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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월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2대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에서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뒤 당사를 나서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월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2대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에서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뒤 당사를 나서고 있다.
ⓒ 공동사진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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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말아 먹은 애한테 기대겠다는 당이 미래가 있겠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차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도전할지가 여권 내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잠재적 대권주자인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이 다시 견제구를 던졌다. 반면,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당 대표 경선 출마를 공개적으로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오면서 그를 향한 여당 내 기대가 엇갈리는 상황이다.

홍준표 "한동훈, 문재인 사냥개 되어 우리를 지옥으로 몰고 간 애"

홍준표 대구시장은 16일 오전 본인의 페이스북에 "나는 2017년, 박근혜 탄핵 때 우리 당 의원들이 취했던 '나만 살겠다'는 그 비겁한 행태를 잊을 수가 없다"라며 "그때 보수 언론들조차 앞장서 탄핵으로 몰고 가던 그 모습도 잊을 수가 없다"라고 꼬집었다. "궤멸된 당을 이끌고 무망하던 탄핵 대선을 치를 때 보여줬던 보수 언론들, 유세 현장에서 갖가지 모욕과 수모를 받았던 일도 잊을 수 없다"라고 당시를 회고한 것.

그는 문재인 정권 당시 행해진 적폐 청산 수사와,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형성된 남북 화해 분위기까지 짚은 후 "그런데 또다시 그런 사태가 오지 말라는 법이 있나? 벌써 균열의 조짐을 보이고 있지 않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나만 살겠다'고 윤통(윤석열 대통령) 탓하는 그런 비겁한 생각으로 6월 난장판 국회를 어떻게 대처하겠다는 건가?"라는 의문이었다. 이어 "당 대표 하나 맡겠다는 중진 없이 또다시 총선 말아 먹은 애한테 기대겠다는 당이 미래가 있겠나?"라며 "문재인의 사냥개 되어 우리를 지옥으로 몰고 간 애 밑에서 배알도 없이 또 정치하겠다는 건가?"라고 날을 세웠다.

실명을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재등판 분위기를 직격한 것이다. 홍 시장은 "내가 윤통을 옹호하는 건 그의 정책이 좋아서가 아니라 2017 사태 재발을 막자는 것"이라며 "제발 부끄러움을 알고 제 역할을 다하자"라고 지적했다.

그는 "선거는 되면 내가 잘나서 된 것이고, 떨어지면 내가 못나서 떨어진 것"이라며 "선거 떨어지고 언론에 나와서 윤통 탓하며 조잘거리는 것도 보기 딱하다. 하루를 하더라도 국회의원답게 정치인답게 처신하자"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총선 참패 후 용산 대통령실의 책임론을 거론하며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을 옹호하는 당내 인사들을 비난한 셈이다.

안철수 "성찰의 시간 가진 다음 나오는 게 맞다... 절대 안 잊혀진다"

같은 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안철수 의원도 한동훈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본인의 출마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은 그는, 현재 유력 당권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정치 문법으로 보면 한 번 그렇게 총선을 전체를 지휘하신 분이 아주 큰 패배를 했다면 어느 정도 성찰의 시간을 가진 다음에 나오시는 게 맞다"라고 밝혔다. "전적으로 한동훈 전 위원장의 결단과 그리고 또 책임에 따르는 문제다"라면서도, 본인이라면 다음 기회를 "기다릴 것 같다"라는 이야기였다.

안 의원은 "저도 예전에 비슷한 경우가 좀 있었다.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좀 더 기다리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라며 "(기다린다고 해서) 절대로 안 잊혀진다"라고 주장했다. "예를 들면 제가 예전에 2018년에 한 번 정치 일선에서 그러니까 현장 정치에서 물러나겠다고 하고 독일로 떠난 적이 있다"라며 "그렇지만 지금도 정치하는 데 그렇게 문제는 없지 않느냐?"라고 비교하기도 했다.

그는 "한동훈 위원장도 저는 잊혀질 캐릭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오히려 이번에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가 된다면 정치인으로서 소모된다고 보는지 진행자가 묻자 "솔직하게 그렇게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윤석열 대통령을 옹호하는 홍준표 시장에 대해서 쓴소리를 날렸다.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별검사 도입을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하자, 홍 시장은 '내 여자를 지키는 게 상남자의 최소한의 도리'라고 표현한 바 있다(관련기사: "자기 여자 지켜야 상남자" 특검 반대 거센 국힘 https://omn.kr/28oak).

