젝스키스가 16년 만에 앨범을 발매했다. 1990년대 활동 당시의 히트곡 10곡을 새롭게 편곡한 <2016 Re-ALBUM>이다. 앨범명이 단순한 것 같으면서도 그 안에 여러 감정과 뉘앙스를 품고 있다. 단지 '앨범'이란 단어 앞에 'Re'를 붙였고 더 앞에는 2016이란 숫자가 있다. 젝스키스는 그 시절의 노래들을, 다시, 2016년에 새롭게 발매하는 것으로 팬들에 돌아오는 자신들만의 의식을 치렀다. 지난 1일 오후 서울 합정동 YG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열린 젝스키스 인터뷰에 다녀왔다.

'지금' 아니면 못 낼 앨범, 길게 내다보다

 젝스키스가 지난 1일 오후 서울 마포구 YG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젝스키스(은지원, 장수원, 강성훈, 이재진, 김재덕)는 이날 '커플'을 비롯해 히트곡 10곡을 리메이크한 앨범 <2016 Re-ALBUM>을 발표했다.

젝스키스가 지난 1일 오후 서울 마포구 YG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 YG엔터테인먼트


"리메이크 앨범을 내는 시점이 시기상으로 지금 가장 적당하지 않나 생각했어요. 몇 년 후에 내면 그것도 이상하잖아요." (장수원)

신곡 없이 너무 추억에 기댄 앨범 아니냐는 날카로운 지적에 장수원이 '시기'를 말했다. 다른 멤버들이 부연설명했다. 강성훈은 "어떤 결과물을 내더라도 항상 호불호는 있고, 명확한 해답은 없다"면서 "다만 연말이니 팬들을 위해 이 앨범을 준비했고, 신년에 새로운 신곡이 나온다"고 알렸다. 내년이 젝스키스가 20주년을 맞기 때문에 2017년에 신곡을 발표할 계획이다. 새 노래로 콘서트도 열 예정이라, 개별 방송활동을 자제하고 젝스키스로서 신곡과 콘서트 준비에 집중할 예정이다.

젝스키스는 길게 내다보고 있었다. 은지원은 "예전에는 아이돌이 '반짝 스타'였다면 이제는 장수하는 아이돌이 많다"며 10년 넘게 장수하고 있는 빅뱅을 예로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발매한 <리앨범>은 '과거와 현재의 접점'이라고 볼 수 있다. 즉, 긴 미래를 위한 준비 운동, 혹은 호흡 가다듬기 정도로 볼 수 있다. 은지원은 "다시 사랑 받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팬들과의 접점을 만드는, 연결고리 같은 앨범이 됐으면 싶다"고 했다. 그는 음악적인 해석도 덧붙였다.

"저희 시대는 코드가 8개는 들어갔는데 요즘은 후크송이 많아져서 코드를 4개 이상 쓰는 노래가 많이 없어요. 이번 앨범은 '리믹스'가 아니거든요. 새로운 해석으로 새로운 편곡을 한 거라서 익숙한데도 마치 새로운 노래를 녹음하는 느낌이었어요." (은지원)

젝스키스가 느끼는 격세지감

 젝스키스가 지난 1일 오후 서울 마포구 YG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젝스키스(은지원, 장수원, 강성훈, 이재진, 김재덕)는 이날 '커플'을 비롯해 히트곡 10곡을 리메이크한 앨범 <2016 Re-ALBUM>을 발표했다.

젝스키스(은지원, 장수원, 강성훈, 이재진, 김재덕)는 '커플'을 비롯해 히트곡 10곡을 리메이크한 앨범 <2016 Re-ALBUM>을 발표했다. ⓒ YG엔터테인먼트


"후배 가수들이 대기실 와서 인사해주니 기분이 좋더라고요.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선배는 선배인데 저희가 신인 같고... 어색하고..." (강성훈)

"멤버들 다들 어색한데 겉으로 티 안내려고 하는 것 같았어요." (김재덕)

젝스키스는 최근 음악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그야말로 격세지감을 느꼈다. 은지원은 특유의 솔직한 화법으로 말했다. "저희는 '음원 세대'가 아니라 (노래를) 불법다운 하던 세대인데, 음원 시상식에 저희가 참석한 것 자체가 어색하면서도 너무 신기했어요." 이 한마디에 가요계의 변화가 파노라마처럼 담겨 있었다.

