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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복 인천시장이 새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임명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현재 수장인 정대유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차장이 14일 오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이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글을 보면, 인천경제청은 개발이익 환수에 애를 먹고 있고, 자신은 안팎으로 외압을 느끼고 있으며, 심지어 언론과 사정기관, 시민단체는 업자들과 놀아나고 있어, 진퇴양난이라는 내용이다. 정 차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렇게 남겼다.

"지방공무원 하기 장난 아니다. 국가공무원에서 전직한 것이 요즘에 와서 점점 후회막급이다. 개발업자들은 얼마나 쳐드셔야 만족할 런지? 또 현재 자리에서 잘리게 생겼다. 아이들이 4명이라 형편상 명퇴도 어렵고…. 내부 고발자도 못되는 비겁한 사람이 되기는 알량한 자존심이 켕기고…. 언론? 사정기관? 심지어 시민단체라는 족속들까지 한통속으로 업자들과 놀아나니, 아뿔싸! 진퇴양난이다. 신세가 처량함을 누굴 원망하겠는가? 모두 나의 복일진데."

인천경제청 차장은 인천시에서 5명밖에 안 되는 2급 공무원이다. 게다가 인천경제청 새 청장이 아직 임용되지 않아, 사실상 조직의 수장이다. 이런 최고위 공무원이 작심하고 인천경제청 내부 상황을 폭로한 것이다.

이는 인천경제청이 송도 개발이익 환수를 위해 칼을 빼들었지만, 안팎 상황은 녹록지 않고 특히 언론과 사정기관 등이 개발업자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고 폭로한 것이라,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아울러 유정복 시장의 인사와 맞물리며 파문은 더욱 커질 모양새다. 정대유 차장은 올해 2월 인천경제청에 부임했고, 8월 초에 정 차장보다 나이가 어리고 행정고시 기수가 낮은 사람이 새 청장으로 내정됐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정 차장이 직시한 각종 송도 개발 사업의 의혹과 이를 개선하려는 데 따르는 안팎의 어려움, 여기다 유 시장의 인사에 불만까지 겹쳐 이 같은 글을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송도 개발이익 환수 어려움' 토로로 풀이돼

인천경제청은 송도 개발이익 환수를 위해 지난해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 게일사-포스코 합작)사업 일부를 실사했고, 올해 송도랜드마크시티(SLC: 현대-포트만 컨소시엄)사업 실사를 위한 용역을 발주했으며, 최근 6, 8공구 우선 협상대상자인 대상-포스코 컨소시엄 쪽에 '실사를 통한 정산을 거부할 경우 시행자 지위를 취소할 수 있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경제청은 그동안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와 송도랜드마크시티에 송도 개발을 맡겼다. 하지만 개발이익이 제대로 환수되지 않고 있다고 판단해 '실사를 통한 정산'을 명토 박으려했다.

인천경제청은 개발 사업을 완료한 뒤에 수익을 분석할 경우 분석 프로젝트가 혼재돼있어 사업비 분석이 복잡하고, 또 사업 종료 후 정산할 경우 중간에 수익률(협약에서 정함) 초과여부를 확인하지 못하는 만큼, 사업 프로젝트마다 정산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SLC나 NSIC 등은 사업 결과를 정확하기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업 완료 후 정산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인천경체청 입장에선 개발이익 환수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다.

아트센터인천 건설 사업을 보더라도, 인천경제청은 지난해 사업비 정산을 위해 실사 용역을 발주했지만,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이 NSIC에 일부 자료(아트센터 건설비) 제출을 거부해, 준공이 늦어지고 있다.

이처럼 개발이익 환수 의지를 밝혔지만, 청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사실상 조직의 수장인 차장이 조직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송도 개발 특별 감사와 수사 시급"

정 차장이 올린 글을 보면, 그는 개발업자의 욕심을 지적하면서 "또 현재 자리에서 잘리게 생겼다" "내부고발자도 못되는 비겁한 사람이 되기(에)는 알량한 자존심이 켕기고" "언론? 사정기관? 심지어 시민단체라는 족속들까지 한 통속으로 업자들과 놀아나니" "진퇴양난"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제대로 정산되지 않고 있는 송도 개발사업의 각종 의혹의 내막을 정 차장이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지만 내부고발을 망설이고 있고, 언론과 사정기관, 시민단체 등이 개발업자 이익을 대변하고 있어, 어려움에 처해있다고 호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사인천>은 장 차장이 글을 올린 배경과 이유를 확인하고자 15일 오전 정 차장과 통화를 시도했으나 할 수 없었고, 장 차장은 오전 9시 35분께 "죄송합니다. 취재에 응해드릴 수 없는 사정을 이해 바랍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광호 인천평화복지연대 사무처장은 "인천경제청 사실상 수장이 어려움을 호소할 만큼, 시와 인천경제청 내부에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있는 것 같다. 특히 '언론과 사정기관, 시민단체 등이 개발업자와 한통속'이라고 폭로한 것을 볼 때, 이는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다. 송도 개발사업 특별 감사와 수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인천시,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 #인천경제청, #시사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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