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오리지널 예능 <제로섬 게임> 고동완 PD 인터뷰 이미지

ⓒ 티빙/로네뜨


"(유튜브와 달리 티빙은) 댓글이 있는 플랫폼이 아니라서, 반응을 보기 쉽지 않다. 물론 사람이라 좋은 댓글을 보고 싶지만 안 좋은 비평도 원한다. 그 부분을 수정해서 반영할 수 있으니, 많은 피드백 부탁드린다."

유튜브 웹 예능 <워크맨> <네고왕> <로또왕> 등을 성공으로 이끌었던 고동완 PD가 처음으로 도전한 롱폼 예능 <제로섬 게임>으로 돌아왔다. 14일 오전 온라인 화상 인터뷰로 고동완 PD를 만났다.

지난 1일부터 매주 금요일 공개되는 티빙 오리지널 예능 <제로섬 게임>은 거액의 상금을 사수하기 위해 10명의 참가자들이 몸무게를 두고 펼치는 서바이벌 심리 게임 프로그램이다. 코미디언부터 유튜버, 안무가, 아나운서, 헬스 트레이너, 아이돌, 배우, UFC 파이터에 이르기까지 몸무게도 다르고 개성도 각기 다른 출연자들은 일주일 동안 찜질방에서 합숙을 하며 몸무게를 변동 없이 지켜야만 이기는 서바이벌 게임을 벌인다. 

tvN <더 지니어스> 시리즈, <더 소사이어티>, MBC <피의 게임> 등 참가자들이 상금을 놓고 심리게임을 벌이는 포맷은 최근 몇 년간 예능계에서 탄탄하게 마니아층을 쌓고 있는 장르다. 그러나 몸무게를 소재로 한 심리 게임은 이번 <제로섬 게임>이 국내 최초라고 볼 수 있다. 고동완 PD는 처음부터 몸무게를 떠올린 건 아니었다고 고백했다. 오히려 '찜질방'이라는 배경에 주목했다고.
 
"작년 12월부터 프로그램을 기획하기 시작했다. 그땐 찜질방에서 연애 프로그램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먼저 했다. 찜질방이 예능적 요소로서 좋아보였다. 합숙하면서 생활하기에도 (필요한) 모든 게 다 있어서 재미있겠다 싶더라. 그러다가 심리 게임은 많았는데 그동안 안 했던 소재는 뭐가 있을까 생각 끝에 '몸무게'라는 소재를 떠올렸다. 그리고 당초 기획은 유튜브 콘텐츠였다. 20분 분량의 숏폼 콘텐츠로 10회 가량을 계획했는데 좋은 기회로 티빙을 만나 규모가 커졌다."

상금을 노린 서바이벌이라는 점에서 <제로섬 게임>은 지난해 전 세계를 뒤흔들었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떠올리게 만든다. 특히 천장에 투명 유리로 된 커다란 통을 달아놓고 돈다발을 가득 넣어 상금을 보여주는 장면이나 상금 액수의 변동이 실시간으로 전광판에 나타나는 장면 등은 <오징어 게임>의 몇몇 장면과 겹쳐지기도 한다. 이에 대해 고 PD는 "<오징어 게임> 오마주가 맞다"고 털어놨다. 

"사실은 참가자들이 앉아 있는 테이블 밑에 돈다발을 배치하려고 했다. 테이블을 투 명 유리로 만들어서, 대화할 때 시선을 돈에다가 두게 하려고 했다. 사람의 시선은 당연하게 아래로 갈테니까, 참가자들에게 돈이 계속 보이게 해서 상금을 갖고 싶은 욕망을 끌어내려고 했지. 그런데 현장에 막상 가보니까 구조상 불가능했다. 고민을 하다가 돈을 위로 올렸다. 그러니까 <오징어 게임>이랑 똑같이 하게 되더라."

<제로섬 게임>만의 또다른 특징은 상금을 제작진이 정하지 않는다는 것. 당초 제작진이 제시한 상금은 1억이었으나, 촬영 시작 직후 3시간 동안 10명의 참가자들이 몸무게를 늘리는 만큼 100g당 100만 원의 상금을 추가할 수 있다는 규칙이 있었다. 이를 통해 참가자들은 17kg을 증량했고 총 2억7천만 원의 상금으로 게임을 시작했다. 

