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서대
ⓒ 맛객
서대가 맛있는 철이다. 내 기억 속에 맛있는 서대회는 2년 전 전남 순천에서 먹었던 것이다. 순천 정보고등학교 삼거리에 있던 그 집은 깔끔한 현대식 건물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렇다고 허름한 집도 아닌 그냥저냥 오래된 집정도? 아니 전통이 느껴지는 분위기라고 해야 더 맞는 표현이다. 그렇다 치고.

영업이 끝날 무렵 들러서 극적으로 먹었던 그 맛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막걸리 식초를 넣고 매콤새콤 무쳐낸 서대회를 먹고 동동주와 입을 맞추니, 술은 음식 맛을 살리고 음식은 술 맛을 살려준다. 물론 그 맛이 전부는 아니다. 서대회 맛의 결정판은 지금부터다.

일정량을 먹은 다음에 밥을 넣고 비벼야 한다. 밑반찬으로 나왔던 싱거운 열무김치와 파스텔 톤 콩나물을 넣고 비벼 보시라∼ 거침없는 맛의 행진! 서로 10분간은 말없이 먹는 데만 열중하리라. 이 맛있는 서대회는 여수를 대표하는 음식 중의 하나이다. 서대회로 이름난 ㄱ식당이 여수에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ㄱ식당까지 맛보러 가자니 시간걱정 돈 걱정, 그렇다고 포기는 말라. 수도권에서도 서대회무침을 한다는 낭보를 접했다. 그곳이 어딘고 허니 부천 원미구청 옆에 있는 ㅈ식당이다. 이 집은 고흥에서 제철 해산물을 이틀에 한 번꼴로 직 배송해 파는 집이다.

고놈들의 명단을 살펴볼까? 새조개, 키조개, 짱뚱어, 매생이, 참꼬막, 전어, 주꾸미, 맛조개…. 이 정도만으로도 어떤 집인지는 감이 잡힌다.

맛객이 찾아간 그날 마침 당일 올라온 서대를 손질하고 있다. 한눈에 신선도에 뻑 간다. 2만원, 3만원에 팔지만 2인이라 2만원짜리로 주문. 언제나 그렇듯 참꼬막이 서비스로 나온다. 이놈을 볼 때마다 노량진에 있는 'ㅅ식당'이 생각난다. 그곳의 메뉴도 이곳과 비스무리하지만 참꼬막을 1만5천원이나 받아먹는 게 다르다. 인사동에 있는 ㅇ식당은 1만2천원이지만 양은 ㅅ식당의 1.5배 정도 많다. 그렇다 치고.

▲ 배추백김치
ⓒ 맛객
▲ 사진에서 숙성된 맛이 보이는 듯하다
ⓒ 맛객
본 요리가 나오기 전에 맛봐야 할 게 있다. 작년 김장철에 담근 백김치다. 그러니 숙성이 잘 됐으리란 짐작은 어렵지 않다. 우유처럼 뽀얀 국물을 한 숟가락 떠 맛을 보면 진국이 따로 없구나 싶다. 국수를 삶아 후루룩 먹고 싶도록 유혹하는 놈이다.

▲ 서대회 무침
ⓒ 맛객
▲ 소주. 맥주. 막걸리와 잘 어울린다
ⓒ 맛객
서대회 무침이 나왔다. 주꾸미나 전어처럼 철이 되면 언론의 조명을 받는 음식은 아니지만 그래서 이 맛을 아는 사람들만 먹는 서대회 무침이다. 물렁물렁한 멸치회무침과 달리 잘근잘근 씹히는 촉감, 여기에 새콤매콤 어우러지는 맛의 조화. 어느 누군들 한 번 맛보면 빠져들지 않을 수 없는 맛이다. 입맛 당기고 술 맛 당긴다.

▲ 서대회는 비벼서 먹으면 더욱 맛있다
ⓒ 맛객
▲ 이 맛! 아시겠어요?
ⓒ 맛객
어느 정도 먹었다면 앞서 얘기한 대로 밥을 비빌 차례다. 콩나물과 열무김치가 있다면 노래가 나오겠지만 없어도 걱정은 마시라. 대타가 있다. 이날은 미나리나물과 호박나물이 대역을 맡았다. 쓱싹∼쓱싹∼ 자, 서대회 무침에서 맛의 결정판! 비빔밥이 완성되었다. 꿀꺽! 침 한번 삼키고 한 숟가락 떠서 아∼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미디어다음, 유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업소정보는 http://blog.daum.net/cartoonist/10174578 에 있습니다.


태그:#서대, #서대회 무침, #전남 순천, #백김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