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0.12초 차이에 메달 색깔이 결정됐다. '새로운 빙속여제'로 주목받는 김민선(24·의정부시청)이 6차 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김민선은 18일(한국시간) 폴란드 토마슈프 마조비에츠키에서 열린 2022-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6차 대회 여자 500m 디비전A에 출전, 전체 2위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출전한 20명의 선수 중에서 유일하게 37초대로 경기를 마친 바네사 헤어초크(오스트리아·37초96)가 1위에 오르며 김민선의 올 시즌 월드컵 '전관왕' 도전은 무산됐다. 김민선은 월드컵 여자 500m 랭킹 포인트 1위를 지킨 것에 만족해야 했다.
 
 김민선이 월드컵 6차 대회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전관왕 달성에는 실패했어도 1~6차 대회 모두 '포디움'에 올랐다.

김민선이 월드컵 6차 대회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전관왕 달성에는 실패했어도 1~6차 대회 모두 '포디움'에 올랐다. ⓒ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지난주보다 0.18초 늦었던 김민선

유타 레이르담(네덜란드)과 8조에 배정된 김민선은 직전 대회에 이어 이번에도 인코스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첫 100m 구간을 10초49로 지났다. 5차 대회(10초53)보다 0.04초 빠른 기록이었다.

첫 번째 코너를 돈 이후에는 레이르담과의 격차를 벌리며 속도를 올렸다. 직선 구간을 지나 마지막 코너를 돈 김민선은 자신의 장점인 지구력을 발휘, 레이르담의 추격을 아슬아슬하게 따돌리고 먼저 결승선에 통과했다.

최종 기록은 38초08로 지난주(37초90)보다 기록이 좋지 않은 편이었다. 100%의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한 김민선의 표정에도 아쉬움이 묻어났다. 강행군으로 인한 피로 누적, 경기장 환경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였다.

이날 SBS스포츠에서 해설을 맡은 제갈성렬 의정부시청 감독은 "그동안 모든 대회에 나서면서 숨가쁘게 스케줄을 소화했다. 이제는 자신의 한계에 이르러서 정신적으로 대회를 해 나가고 있다"고 김민선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출발한 이후부터 도착할 때까지 레이스에 군더더기가 없었으나 체력적인 열세가 있었던 것 같다"고 김민선의 경기를 돌아봤다. 그러면서도 최선을 다한 김민선의 스케이팅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관왕 무산에도 성과는 충분한 시즌이었다

수년간 우여곡절이 많았던 김민선이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서는 허리 부상으로 여자 500m에서 16위에 그쳤다. 지난해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는 여자 500m 7위, 1500m 16위로 아쉬움을 삼켜야만 했다.

그러나 올 시즌이 되면서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월드컵 1차 대회를 기점으로 모든 대회서 금메달을 휩쓸었다. 특히 3차(36초97), 4차(36초96) 대회에서는 36초대에 진입하며 이상화가 보유하고 있는 세계신기록(36초36)에도 한 걸음 다가섰다.

월드컵뿐만 아니라 사대륙선수권대회, 동계유니버시아드, 동계체전 등 국내외 대회에 모두 출전해 이동거리가 많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지칠 수밖에 없었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고 했다.

올림픽에서 좋은 기억을 남기지 못했던 김민선은 이번 월드컵 시리즈를 통해서 자신감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선수들과의 레이스에서 자신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월드컵 전관왕을 놓친 것에 대해 전혀 아쉬워 할 필요가 없다.

월드컵 6차 대회가 끝난 이후에는 다음 달 3일부터 6일까지 진행될 세계선수권대회(네덜란드)를 준비한다. 역시나 관건은 체력 및 컨디션 관리다. 남은 대회서 모두 정상에 오르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냈던 김민선이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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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스케이팅 김민선 I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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