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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니이치 선생 초청강연 모습입니다. 유리 유물에 대해서 과학적인 비파괴 검사를 통해서 유리 성분이 더욱 정밀하게 밝혀지기 시작했습니다. 사진 왼쪽 아래 부분은 사르곤 2세 그릇에 새겨진 모습으로 앗시리아왕 사르곤의 궁정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이처럼 사자가 꼬리를 들고 있는 모습은 왕을 상징합니다.
 다니이치 선생 초청강연 모습입니다. 유리 유물에 대해서 과학적인 비파괴 검사를 통해서 유리 성분이 더욱 정밀하게 밝혀지기 시작했습니다. 사진 왼쪽 아래 부분은 사르곤 2세 그릇에 새겨진 모습으로 앗시리아왕 사르곤의 궁정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이처럼 사자가 꼬리를 들고 있는 모습은 왕을 상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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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두 시 반부터 시가현 시가라기에 있는 미호뮤지엄에서 다니이치(谷一 尙, 재단법인 林原 미술관 관장) 선생님의 초청강연이 있었습니다. 다니이치 선생님은 고고학 유물 가운데 유리 제품에 관심을 두고 오래전부터 연구해 오신 분입니다.

미호뮤지엄에서는 유리 특별전을 열고 있습니다. 이 특별전 전시품의 준비와 전시 기획에도 다니이치 선생님의 안목과 도움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수많은 고대 유리 유물 연구에서 최신 비파괴 성분 검사가 행해지고 있습니다. 이 검사를 통해서 기존에 밝혀진 것보다 천년 이상 연대를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유리 유물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유리 제품은 동서 고대 문화의 통로로 알려진 실크로드의 여러 곳에서 발견됩니다. 특히 동아시아에서는 오래전부터 도자기를 만들어서 사용했지만, 중동을 비롯한 서아시아에서는 오래전부터 유리 제품을 만들어서 사용했습니다. 이것은 지역에 따른 흙 성분에 의한 것입니다.

