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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람 개혁신당 당선인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제22대 국회 의정 활동에 대한 포부를 밝히고 있다.
 천하람 개혁신당 당선인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제22대 국회 의정 활동에 대한 포부를 밝히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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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쉽게 안정적인 길을 택한 것 아닌가 스스로 반성을 많이 했다."

개혁신당 비례대표 후보 2번에 추천돼 국회에 입성하게 된 천하람 당선인. 정당 득표 약 8000표 차이로 겨우 당선증을 품에 안았다. 22대 총선 선거일 다음 날 점심 무렵까지 개표 방송을 보며 가슴을 졸여야 했던 이유다.

천 당선인은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그 순간을 회상하며 스스로 '각성'한 계기였다고 고백했다. "다들 죽을 거라 생각한 길을 간 이준석은 성공하고 천하람은 비례 2번을 받았는데도 떨어질 수 있다는 순간이었다"고. 그래서 그는 "더 도전하는 정치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둥글둥글하고 포용력 있다는 평가들도 있다. 바꿔 말하면, 민감한 주제를 다루는 경우가 적었기 때문에 나온 평가라고 볼 수 있다. 지금보다 호불호가 강하고 선명한 정치인이 되겠다."

천 당선인은 그래서인지 당선 이후 성인페스티벌 논란, 국민연금 개혁 등 소위 '표 떨어질' 주제들을 건드려왔다. 그는 설사 이런 발언과 행보로 표가 떨어질지라도 본인의 9살 아들을 생각하면서 '미래'에 더 천착하겠다고 했다.

그는 "지금의 10대가 맞닥뜨릴 미래의 대한민국은 정말 등골 부러질 세상일 것"이라며 "나중에 저희 아들이 컸을 때 '아, 우리 아빠가 내가 커서 월급의 35.6%를 국민연금에 낼 뻔한 걸 잘 막았구나' '덕분에 이민 안 가도 되겠다'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더 이상 '이준석의 연관검색어'가 아닌 '정치인 천하람'으로서 독립적인 빛을 발하겠단 포부도 드러냈다. 

"개혁신당이 이준석 1인 정당이라는 한계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라도, 제가 빠르게 성장해서 이준석과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4년 뒤, 전국적인 인물이 돼서 순천에서도 당선권에서 경쟁할 수 있을 정도의 정치인이 됐으면 한다."

다음은 일문일답.

"둥글둥글하다는 평가 자칫 독 될 수 있어...선명한 정치인 될 것"

- 개혁신당에서 비례 2번을 받았지만, 어렵게 당선됐다.

"더 도전하는 정치를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들 죽을 거라고 생각한 길을 간 이준석은 성공하고 천하람은 비례 2번을 받았는데도 떨어질 수 있겠다는 순간이 왔을 때, 너무 안정적인 길을 쉽게 택한 것 아닌지 스스로 반성을 많이 했다."

- 각성의 계기가 된 건가.

"맞다. 제가 비호감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둥글둥글하고 포용력이 있고, 좀 더 무게감이 있어 보인다는 평가들도 있다. 자칫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바꿔 말하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고 민감한 주제를 직접 다루는 경우가 적기 때문에 나오는 평가라고 볼 수도 있다. 천하람이라고 했을 때 딱 떠오르는 아젠다나 이미지가 없는 사람이 되면 곤란하다. 그래서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다. 지금보다 호불호가 강한 정치인, 조금 더 선명한 정치인이 되길 희망하는 이유다."

- 언젠가는 이준석이라는 정치인의 그늘에서 '독립'해야 할 텐데.

"제가 이준석 대표 덕을 본 게 많지만 그만큼 이준석 대표도 제 덕을 많이 봤다고 생각한다. 저희는 상부상조하고 윈윈(win-win)하는 관계다. 물론 서로가 가진 특성들은 굉장히 다르기 때문에, 제 정치적 체급이 지금의 이준석 대표만큼 커지면 자연스럽게 선의의 경쟁을 하게 될 거라고 본다. 개혁신당이 이준석 1인 정당이라는 한계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라도, 제가 빠르게 성장해서 이준석과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 개혁신당은 보수정당인가? 

"저는 보수정당이라는 표현을 쓰는 걸 굉장히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천하람, 이준석의 당이기도 하지만, 조응천, 이원욱, 양향자, 금태섭의 당이기도 하다. 저는 보수, 진보라는 단어에 집착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본다. 보수라고 하면 국민의힘 2중대, 진보라고 하면 더불어민주당 2중대가 되는 것이 현실이다. 저는 제가 한 표현이 가장 마음에 든다. 개혁신당은 '멸종 위기의 소신파 정당'이다. 그래서 진영 논리에서 자유롭고, 지역 구도에서 자유로운 몇 안 되는 정당이다. 가진 것이 없지만 그래서 어딘가 얽매이지도 않을 수 있다."

"윤석열 탄핵 국면, 외압과 은폐가 이유... 여유 부릴 때 아냐"
 
천하람 개혁신당 당선인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제22대 국회 의정 활동에 대한 포부를 밝히고 있다.
 천하람 개혁신당 당선인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제22대 국회 의정 활동에 대한 포부를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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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5·18 국립묘지를 다녀온 의미는 뭔가.

"솔직히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5·18 민주화운동이 진보진영의 전유물이라거나 보수진영은 다룰 수 없는 주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거기에 보수, 진보가 어딨나. 저희 세대는 1980년 5월 이후에 태어난 세대로, 5·18 민주화 운동이 1987년 직선제 개헌을 이끌어낸 아주 중요한 사건이라고 생각하며 늘 존중해왔다. 그런 생각의 바탕에서 방문한 것이다."

