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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학교 게릴라 가드닝 동아리 쿨라워에서 진행한 밤 게릴라 가드닝 활동사진. 전날 밤 버려진 일회용 컵을 화분으로 재활용하여 공중전화 부스를 화사하게 밝혔다.
▲ 공중전화 부스에 놓인 메리골드 건국대학교 게릴라 가드닝 동아리 쿨라워에서 진행한 밤 게릴라 가드닝 활동사진. 전날 밤 버려진 일회용 컵을 화분으로 재활용하여 공중전화 부스를 화사하게 밝혔다.
ⓒ 건국대 게릴라 가드닝 동아리 쿨라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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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일은 게릴라 가드닝 데이(Guerrilla Gardening Day)

5월 1일은 국제적인 게릴라 가드닝의 날이다. 2007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13년을 맞은 게릴라가드닝데이는 세계의 게릴라 가드너들에게 상징적인 날이다.

게릴라 가드닝이란 기습적으로 공격을 가하는 소규모의 비정규 부대를 뜻하는 게릴라(Guerrilla)라는 단어와 정원을 관리한다는 뜻의 가드닝(Gardening) 두 단어의 합성어로, 버려진 땅을 꽃으로 가꿔 땅의 주인과 해당 공간을 공유하는 사람들에게 땅의 올바른 관리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는 것이다. 이 활동의 주체가 되는 게릴라 가드너는 총 대신 꽃을 들고 싸우는 사람들이다.

특히 해바라기는 게릴라 가드닝을 상징하는 꽃으로 게릴라 가드닝 데이엔 주로 버려진 땅에 해바라기를 심는다. 하지만 건물로 가득한 도심 한가운데서 당장 자투리땅을 찾기란 쉽지 않다. 또한 펜을 잡느라 혹은 건물 안에 묶여있느라 흙을 만져본 지 오래 된 도시인들에게는 삽을 잡고 땅을 파 꽃을 심는 일은 어색하기만 하다. 

어려운 게릴라 가드닝은 NO,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

국내에도 꾸준히 게릴라 가드닝을 진행하는 단체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건국대학교 동아리 "KU:Flower"(이하 쿨라워)는 꾸준히 게릴라가드닝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쿨라워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재된 밤 게릴라 가드닝 활동사진들
▲ 꽃튀 작전을 준비중인 게릴라가드너들 쿨라워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재된 밤 게릴라 가드닝 활동사진들
ⓒ 쿨라워 페이스북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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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시민들도 누구나 게릴라 가드너가 될 수 있다. 쿨라워에서 진행한 밤 게릴라 가드닝 활동이 좋은 모델이다. 해당 활동은 저녁에 미리 일회용 컵을 재활용하여 화분으로 만들고 꽃을 심은 후 다음날 새벽에 교정과 학교 근처에 꽃을 놓고 다니는 활동으로 학생들 사이에서 일명 "꽃튀"(꽃을 놓고 도망가기)라고 불리운다.

이렇게 도심 곳곳에 놓인 꽃들은 새로운 주인들을 기다린다. 일회용 컵에는 자신을 데려가 키워 달라는 귀여운 문구들이 적혀있다. 이 꽃들이 누군가의 집으로 입양되면 그들의 공간을 푸르게 만든다. 버려진 땅을 꽃으로 꾸미는 것에서 더 나아가 도심과 가정을 푸르게 만드는 활동으로 발전한 것이다. 이렇게 새벽에 놓인 꽃들은 학생들의 수업이 시작하기도 전에 새로운 주인을 찾아 떠나갔다는 후문이다.

나만의 게릴라 가드닝 화분 만들기

그렇다면 우리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 화분을 직접 만들어 게릴라 가드너가 되어보자!
 
커피를 마시고 씻어둔 플라스틱컵을 화분으로 재활용하여 어디서나 잘 자라는 스투키를 심어주었다. 잊지않고 입양 문구도 적었다.
▲ 직접 만들어본 화분 커피를 마시고 씻어둔 플라스틱컵을 화분으로 재활용하여 어디서나 잘 자라는 스투키를 심어주었다. 잊지않고 입양 문구도 적었다.
ⓒ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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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마시고 남은 일회용 컵과 작은 식물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게릴라 가드너가 될 수 있다. 화분을 만드는 방법 또한 어렵지 않다.

1. 깨끗이 씻은 일회용 플라스틱컵 바닥에 여러 개의 구멍을 만든다.
 