고동완 PD는 당초 5억 원까지 상금을 높일 수 있도록 준비를 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제작진들이 미리 실험해본 결과도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며 "3시간 만에 얼마나 몸무게를 찌울 수 있는지 스태프들과 직접 해봤다. 배달음식을 엄청 많이 시켜서 잔뜩 먹고 다음날 얼마나 빠지는지까지 체크했다. 20kg를 넘기기가 쉽지 않더라. 제작진보다는 몸무게를 늘리고 빼는데 익숙하신 분들이니 좀 더 기대하긴 했다"고 말했다.
 
 티빙 오리지널 예능 <제로섬 게임> 고동완 PD 인터뷰 이미지

ⓒ 티빙/로네뜨

 
촬영기간 동안 참가자들은 하루 5번 몸무게를 측정하는데, 전체 참가자들의 총합 몸무게가 100g 오르거나 내릴 때마다 100만 원씩 상금이 차감된다. 하지만 참가자들은 자신의 몸무게를 알 수 없다. 전체 참가자들의 몸무게 총합만 알 수 있을 뿐이다. 누군가 많이 먹어서 몸무게를 찌우더라도 그만큼 살을 빼는 사람이 있다면 총합은 변하지 않는다.

팀 플레이가 아주 중요한 서바이벌처럼 보이지만 <제로섬 게임>에선 배신과 반전도 난무한다. 작품에서 입소할 때의 몸무게와 매일 측정하는 몸무게가 완전히 같은 참가자는 '유지어터'라고 불리며 새로운 혜택을 얻기 때문이다. 해당 참가자는 300만 원의 개인 상금과 탈락자 투표권 1장 중에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는데, 상금을 선택하면 그 금액만큼 전체 상금에서 빠지게 된다. 개인의 이익을 위해 전체를 희생하게 만드는 셈이다. 

고동완 PD는 "300만원이라는 금액도 고민의 결과였다. 100만 원과 500만 원 사이에서 어느 정도가 가장 (참가자를) 고민에 빠트릴까 생각했다. 상금이 너무 크면 돈만 선택할 것이고, 너무 적으면 투표권만 가져갈 것 같았다. 중간을 찾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지난 8일 공개된 4회에서는 유력 우승후보로 점쳐졌던 방송인 박서휘가 탈락해 모두를 충격에 빠트렸다. 그는 '유지어터'로서 추가 투표권도 3장이나 갖고 있었고 참가자들과 적극적으로 연맹을 결성하며 판을 주도하던 인물이었기 때문에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이기도 했다.

고 PD는 "녹화 전에 제작진들끼리 우승자를 맞추는 내기를 했다. 제가 찍은 후보가 박서휘씨였다. 이 정도면 말 다 한 것 아니겠나. 그만큼 아무도 예상 못했고 너무 아쉬운 결과였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고동완 PD는 남은 참가자들 중에서 유튜버 '과로사'에 주목해 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로사가 현재 판을 앞뒤로 조절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데, 앞으로도 그 전략이 계속될 수 있을지가 관전포인트다. 또 그의 대항마가 언제 나올지, 어떻게 상황이 바뀔지도 유심히 봐주시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15일 공개되는 "5, 6회에서 제작진이 짜놓은 게 이런 것이구나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시작"이라고 예고했다.

한편 <제로섬 게임>에 대해 가학적인 소재가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출연자들은 시간 안에 몸무게를 찌우기 위해 화장실도 가지 못하고 음식을 섭취하기도 하고, 몸무게를 빼기 위해 과도한 운동을 반복하기도 한다. 고동완 PD는 의료진이 현장에 상주하며 최대한 안전하게 촬영했다고 해명했다.

"저희는 현장에 음식과 물을 두고, 최대한 참가자 본인이 모든 걸 선택할 수 있게끔 하려고 했다. 살을 찌우는 것도 빼는 것도 모두 본인의 선택이다. 몸무게를 찌우거나 빼야 돈을 주는 게 아니라 유지에 맞춘 것도 그 때문이었다. 물론 건강은 당연히 체크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현장에 의료진을 두고 6시간 마다 하루에 두 번씩 참가자 전원의 건강을 체크했다. 출연진들은 모두 건강하게 촬영을 마쳤다."
제로섬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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