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아침도 사먹고 점심도 사먹고, 좀 벌어봐야 끼니 때우기도 힘들지."
 "아침도 사먹고 점심도 사먹고, 좀 벌어봐야 끼니 때우기도 힘들지."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5일장에는 소박한 먹거리들이 많다. 맛보기와 덤은 기본이다. 콩엿과 호박엿 한 봉지에 3천원 두 봉지에 5천원이다. 즉석어묵 가게는 바쁘다. 바삭하게 튀겨낸 치킨도 먹음직해 보인다. 따끈한 두부도 있다. 싱싱한 병어를 즉석에서 회로 떠주기도 한다.

숟가락 하나만 얹으면 되는 허물없는 이웃들

숟가락 하나만 얹으면 되는 허물없는 이웃들이다.
 숟가락 하나만 얹으면 되는 허물없는 이웃들이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점심시간, 장터 사람들이 식사를 한다. 두부가게 아줌마는 두부를, 생선가게 아저씨는 병어회를 썰어왔다. 오리집 아저씨도 함께했다. 숟가락 하나만 얹으면 되는 허물없는 이웃들이다. 정겹다 못해 부럽기까지 하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밥상이 이런 게 아닐까.

"여수 생고등어 네 마리에 5천원~, 5천원입니다. 세 마리짜리를 네 마리 드려요. 오징어 볶아 드세요. 여수 생오징어가 네 마리에 5천원."

갓 삶아 포장해 놓은 족발이 먹음직해 보인다.
 갓 삶아 포장해 놓은 족발이 먹음직해 보인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바삭하게 튀겨낸 치킨도 먹음직해 보인다.
 바삭하게 튀겨낸 치킨도 먹음직해 보인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생선가게를 지나자 할머니들이 쌀과 잡곡을 파는 노점이다. 할머니 두 분도 식사중이다. 새벽에 나와 하루 두 끼니를 식당에서 배달시켜 이렇게 해결한다.

"돈을 써도 먹어야해, 종일 이렇게 앉아 있는데. 새벽 5시 넘들 한참 잘 때 우리들은 이렇게 나와. 아침도 사먹고 점심도 사먹고, 좀 벌어봐야 끼니 때우기도 힘들지. 요즘 세상은 진짜로 돈 벌기는 힘들고 쓰기는 쉬워, 돈이 너무 헤퍼."

할머니는 직접 농사지은 농산물을 팔러 나왔다.
 할머니는 직접 농사지은 농산물을 팔러 나왔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할머니(67.손순심)는 직접 농사지은 농산물을 팔러 나왔다. 현미찹쌀 한 되에 6천원, 햇찹쌀도 6천원에 판매한다.

"햇찹쌀이라 꼬시고 맛있어, 촌에서 나온 것은 오만 것이 다 싸~ 호랭이콩도 3천원이여. 이래갖고 농민들이 살겄소 밑지지 않으면 다행이지."

할머니는 세상 타박을 하면서도 손은 쉴 새가 없다. 파를 다듬고 있다. 파 한 단은 3천원이다.

추억의 군밤 뻥튀기, 알밤을 뻥~ 튀겼어

군밤 뻥튀기는 보는 것만으로도 미각을 자극한다.
 군밤 뻥튀기는 보는 것만으로도 미각을 자극한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추억의 뻥튀기 아저씨다. 그의 가게 앞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 예전에는 뻥튀기 아저씨가 쌀과 강냉이를 펑 튀겨 낼 때면 유난히 큰 소리에 아이들은 귀까지 막아가며 구경하곤 했었다.

변변한 먹을거리가 없었던 그 시절에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뻥튀기가 최고 인기였다. 사카린 한 스푼을 넣어 튀겨낸 고소한 강냉이와 쌀 튀밥의 달콤한 맛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추억의 뻥튀기 아저씨다.
 추억의 뻥튀기 아저씨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광양 5일장은 사람들로 활기가 넘친다.
 광양 5일장은 사람들로 활기가 넘친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대장장이가 쇠를 불에 달군 후 해머로 두드려 농기구를 만든다.
 대장장이가 쇠를 불에 달군 후 해머로 두드려 농기구를 만든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세상은 세월 따라 변한다. 아이들의 주전부리 음식 또한 세월 따라 실로 몰라보게 변했다. 피자와 치킨에 이어 초콜릿, 아이스크림, 다양한 과자 등이 넘쳐난다. 하지만 뻥튀기의 인기는 여전하다. 뻥튀기 기계에 튀겨내는 농산물의 변화가 있을 뿐 아직도 장날이면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고 있다. 쌀과 강냉이, 말린 떡국 떡을 주로 튀겨먹었던 예전에 비해 요즘은 검정콩과 밤까지 튀겨낸다. 치커리와 보리 등 물을 끓여 먹을 때 사용하는 보조식품도 보인다.

군밤 뻥튀기는 보는 것만으로도 미각을 자극한다. 튼실한 알밤에 칼집을 넣어 튀겨낸 군밤 뻥튀기의 맛은 어떨까. 그 구수한 향기에 사람들이 몰려든다. 한 아저씨가 군밤 뻥튀기 하나를 들고 맛을 본다. 다음 장날에 밤 한 됫박 사서 군밤 뻥튀기하러 광양 5일장을 다시 찾아야 할까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뻥튀기, #군밤, #맛있는 밥상, #광양 5일장, #맛돌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