일회용 컵이 생각보다 연약하기 때문에 안전에 유의하며 불에 달군 송곳으로 배수구를 만들어준다. 화상과 찰과상에 꼭 주의하여야 한다.
▲ 플라스틱 일회용컵 밑바닥에 구멍을 만든다. 일회용 컵이 생각보다 연약하기 때문에 안전에 유의하며 불에 달군 송곳으로 배수구를 만들어준다. 화상과 찰과상에 꼭 주의하여야 한다.
ⓒ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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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화분에서 물이 빠질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작업으로 식물이 잘 살아갈 수 있는 흙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한다.

식물이 잘 자라는 흙의 상태는 일반적으로 고상:액상:기상이 50:25:25의 비율로 존재해야 한다. 즉, 토양입자(고체)와 물(액체), 공기(기체)가 2:1:1의 비율을 이뤄야 식물의 뿌리가 상하지 않고 잘 살아갈 수 있다. 보통 우리는 보이는 부분만 공기와 만나면 된다고 생각한다. 잎사귀가 공기 중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식물의 모든 세포는 호흡을 해야 하기 때문에 뿌리 또한 공기, 즉 산소가 있어야 숨을 쉴 수 있다.

만약 우리가 플라스틱 컵에 구멍을 만들어 주지 않는다면 뿌리가 호흡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산소가 부족한 흙은 심하게 환원되어 유해물질을 생성하고 뿌리를 공격한다.

2. 화분 바닥에 흙을 깔아주고 식물을 옮겨 담는다.
 
화분에서 식물을 무작정 뽑으면 뿌리가 끊긴다. 화분을 잘 비틀어주어 흙과 화분이 분리되게 만들면 훨씬 편하게 식물을 옮길 수 있다.
▲ 화분을 돌려가며 살살 눌러준다 화분에서 식물을 무작정 뽑으면 뿌리가 끊긴다. 화분을 잘 비틀어주어 흙과 화분이 분리되게 만들면 훨씬 편하게 식물을 옮길 수 있다.
ⓒ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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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식물이 담겨 있던 화분을 손으로 주무르면 담겨있는 흙과 화분이 쉽게 분리된다. 식물을 머리 묶듯이 움켜 쥐고 화분과 분리하면 줄기와 뿌리가 이별하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

식물을 옮겨 심을 때는 식물이 수직으로 잘 설 수 있도록 주의하며 담아준다. 또한 물을 줄 때 다 넘치지 않도록 화분에 뿌리 위로 흙을 덮은 후에도 1~2cm의 여유가 있게 식물 뿌리를 넣어 주면 좋다.

3. 빈 공간과 뿌리 위를 흙으로 덮어준다.
 
살짝만 눌러도 흙이 쑥 들어간다면 공기가 너무 많은 상태이다. 흙을 잘 다져주어 좋은 토양환경을 만들어준다
▲ 흙을 잘 다져준다 살짝만 눌러도 흙이 쑥 들어간다면 공기가 너무 많은 상태이다. 흙을 잘 다져주어 좋은 토양환경을 만들어준다
ⓒ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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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분을 조금 더 큰곳으로 옮겼다면 뿌리 주위로도 공간이 남을 것이다. 빈 공간에 흙을 잘 채워주고 뿌리도 흙으로 모두 가려준다. 이때 흙을 손으로 살살 눌러주면 흙이 밑으로 많이 눌리는데 흙에 공기의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토양 입자 사이의 공간을 공극이라고 하는데 이런 공극이 너무 크면 물이 붙잡혀 있기 어렵다. 그러므로 흙을 잘 다져주어 공극을 적당한 크기로 만들어주면 더욱더 식물이 자라기가 좋은 환경이 된다.

총 대신 화분을 들고 싸우는 나는 게릴라 가드너입니다

이렇게 화분을 만들었다면 늦은밤 혹은 해가 뜨기 전의 새벽 밖으로 나가 화분을 놓을 공간을 물색해 보자. 좁은 골목 안에 어떤 계단도 좋고, 큰길에 즐비한 상가의 우편함 위도 좋다. 땀을 뻘뻘 흘리며 깊게 흙을 파지도 않고,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게 많은 꽃을 살 필요도 없다. 버려진 컵과 작은 꽃, 파란 식물을 담은 화분 하나면 우리도 오늘 게릴라 가드너가 될 수 있다.
 
밤에 나가 아무도 모르게 화분을 두고 왔다. 오늘도 게릴라가드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 나는야 게릴라가드너 밤에 나가 아무도 모르게 화분을 두고 왔다. 오늘도 게릴라가드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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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게릴라가드닝, #가드닝, #게릴라가드닝데이, #화분만들기, #스투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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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릴라 가드너 , 2019 글로벌에코리더 에코멘토,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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