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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구속 사건을 주제로 15일 방영될 MBC <100분 토론>에 출연키로 한 한선교 한나라당 홍보기획본부장이 전격 불참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토론자로 함께 참여하기로 예정된 이석현 민주당 의원의 출연도 무산되었다.

 

문제는 이런 갑작스런 결정이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지시 때문이라는 점이다.

 

한 본부장은 갑작스런 불참이 문제 되자 14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 "한나라당 원내대책회의 결과, MBC <100분 토론>과 EBS <토론광장>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서 "현재 수사 중이고 결론이 나지 않은 사건이 토론의 주제로 적절한가에 대한 문제와 자칫 수사에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미네르바는 이미 며칠 전에 긴급체포되어 구속수사 중인 점에 비추어 이 같은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홍 원내대표도 전날 당내 회의에서 "미네르바의 거짓말로 20억 달러의 국고가 손실됐다"며 검찰 측 주장을 기정사실화한 바 있다.

 

그랬던 홍 원내대표와 한나라당이 "미네르바 구속에 대한 적부심이 15일 진행될 예정인 바, 그 결과에 심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 불참을 결정했다"고 한 것.

 

특히 홍 원내대표가 당론 혼선을 이유로 한선교 본부장을 중심으로 '방송출연 창구 단일화' 방침을 정한 장본인이면서도 '단일화 창구'조차 봉쇄한 것은 미네르바 구속 반대 여론에 부담을 느껴 '발빼기'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때문인지 김유정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미네르바의 구속은 정당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던 정부와 한나라당이 갑자기 할 말이 없어진 것인가, 그렇게 당당하다면 토론의 장에 나와 국민을 설득시켜야 마땅하지 않은가"라며 "국민의 알권리는 철저히 외면하는 한나라당 '원내대표님의 출연금지 방침'이 참으로 한심하고 어이없다"고 논평했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 12월 9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본부장을 '한나라당 스핀닥터(정치홍보전문가)'로 지정했다면서 이렇게 공표했다.

 

"그동안 방송 인터뷰에 당의 방향이나 정책에 정통하지 않으신 분들이 나가서 협의를 하는 바람에 혼선이 있었다. 최고위원회에서 한나라당의 '스핀닥터'를 정해 각종 언론 인터뷰에 나갈 정책에 정통한 분을 선정하기로 했다. 한나라당의 스핀닥터는 한선교 홍보기획본부장이다. 모든 언론 인터뷰는 한선교 스핀닥터를 통해 조정해주실 것이다."

 

그런 점에서 스스로 정한 '스핀닥터'마저 방송출연을 못하게 한 홍 원내대표의 이번 <100분 토론> 출연 금지령은 '스핀닥터의 굴욕' 사건으로 부를 만하다.


태그:#홍준표, #한선교, #스핀닥터, #미네르바, #100분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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