고, 결국 기억상실증에 걸리게 된다.

그래서 나도 몇개월 전부터 헬스장에서 엉덩이 운동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아무리 운동을 해도 감각이 죽어 있어서 그런 건지 몰라도 아무런 자극이 오지 않았다. 하지만 잠들어 있던 근육세포들이 다시 깨어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하며 꾸준히 운동을 했다.  

한 달이 지난 후였나, 드디어 엉덩이에 근육통이 오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아무리 운동을 해도 허벅지만 아팠었는데, 이제는 정확히 엉덩이에 자극이 왔다. 잠들어 있던 엉덩이 근육이 깨어나는 순간이었다.

엉덩이가 기억상실증에서 벗어난 뒤로 내 삶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찾아왔다. 우선, 몸에 안정감이 생겼다. 확실히 엉덩이가 내 척추를 단단히 지탱하는 느낌이 들며 이전보다 균형감각이 향상됐다. 또한 엉덩이를 의식하게 되다보니 의자에 앉을 때도 자연스럽게 구부정한 자세를 멀리하게 됐다.

신체의 기능성에도 큰 효과가 있었다. 둔근이 살아나며 햄스트링과 고관절의 유연성이 강화됐는데, 특히 헬스장에서 스쿼트를 할 때 더욱 안정적으로 자세를 취할 수 있었다. 전에는 근육이 굳어 있어 스쿼트 시 앉는 자세를 취하기 어려웠는데, 이제는 유연성이 생기니 모든 부위를 활용해 '제대로' 스쿼트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장기적으로 봤을때도 엉덩이 근육은 수명과도 관련이 있다고 한다. 근육을 단련할수록 근육세포가 당을 흡수하며 혈당 수치를 효과적으로 조절해 당뇨병 발병률이 약 90% 낮아지고, 심장병과 암의 발병률도 약 20% 감소한다고 한다. 엉덩이 근육은 우리 몸속 근육의 약 30%를 차지할 만큼 커다랗다. 근육량을 늘리기 위해선 엉덩이 운동을 하는 것이 보다 효과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엉덩이 근육 키우기 운동 셋

이 기사를 읽으며 엉덩이 운동을 할 의지가 생긴 이들을 위해 내가 해왔던 운동들 중 가장 효과를 봤던 동작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엉덩이 근육을 키우기 위해 가장 추천하는 운동은 '힙 쓰러스트'다. 왜냐하면, 바벨을 이용해 고중량을 다루기 쉬워 가장 빠르고 효과적으로 둔근을 키우기 좋기 때문이다. 벤치에 등을 비스듬히 기댄 후 엉덩이를 들어올려주면 되는데, 초보자는 맨몸으로 해도 무방하며 운동 경력이 있다면 그림처럼 바벨을 이용해 동작을 수행하면 된다. 헬스장에 갈 여유가 없다면, 거실에 있는 소파를 이용해도 상관없다.

만약 바벨을 이용한 힙 쓰러스트가 부담스럽다면, 헬스장에 있는 '힙 어브덕션' 머신으로 대체할 수 있다. 힙 어브덕션의 장점은 배우기 쉽고 중량을 늘리는 데 부담감이 적다는 것이다. 하지만 헬스장에 가야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홈 트레이닝을 하는 경우에는 다른 운동을 할 수 밖에 없다는 단점도 있다.
 
힙 어브덕션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다.
 힙 어브덕션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다.
ⓒ 권우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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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운동할 시간이 없거나 헬스장에 가기는 부담스럽다면, 엉덩이에 힘을 주고 걷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처음엔 다소 적응이 어렵더라도 의식적으로 시도해보자. 엉덩이에 힘을 주는게 어떤건지 감이 잘 안 잡힌다면, 항문에 힘을 주고 엉덩이를 모아준다는 느낌으로 걸어보자.

운동은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도 그럴 것이, 즉각적인 결과가 나타나지 않고 장기적으로 꾸준히 해야만 결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게임이 50m 달리기라면, 운동은 마라톤인 셈이다. 비록 힘들고 귀찮더라도, 꾸준히 운동하는 습관을 들이자.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오늘부터 30분씩 운동에 투자해 보는 것은 어떨까.

태그:#건강, #헬스,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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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시민기자 권우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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