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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브레이크를 자주 쓰는 게 차량 내구성에 좋을까 나쁠까.(사진은 차량의 관성을 이용하여 운행하는 게 친환경 운전방법이라고 알려주는 현대엠엔소프트 공식블로그)
 엔진브레이크를 자주 쓰는 게 차량 내구성에 좋을까 나쁠까.(사진은 차량의 관성을 이용하여 운행하는 게 친환경 운전방법이라고 알려주는 현대엠엔소프트 공식블로그)
ⓒ 혐대엠엔소프트공식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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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운전 시 가급적 발브레이크에만 의존하기보단, 엔진브레이크도 적절히 사용하는 게 안전하고 좋은 운전습관이라고 배웠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교통 흐름을 읽다가 엔진브레이크로 속도를 조절하는 습관을 갖게 됐습니다. 굳이 따져보면 도로에서의 발브레이크와 엔진브레이크의 비율이 90:10은 되는 듯합니다.

인터넷에서도 엔진브레이크(주행 중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놓았을 때 엔진과 변속기에 의해 작동되는 브레이크 - 두산백과 참고)를 쓰는 게 차에 부담을 주는 건 아닌지 논쟁이 뜨거운데요. 과연 엔진브레이크를 쓰면 엔진에 무리가 갈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현대차 고소 사건'으로 유명세를 타신 대한민국 자동차정비 명장 1호 박병일 명장님께 조언을 구했습니다.

결론은? 엔진브레이크를 사용하는 것은 엔진이나 미션 부품의 소모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차량 내구성에도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답니다.

저는 10년, 20년 엔진브레이크를 자주 사용하다 보면 엔진이나 미션 부품 등에 피로도가 누적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엔진브레이크를 사용하면 rpm이 치솟죠. 바꿔 말하면 상식적으로 엔진 회전수가 급격하게 빨라지는 만큼, 피스톤 운동이 활발히 일어나면서 엔진에 마찰이 일어나고 관련 부품들의 소모도 또한 빨라질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박병일 명장님께서는 사람들 생각과는 달리 실제론 그렇진 않다고 말씀하십니다. 왜일까요? 엔진브레이크 시 엔진이나 구동 부품 전체에 가해지는 힘이 엔진을 가속할 때 가해지는 힘보다 훨씬 약하기 때문입니다.

엔진 브레이크 시 대부분의 차량은 연료 공급을 일시 중단합니다. 엔진의 폭발로 얻어진 힘이 엔진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바퀴가 엔진을 돌리는 상태로 전환되는 거죠.

정리하면, 엔진브레이크가 억지로 회전하는 엔진을 잡아끄는 것처럼 느껴져도 실은 차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엔진이 돌아가는 것처럼 설계상 허용이 가능한 운동으로써 차량 내구성과는 크게 상관이 없다는 논리입니다.

참고로 명장님께서는 특히 5단에서 4단, 4단에서 3단으로 기어를 내리며 엔진브레이크를 사용 시 엔진이나 미션에 부하가 걸린다는 논리대로라면, 1단에서 2단, 2단에서 3단으로 기어를 올릴 때에도 엔진이나 미션에 똑같이 부하가 걸려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시더군요.

일반적인 엔진이나 미션 수명에 비춰볼 때, 엔진브레이크시 생기는 마찰, 진동, 부품의 소모, 마모도 등 발생하는 모든 영향력들이 너무나 미비해서 굳이 따질 필요가 없다는 거죠.

사실 엔진브레이크를 과도하게 쓰다가 타이밍벨트가 끊어진 사례도 있다 들었습니다만, 이는 자동차 기술이 부족하던 1990년대에나 해당되던 일입니다.

1990년대에는 엔진 수명을 고작 2년에 3만킬로 4년에 5만 킬로 정도로 짧게 보증을 해줬는데, 요새는 5년에 10만킬로는 보증해주지 않습니까? 요즘은 엔진이나 차량 내구성이 전반적으로 좋아졌기 때문에, 엔진브레이크를 자주 사용한다는 이유로 차량에 안 좋은 영향이 가해지진 않습니다.

RPM 치솟는 건 짧은 순간, 실제는 차량 내구성에도 오히려 유익

엔진브레이크라는 건 엔진의 회전 속도를 줄이기 위해 사용되는 브레이크 기법입니다. rpm이 치솟는다고 차량에 무리가 간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rpm이 치솟는 건 몇 초 밖에 안 되는 짧은 순간일 뿐이고 그 뒤로는 차량의 속도와 rpm이 부드럽게 줄어들죠.

발브레이크가 혼자 감당해야 하는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보조 브레이크로서, 평상시에도 적절히 엔진브레이크를 사용하는 운전습관을 들이는 게 차량 내구성에도 오히려 유익하다는 이야깁니다.

더군다나 요즘 모든 오토차량에는 엔진보호 프로그램이 있어서 말도 안 되는 상황, 이를 테면 막 가속을 하다가 갑자기 엔진브레이크를 건다고 해도 레드존까지 rpm이 치솟거나 하진 않습니다.

한마디로, 정말 작정하고 기어를 한꺼번에 2~3단씩 건너뛰며 내리는 등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연출하는 게 아니라면 엔진에 무리를 주려고 해도 줄 수 없다는 겁니다.

그런데도 엔진브레이크를 쓰는 게 왜 차량 내구성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느껴질까요? 엔진브레이크를 사용하면 순간 rpm이 치솟으면서 차에 부하가 걸리는 듯한 상태가 되는데, 이 현상 때문에 심리적으로 차에 무리가 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내리막 구간이 많은 강원도 산간에서야 엔진브레이크를 사용해야겠죠. 하지만 평시 운전할 때도 가끔 엔진브레이크를 사용해야 할 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차에 부담을 준다며 엔진브레이크를 일절 사용하지 않는 운전자들이 많습니다.

적절한 엔진브레이크의 사용은 자신과 타인의 안전운전에 큰 도움이 됩니다. 단속적인 발브레이크 사용을 줄여 제동 스트레스도 낮출 수 있구요. 가속, 감속이 반복되는 차량 흐름도 적절히 제어할 수 있습니다. 패드나 브레이크 액의 교환 주기도 늘어나고, 연비절감에도 도움을 줍니다. 부드러운 감속으로 후방 차량의 스트레스 또한 줄여줍니다.

자주 사용한다고 차량에 무리가 가거나 고장이 나진 않는다 하니, 안전운전을 위해 적절히 엔진브레이크를 사용합시다.

덧붙이는 글 | 기계와 차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엔진브레이크 사용에 대한 오해를 스스로 풀고 싶었습니다. 박병일 명장님께 연락을 드렸고, 엔진브레이크 사용 논란에 대해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저 스스로가 차량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엔진브레이크의 원리, 차량 부품, 기계공학적인 전문 용어 등을 다루는 대신 박병일 명장님의 말씀을 그대로 기사화시켰습니다. 부디 많은 운전자들이 엔진브레이크 사용에 대한 오해를 풀고, 안전운전 하셨으면 합니다.



태그:#엔진브레이크, #자동차, #브레이크, #무리, #내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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