안 의원은 "그건 민간인의 이야기"라며 "공직자는 또 다른 많은 국민들을 위한 의무가 있지 않느냐? 공직자에게 그 말씀을 하시는 건 굉장히 부적절하다"라고 꼬집었다. "만약에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본인이 그만두셔야 한다, 공직자를"이라며 "(홍준표 시장이) 하도 이렇게 왔다 갔다 하시는 그런 말씀을 많이 하셔가지고 해석하기가 굉장히 곤혹스럽다"라고도 지적했다.

조해진 "한동훈, 이제 선발 주전 투수로 나서야"

정반대의 관점도 있다. 이번 선거에서 당의 '권역 내 험지 출마' 요구를 받아들였으나, 결국 낙선하고만 조해진 국회의원은 "이번 전당대회가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의미있는 전당대회가 되고, 기대를 가질 수 있는 전대, 희망이 있는 전대가 되려면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출마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지난 15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이번 전당대회는 국민의힘이 대선 이전에 회생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고, 존립과 생사를 걸어야 하는 대회"라며 "기존의 인물들은 지난 세월 이런저런 계기에 국민과 당원들이 그 역량을 대략 가늠했기 때문에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일부에서는 한 전 위원장의 총선 패배 책임론을 거론하는데, 그에게는 비대위원장이라는 직책에 따른 형식적 책임이 있을 뿐 실질적 책임은 따로 있다"라며 "정치 초년생인 그에게 선거에 임박해서 치어리더가 아니라 총사령관을 맡긴 것부터 애초에 감당하기 어려운 짐을 지운 것"이라고 변호했다.

조 의원은 "정권 심판이 대세가 된 상황에서, 내부에서 계속 발목이 잡히는 그에게 선거의 흐름을 바꿔놓기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항력의 요구"라며 "그의 입당 이후 승기가 무르익었을 때 거기에 찬물을 끼얹고 참패를 자초한 동인이 무엇이었는지는 당원이 알고 국민이 안다"라고 꼬집었다. 총선 기간 터진 '용산발' 악재들을 상기시킨 것이다.

그는 "한동훈 전 위원장이 정치에 뜻이 있고, 당과 국민에 대해서 소명 의식이 있다면 이제 그 역할에 출사(出仕)해야 한다"라며 "총선 때는 구원 투수로 출전했다가 패전 처리 투수로 끝냈는데, 이제는 선발 투수, 주전 투수로 나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전대를 통해 당이 회생하지 못하면, 대선을 앞두고 다시 한동훈 대망론이 나올 수도 있지만, 그래봐야 또 경기를 책임지는 주전이 아니라 위기관리용 구원 등판"이라는 분석이었다.

차기 대통령 선거에 임박해서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전면에 나서봐야 "권한은 없고 책임만 뒤집어쓰는 희생양"이라며 "그에게 당과 나라를 살릴 수 있는 역량과 비전이 있다면, 틈새시장이 아니라 책임 있는 자리에 도전해야 한다"라는 요구였다.

김재섭 "안 나오는 게 맞지만... 특정인 출마 막는 것도 제 소관 아냐"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출마에 비판적이었던 김재섭 당선인은 16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한 인터뷰에서 "사실은 한동훈 위원장이 안 나오실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처음에는 안 나오시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라면서도 "한동훈 위원장은 물론 총선에는 패배했지만 보수의 여전히 대권주자 1위를 달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다시 말하면 보수의 중요 자산 중에 하나인데, 또다시 이렇게 출마하게 돼서 한동훈 위원장이 가지는 정치적 자산들이 깎여나가는 것이 한동훈 위원장을 걱정하는 입장에서도 좋지 않아 보여 가지고 저는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특정인의 출마 여부를 막는 것도 제 소관은 아니고, 게다가 최근에 한동훈 위원장이 사실상 출마하는 것이 아니냐라는 정치적 행보를 계속 보이고 계셔서 출마하실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라고 부연했다.

김 당선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49대 51로 안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데"라면서 "저는 한동훈 위원장을 아끼는 면에서도 그리고 본인 스스로에게도 그래도 51%는 안 나오시는 게 맞지 않나라는 생각도 들지만, 49%까지 출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은 제 개인적으로 느끼는 바"라고 밝혔다.  

태그:#홍준표, #한동훈, #국민의힘, #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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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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