  여러 가지 목걸이,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집트 BC.15-14 세기, 에게 해 지역 BC.14-12 세기, 에게 해 문명 지역에서 백합은 여신에게 올리는 거룩한 꽃이며 그리스에서는 여신의 젓에서 나온 순결과 완전을 상징하는 꽃입니다. 동지중해지역 BC.16-13 세기, 가슴을 강조하는 여성은 풍년의 여신 지모신의 상징입니다. 금성을 나타내는 원형 펜던트는 사랑과 전투의 여신 이슈탈의 상징입니다. 이슈탈의 성격은 격하고 인간에게 큰 힘을 주기도 하고 재난을 가져다주기도 하는 여신입니다. 에트루리아 BC.6-4 세기, 금과 유리로 만든 눈알 꾸미개 목걸이, 여러 눈으로 사람을 보호해준다는 부적입니다.
 여러 가지 목걸이,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집트 BC.15-14 세기, 에게 해 지역 BC.14-12 세기, 에게 해 문명 지역에서 백합은 여신에게 올리는 거룩한 꽃이며 그리스에서는 여신의 젓에서 나온 순결과 완전을 상징하는 꽃입니다. 동지중해지역 BC.16-13 세기, 가슴을 강조하는 여성은 풍년의 여신 지모신의 상징입니다. 금성을 나타내는 원형 펜던트는 사랑과 전투의 여신 이슈탈의 상징입니다. 이슈탈의 성격은 격하고 인간에게 큰 힘을 주기도 하고 재난을 가져다주기도 하는 여신입니다. 에트루리아 BC.6-4 세기, 금과 유리로 만든 눈알 꾸미개 목걸이, 여러 눈으로 사람을 보호해준다는 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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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나 일본 한국 등에서는 흙에 따라서 도기를 만들 수 있는 도토와 자기를 만들 수 있는 자토가 있습니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도자기를 만들어서 사용해왔습니다. 그러나 중동지역 흙으로 그릇을 만들어서 구우면 흙이 구슬처럼 부스러져 버리기 때문에 낮은 온도에서 부드러운 도기만 만듭니다. 이것은 흙 성분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유리는 대략 천도 이상, 섭씨 1400도 정도의 높은 온도로 유리 원료를 녹여서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그 뒤 유리에 나트륨, 소다 등 여러 가지 화학 재료를 섞어서 유리의 녹는 온도를 낮출 수 있었습니다. 유리는 기본적으로 70 퍼센트는 유리 고유 성분으로 되어 있고, 나머지 30 퍼센트는 다양한 화학 약품을 사용하여 독특한 무늬나 색깔 등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유리는 고대 사회에서 지금의 금과 똑같은 가치를 지닌 것이었습니다. 지금도 유리 제품이 금제품과 같이 출토되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유리 제품은 금과 같은 보석으로 여겨지고 귀하게 여기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금 안칸서스 무늬 그릇 BC.250 년 무렵, 이탈리아 프리아주 카놋사 무덤에서 출토된 유리그릇으로 금과 나트륨 유리로 만들었으며 안티몬으로 색을 없앴습니다.
 금 안칸서스 무늬 그릇 BC.250 년 무렵, 이탈리아 프리아주 카놋사 무덤에서 출토된 유리그릇으로 금과 나트륨 유리로 만들었으며 안티몬으로 색을 없앴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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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유리가 라피스라즈리처럼 파란색을 비롯한 여러 가지 색을 띨 수 있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귀하고 값진 것은 단순한 소유나 꾸미개에 그치지 않고 가지고 있는 사람을 보호해주고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입술에 루주를 바르고 눈에 아이샤도우 등 화장을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예쁘게 보이기 위해서입니다. 고대 주로 귀족들의 입술 화장이나 눈 화장은 남녀 필수였습니다. 이것은 남에게 예쁘게 보이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지금의 부적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눈이나 입술처럼 몸 안으로 연결된 곳에 나쁜 것이 들어가서 사람 몸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화장을 했습니다. 고대 화장은 호신술의 하나였습니다. 죽은 사람 입에 돈이나 옥구슬 등을 넣어주는 것 역시 입으로 사악한 잡신의 침입을 막고, 저 세상에 무사히 갈수록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진 한가운데 동지중해 지역에서 나온 유리병(BC.3-1 세기), 이렇게 목이 길고 몸통이 둥근 물병을 그리스어로 라기노스(lagynos)라고 합니다. 왼쪽은 BC.3000-2000년 무렵 여신상, 오른쪽은 BC. 14 세기 이집트 각배입니다.
 사진 한가운데 동지중해 지역에서 나온 유리병(BC.3-1 세기), 이렇게 목이 길고 몸통이 둥근 물병을 그리스어로 라기노스(lagynos)라고 합니다. 왼쪽은 BC.3000-2000년 무렵 여신상, 오른쪽은 BC. 14 세기 이집트 각배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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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아름답게 만든 유리 제품을 지금 완전히 복원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비슷한 성분은 섞어서 비슷한 형태를 만들어낼 수 있지만 완전히 똑같은 것은 만들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가지를 오래도록 궁리하면서 만들던 장인의 손끝에서 이루어진 예술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미술 작품은 모방이나 답습에서 시작합니다. 선배와 선생님 작품의 형태와 색을 모방합니다. 모방에서 예술가 자신의 독창성을 발휘하여 새로운 창조적 변형이 있어야 예술가로서 자질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이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많은 노력과 창조적 안목, 예술혼 전체를 꿰뚫어보는 영감과 직관적인 능력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사람들이 미술 작품을 감상하면서 감동을 하는 것은 먼저 작품이 아름답기 때문이고, 작품에 담긴 예술혼이 감상자의 영감을 자극하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이런 자극은 자연이 주는 장엄함을 넘어서 인간 정신의 고통과 고뇌 속에서 피어나는 것입니다.

몇 천 년 지난 유리 제품이 우리에게 말을 걸어오고 있습니다. 여러 곳에서, 여러 장인들이 여러 가지 제품을 만들어서 사용했습니다. 지금 그것을 만들던 때나 만들던 곳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지만 예술적 가치를 통해서 감동과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한반도 경주지역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신라시대 굽은 옥과 대롱 옥입니다. 유리로 만든 것으로 보입니다.
 한반도 경주지역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신라시대 굽은 옥과 대롱 옥입니다. 유리로 만든 것으로 보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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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누리집> 미호뮤지엄 누리집, http://www.miho.or.jp/japanese/, 2013.4.21
미호뮤지엄 가는 법> JR오사카나 교토 역에서 비와코센 전차를 타고 이시야마 역에서 내리면 미호뮤지엄행 버스가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미호뮤지엄, #유리, #다니이치(谷一 尙), #목걸이, #굽은 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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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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