바뀐 팬문화에도 젝스키스는 부지런히 적응 중이었다. "저희 때는 풍선과 우비였는데, 이제는 응원봉으로 바뀌었어요." 김재덕은 "팬들을 만나면 이야기도 나누고 싶은데 요즘은 멀리서 사진을 찍거나 바라만 보는 문화로 바뀐 것 같다"며 아쉬운 얼굴을 했다. 이재진은 "예전 팬은 공개방송이나 기획사에 오셨는데, 요즘은 이런 곳에 와도 못 본다는 것을 아는 것 같다"며 "그래서 요즘 팬분들은 SNS를 통해 끊임없이 소통하려 하는 것 같다"고 예리한 분석을 내놓았다. 강성훈은 "무대에 서면 예전엔 환호를 많이 해주셨는데, 요즘 객석을 보면 핸드폰으로 찍는 데 집중하시더라" 말했다.

녹음실 분위기도 예전과는 천지차이다. 강성훈은 "예전에는 녹음실 갈 때면 장이 꼬일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이제는 녹음실 가는 길이 너무 즐겁다"고 했다.

"예전엔 작곡가님이 '이렇게 해' 하고 시키시면 그대로 따랐고 혼도 많이 났는데 이제는 저희에게 맞춰주시고 존중해주세요. 특히 타블로는 립서비스가 좋기 때문에 부스 안에 들어가서 노래를 하면 칭찬을 많이 해줘요. 그래서 더욱 즐거운 분위기에서 녹음했어요." (강성훈)

 젝스키스가 지난 1일 오후 서울 마포구 YG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젝스키스(은지원, 장수원, 강성훈, 이재진, 김재덕)는 이날 '커플'을 비롯해 히트곡 10곡을 리메이크한 앨범 <2016 Re-ALBUM>을 발표했다.

은지원 ⓒ YG엔터테인먼트


녹음장비와 기술의 발달도 다시 돌아온 이들을 놀라게 했다. 은지원은 "예전에는 한 번에 녹음했는데 지금은 편집기술이 잘 돼 있어서 쉬워졌다"고 했고 이재진은 "그땐 멤버들 전원이 모여서 차례대로 기다려서 녹음했는데 지금은 자기 파트를 부르고 가면 되니까 기다릴 필요가 없다"며 비슷한 감상을 전했다.

끝으로 멤버였던 고지용에 대한 질문에도 답했다. 젝스키스 활동을 하지 않고 KBS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 예정인 고지용에게 섭섭한 마음은 없는지. 이에 은지원은 "기사로 지용이 소식을 접했을 때 '어? 진짜 이걸 한대?' 이랬어요. 처음엔 좀 섭섭했는데 알고보니 <슈퍼맨이 돌아왔다> 녹화가 정말 주말에만 딱 있더라고요. 회사원으로서 평일에 회사 다니고 주말에 하는 건데 서운할 거 하나도 없겠더라고요." 이어 장수원은 "(지용과) 연락을 안 하는 건 아닌데 그 친구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서 일적인 이야기는 안 한다"고 했다. 젝스키스 멤버들은 분명 예전보다 성숙해져 있었다.

 젝스키스가 지난 1일 오후 서울 마포구 YG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젝스키스(은지원, 장수원, 강성훈, 이재진, 김재덕)는 이날 '커플'을 비롯해 히트곡 10곡을 리메이크한 앨범 <2016 Re-ALBUM>을 발표했다.

장수원 ⓒ YG엔터테인먼트


 젝스키스가 지난 1일 오후 서울 마포구 YG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젝스키스(은지원, 장수원, 강성훈, 이재진, 김재덕)는 이날 '커플'을 비롯해 히트곡 10곡을 리메이크한 앨범 <2016 Re-ALBUM>을 발표했다.

젝스키스는 내년에 신곡을 발표하고 새 노래로 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 YG엔터테인먼트



젝스키스 커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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