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제가 요즘 많은 분들 찾아다니고 만나는 모임이 있지만, 오늘같은 모임만 있으면 제가 매일 가겠습니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제가 간 어떤 장소보다도 환합니다. 한 자리에서 환히 비치는 '스타'분들 뵈니, 정말 반갑습니다. 보아, 동방신기, 박진영씨가 정동영을 지지하면 1000만표는 올 텐데요."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후보)


여야 대통령 후보들은 앞에 앉은 간담회 참석자들을 향해 무한한 애정을 과시했다. 26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언론재단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대선후보초청 문화산업정책' 간담회 자리에서다.


한 시간 반 정도의 시간차를 두고 각각 참석한 두 사람은 박상원·이문세·박진영·이수만·유열씨를 비롯해 아이돌 스타인 슈퍼주니어·동방신기 등을 앞에 두고 얼굴에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오후 3시 30분께 도착한 이 후보는 가수 보아씨가 있는 테이블로 가 "보아씨는 내가 가서 만나야지"라며 먼저 악수를 청했고, 오후 5시께 도착한 정 후보는 "보아씨 등이 저를 지지해주면 천만표는 올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대선주자들을 상대로 한 문화정책 간담회는 이번이 처음으로, 대한가수협회·서울연극협회·영화인회의·한국게임산업협회 등 11개 대중문화 관련 단체 주최로 열렸다. 주최 측은 여야에서 각 1명의 대표만 초대하기로 결정, 개인 일정에 따라 이 후보와 정 후보를 따로 만났다.


대선 후보들은 "스타들이 부러워"


대표적 한류스타이자, 국내외에서 대중의 큰 관심을 모으는 인기 연예인들에 대한 대선 주자들의 부러움은 그들의 발언에서 여과없이 드러났다.


간담회의 첫 번째 주자인 이 후보는 "오늘 같은 모임만 있으면 늘 오겠다"며 "여기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으며, 희망을 만나보고 싶어서 왔다"고 참석자들을 추켜세웠다.


이 후보는 "경제를 7% 성장시키는 데 회의를 가지는 분도 있지만 서비스 산업 비중을 높이면 가능하다고 본다"며 자신의 경제공약인 '747(연 7% 경제성장, 10년 내 4만달러 1인당 국민소득, 10년 내 7대 경제강국 진입)' 카드를 꺼냈다.


이 후보는 "선거 때라 모든 후보들이 여러분들의 건의를 들어드린다고 하겠지만, 대한민국 지도자들 중 문화콘텐츠에 대한 총괄적 마인드를 가진 지도자는 거의 없다"며 "나는 오래 전부터 관심을 갖고 고민해왔고, 이를 정말 실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참석자였던 정 후보는 "저도 문화인 출신"이라며 전직 MBC 방송기자였음을 강조하면서 "연극·영화·드라마·뮤지컬 등에 다 관련이 있어서 가족같은 푸근함 느낌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문화인들 모임에 대선 후보를 부른 적은 처음이라고 하는데, 제가 여러분들 계신 곳 세상 끝까지라도 쫓아가고 싶다"며 "정동영이 가면 100명만 모이는데, 박진영씨가 가면 10만명이 모이지 않느냐"고 참석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정 후보는 먼저 참석한 이 후보를 의식해 "제 말을 경청하시고 이 후보의 말보다 낫다고 생각하시면 지지해달라"고 말했다.


문화예산은 둘다 "올리자", 불법복제는 "근절"-"글쎄"


참석자들은 대선 후보들을 향해 문화산업 관련 예산의 대폭 확대와 불법 복제물에 대한 규제 강화 등을 촉구했다.


문화산업 예산과 관련해서는 두 후보 모두 자신감을 보였다. 이 후보는 "문화관광부 예산을 올리는 차원을 벗어나야 한다, 근본적으로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며 "자율적으로 기금을 만들어서 어떻게 운영할지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서울시장 시절 임의단체가 아닌 의회의 법적 단체를 만들어 10년 후의 문화선언들 문화 분야를 적극 지원해 왔다"면서 "평소에 구상하던 것이 있으니 12월 말쯤 다시 이야기하자"며 자신감을 보였다.
 

정 후보 또한 "국회의원 하면서 두 가지 법을 제정했는데, 하나는 재래시장특별법이고 또 하나는 온라인디지털콘텐츠지원 육성에 관한 법률이었다"며 "콘텐츠 분야는 정동영에게 맡겨달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불법복제물 규제에 관한 두 사람의 견해는 달랐다. 이 후보의 경우 "법적 장치를 통해 보호해야 한다"고 확고한 입장을 보인 반면, 정 후보는 "고민은 많은데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 후보는 "현재 만연된 불법복제·불법 다운로드 등의 문제로 인해 '대한민국이 이 분야에선 후진국'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다"며 "아무리 창의적으로 문화예술인들이 잘해도 법적·제도적 뒷받침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문화수준을 높여 위법을 근절하고 여러분의 권익이 보호돼야 하며 문화콘텐츠 분야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서라도 법적 장치로 보호를 할 수밖에 없다"고 못박았다.


반면 정 후보는 "고민은 많은데 아직 결론을 못냈다, 이 부분은 여러분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할 듯 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정 후보는 "전면적인 (인터넷) 실명화가 사용자의 자유를 생명으로 하는 부분에 대한 위축을 가져올 수 있다는 걱정도 있다"며 "지금은 시원하게 답을 못 드리겠지만, 고민해서 절충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다만 문화 창작자의 의욕을 꺾는 저작권 침해 행위의 상시화·일반화는 바꿔야 한다"며 "범죄 행위, 불법이나 탈법은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못박았다. 


태그:#이명박 , #정동영 , #문화예술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