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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10일 오후 4시 50분]

민주당 '국정원 선거개입 진상조사특위' 위원장인 신경민 의원이 10일 국회 본회의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청와대 곽상도 민정수석이 국정원의 정치·선거개입 의혹 사건의 수사를 담당한 일선 검사들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민주당 '국정원 선거개입 진상조사특위' 위원장인 신경민 의원이 10일 국회 본회의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청와대 곽상도 민정수석이 국정원의 정치·선거개입 의혹 사건의 수사를 담당한 일선 검사들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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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26년 전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 때처럼 최소한의 수사만 하려고 한다. 철저하게 1987년 이전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위장 민주주의가 지배하고 있다. 국정원과 경찰이 나라를 망치고 있다. 자부심은 없어졌다. 지금 청와대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선택을 하기 바란다."

10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첫 번째 민주당 질의자로 나선 신경민 최고위원의 마무리 발언 내용이다. 그는 이날이 6월항쟁 기념일인 것을 언급하며 검찰의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주문했다. 그가 단상에서 내려오자, 민주당 의원들은 박수를 보냈다. "잘했어"라는 외침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앞서 신 의원은 황교안 장관에게 검찰 수사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닌지 조목조목 따져 물었다. 또한 곽상도 청와대 민정수석의 수사 개입설도 언급했다. 이 같은 신경민 최고위원의 공세에 황교안 장관은 진땀을 흘려야 했다. 황 장관은 "검찰이 수사 중이다", "검찰 수사 결과를 기다려달라"와 같은 답변을 앵무새처럼 반복해야 했다. 이에 신 최고위원은 "제대로 수사를 못하면 공범이 되는 것이다", "장관이 하는 일이 없다"고 쏘아붙였다.

같은 당의 정청래 의원도 박수를 받았다. 정 의원은 황교안 장관에게 "검찰이 소신 있게 수사할 수 있도록 한마디 해달라"고 요구했다. 황교안 장관은 "검찰이 잘 할 것"이라고 얼버무리거나 고개만 끄덕이자, 정 의원은 여러 차례 "왜 말을 못하느냐"고 추궁했다. 황 장관은 "수사 방해를 안 할 것이죠?"라는 정 의원의 질의에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신경민 "원세훈 전 원장과 김용판 전 청장 풀어주면, 황교안 장관은 공범"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10일 국회 본회의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손수건으로 입가를 닦고 있다.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10일 국회 본회의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손수건으로 입가를 닦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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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민 최고위원은 황교안 장관을 앞에 두고 "지난해 12월 16일 대선 후보 TV토론이 있었다, 박근혜 후보의 토론은 엉망이 됐다"며 "결국 차문희 국정원 2차장이 나섰고, 경찰이 국정원 댓글 사건을 축소·은폐해 발표했다, 다음 날 조간 신문은 이 내용으로 판갈이됐다"고 꼬집었다. 이에 황 장관은 "철저하게 조사 중에 있다"고 답변했다. 이어 신 의원은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신경민 최고위원(이하 신) : "김용판 전 청장이 권은희 당시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에게 압력성 전화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전 청장은 어떻게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을 했다고 생각하느냐? 경찰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느냐?"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하 황) : "지금 수사 중이다."
: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일 때, 김 전 청장은 세종문화회관에서 출판기념회를 했다. 이후엔 대구 달서구에서 출판기념회를 했다."
: "개인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 "김 전 청장은 제정신이 아닌 행동을 하고 있다. 대구 달서구엔 왜 갔다고 생각하느냐? 김용판 전 청장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
: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지만, 저는 모르는 내용이다."

본회의장에 있는 민주당 의원들은 황 장관의 답변에 분통을 터트렸다. "구속 수사하세요", "그러면 뭘 알아"라는 고함이 터져 나왔다. 신경민 최고위원은 "그럼 뭘 보고받고, 무슨 내용을 알고 있느냐", "원세훈 전 원장 구속수사를 왜 막았느냐"고 쏘아붙이자, 황 장관은 "막은 일 없다"고 답했다.