- 인상적인 건 유명 열사가 묻힌 구묘역이 아닌 '일반 시민'들의 묘역에만 참배했다는 것이다.

"전국의 도시에서 비상계엄이 전국 확대되는 것을 무기력하게 바라볼 때 당시 광주 시민 전체가 들고 일어났다. 시민 모두가 대한민국 민주화라는 톱니바퀴를 굴린 영웅이다. 근데 우리의 추모가 몇몇 분들에게 집중되는 면이 있다. 저희는 그래선 안 된다는 안타까움이 있었기 때문에, 모든 묘에 최대한 예를 갖춰서 참배를 한 것이다. 기존의 몇몇 열사 중심으로 5·18 민주화 운동을 소비하는 것에서 넘어가서 모든 광주 시민이 영웅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 그것이 저희는 민주당이 5·18 민주화 운동을 소비하는 것보다 한 단계 진일보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 최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얘기를 직접적으로 꺼내고 있다.

"탄핵을 당해도 이상하지 않은 지경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근데 당장 국민의힘이나 대통령실에 있는 분들은 정작 위기의식이 없는 것 같다. 탄핵이 반복되는 건 좋은 것이 아니다. 국제 사회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을 뭐라고 생각하겠나. 한 번은 어떻게 보면 한국 민주주의가 성숙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최근 대통령 3명 중 2명이 탄핵된다? 국제 사회에서 봤을 땐 우스운 일이다. 그래서 탄핵되지 않으려면 더 잘하라는 경고로, 직설적으로 말하는 것도 있다. 또 현실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 국면에 들어가기 직전 지지율이 20% 초반 정도였다. 통치력을 완전히 잃어버리기 직전의 지지율이란 말이다. 지금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그렇다. 그럼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여유 부릴 때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 탄핵 국면을 맞이한 이유를 뭐라고 생각하나.

"지금 민생, 물가 얘기도 나오는데, 저는 그게 결정적인 이유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윤 대통령이 경제 문제를 잘 해결하리라는 기대는 없었다고 본다. 결정적인 건 은폐와 외압이다. 우리 국민들은 권력을 이용해 자기편을 감싸거나 그걸 넘어서 특정 사건을 은폐하고, 진실을 찾으려는 사람들에게 외압을 행사하는 것에, 굉장히 민감하고 엄격하시다. 결국 채상병 특검에 찬성 여론이 높은 것도 그런 이유다. 우리가 딱 봐도 박정훈 대령은 빌런이 아닌데, 권력으로 빌런으로 만들려고 하는 거다. 그런 점에서 공정과 상식을 배반한 업보가 이미 많이 쌓였다고 생각한다. 사실 법적인 탄핵 전에 심정적 탄핵 상태에 다다른 상황이다. 은폐와 외압이 법적으로 명확하게 드러난다고 하면 굉장히 위험한 상황까지 갈 수 있다고 본다. 그런 상황까진 안 갔으면 한다."

"9살 아들이 아빠 덕분에 이민 안 가도 된다는 말 하도록"
 
천하람 개혁신당 당선인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제22대 국회 의정 활동에 대한 포부를 밝히고 있다.
 천하람 개혁신당 당선인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제22대 국회 의정 활동에 대한 포부를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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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대 국회에서 꼭 이루고 싶은 것은?

"10대한테 인기가 많은 정치인이었으면 좋겠다. 제가 최근 국민연금 이슈에 더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저희 아들이 9살이다. 곧 10대다. 지금의 10대가 맞닥뜨릴 미래의 대한민국은 정말 등골 부러질 세상일 거다. 그때를 대비해서 납득할 수 있을 만한 이야기를 하는 정치인이 거의 없다. 저는 나중에 저희 아들이 컸을 때 '아, 우리 아빠가 내가 커서 월급의 35.6%를 국민연금에 낼 뻔 한 걸 잘 막았구나' '덕분에 이민 안 가도 되겠다'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또 지금 대한민국은 이대로 가면 정말 멸망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늘 한다. 그래서 22대 국회 임기가 끝나면 저출산 문제 대응에 있어서 나름 변화를 마련한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

- 희망하는 상임위는?

"상임위는 경제 쪽에 집중하고 싶다. 이제는 법률가 출신 정치인이라는 것이 약간의 마이너스 요소가 있는 것 같다. 결국 미래를 열어가는 정치인의 역할을 좀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선 경제가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산자위, 정무위, 기재위 쪽을 생각하고 있다."

- 다음에 순천에 출마하나?

"일단 첫 2년은 지역구 생각을 안 하려고 한다. 지역구를 고르려고 하면, 성인페스티벌, 국민연금 같은 얘기를 못 한다. 가령, 국민연금 개혁 문제에서 가장 크게 반응하는 것이 기성세대라고 불리는 40~50대다. 그분들이 정치에 적극 참여하는 세대다. 제가 젊은 세대를 대변하려고 하는데, 다음 지역구 선거를 생각하면 자기 파괴적인 행위다. 하지만 그게 제 일이다. 그래서 초반에는 지역구 생각을 안 하고, 비례대표 초선으로서, 소신 있게, 재미있게 전국 단위 이슈를 거침없이 건드릴 수 있는 점을 적극 활용하려고 한다. 

4년 뒤의 목표는 전국적인 인물이 돼서 순천에서도 당선권에서 경쟁할 수 있을 정도의 정치인이 됐으면 한다. 그리고 나아가 우리 당이 호남에서 1당 경쟁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위세를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 하지만 막판에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해서 비례대표로 왔다. 그래서 앞으로도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 안 할 수는 없다. 그래서 확언은 하지 않겠다. 다만 제 입장에서 가장 원하는 것은 순천에서 당선되는 것이다."

태그:#천하람, #개혁신당, #당선인인터뷰, #국민연금개혁, #이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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