신 최고위원은 "지금 막고 있는 것은 장관 한 명이다, 김용판 전 청장의 죄질이 더 나쁜데도 원 전 원장과 김 전 청장을 다 풀어줄 것인가?"라며 "이 정도가 되면 국사범에 해당한다, 여기에 공범이 되고 싶은가? 선택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황 장관은 선뜻 입을 열지 못했다. 신 최고위원은 "언제 결론을 낼 것이냐"고 묻자, "검찰이 잘할 것"이라는 대답을 되풀이했다.

신 최고위원은 곽상도 민정수석의 수사 개입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5월 하순 이번 사건을 수사하는 검사들의 회식 자리에서 한 검사가 곽 수석의 전화를 받았다"면서 "곽 수석은 '뭐하는 사람들이냐, 뭘 하자는 거냐', '이런 수사를 해서 되겠냐'고 빈정거렸다, 수사 개입이다"라고 지적했다. "곽 수석은 이뿐 아니라, 중요 사건이라고 생각하는 사건에 대해 일선 검사에 전화했다"고 덧붙였다. 황교안 장관은 "어떤 연락을 주고 받는지 알지 못한다"고 대답했다.

곽상도 수석은 자신이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신 의원의 주장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곽 수석은 김행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4월 하순 어느날 회식자리로 전화를 했다는 신 의원의 발언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팩트 자체가 사실무근이다, 수사팀에 물어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정청래 "원세훈 전 원장 불구속? 박 대통령 정당성 흔들릴까봐?"

국회 정보위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이 10일 국회 본회의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국정원 댓글 사건 중간수사 결과 발표 일지를 펼쳐보이며 정홍원 국무총리에게 질의하고 있다.
 국회 정보위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이 10일 국회 본회의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국정원 댓글 사건 중간수사 결과 발표 일지를 펼쳐보이며 정홍원 국무총리에게 질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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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의원도 검찰의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와 관련해, 정홍원 국무총리와 황교안 법무부 장관을 호되게 질책했다. 정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은 선거에 도움이 되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탄핵됐다"면서 "국정원 댓글 사건은 터무니가 있느냐, 없느냐?"고 물었다. 이에 정 총리는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잘 알지 못 한다"고 답했다.

그는 국회 본회의장 대형 화면에 경찰의 국정원 댓글 사건 은폐 발표 내용을 띄웠다. 정 의원은 "상식적으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따져물었다. 정 총리가 "수사 결과를 지켜봐달라"고 하자, 정 의원은 "국민들도 다 알고 있는 사건을 왜 총리만 판단을 못하느냐"고 비판했다.

10일 국회 본회의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한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김광림 새누리당 의원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10일 국회 본회의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한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김광림 새누리당 의원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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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의원은 황교안 장관에게 "검찰이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발언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황 장관은 직접적인 대답을 피한 채 "검찰이 소신껏 잘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정 의원이 재차 "검찰이 소신껏 일하는 것에 대해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라고 묻자, 황 장관은 "소신껏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답을 피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왜 말을 못하느냐"고 다그쳤다. 정 의원과 황 장관의 실랑이는 계속됐다.

정청래 의원(이하 정) : "지금 이 자리에서 검찰에 소신껏 일하라고 말하지 못할 이유가 있느냐. 소신껏 일하라고 말해라."
황교안 장관(이하 황) : (고개만 끄덕끄덕거림)
: "고개만 끄덕이지 말고 말로 해달라."
: "아까 말했다."
: "검찰에 소신껏 일하라고 발언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겠다."
: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그 답변이 국회를 모욕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나?"
: "아니다."
: "다시 한번 발언 기회를 드리겠다. 수사방해 안 하실 거죠?"
: "할 생각 없다."

정 의원은 "국정원법 9조와 선거법 9조는 똑같다, 원세훈 전 원장을 국정원법 위반으로만 구속시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개그콘서트와 같은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제가 봤을 때는 황교안 장관은 하는 일이 없다, 보고만 받고 할 일은 다 하지 않는다"면서 "(원 전 원장을) 선거법 위반으로 구속하면 박 대통령의 정당성이 흔들릴까봐 그러는 거 아니냐"고 꼬집었다. 정 의원이 발언을 마무리한 뒤 단상을 내려가자, 민주당 의원들은 박수를 보냈다.


태그:#국회 대정부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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