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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부발전(주)이 IGCC(석탄가스화복합발전) 환경영향평가 주민공청회를 재개최했지만 주민들의 발전소 건설 반대 입장만 재차 확인한 채 가시밭길을 걷게 됐다.

 

지난해 11월 환경영향평가 공청회를 개최한 이래 두 번째로 열린 이날 주민공청회에서는 태안군 원북면, 이원면 주민 150여명이 참석해 온배수 처리문제, 저탄장 화재발생 대책마련, CO2 저감방안 등 다양한 질문과 답변이 오갔지만 결국 주민들의 IGCC건설 반대입장을 두 번 전달받는 꼴이 돼 버렸다.

 

특히, 경북대학교 공과대학 화학공학과 김재창 교수의 사회와 11명의 패널이 참석한 가운데 주민대표를 비롯한 5명의 질문자와 서부발전 관계자 등 6명의 답변자로 나누어서 토론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주민공청회에서는 3시간 30분이 넘도록 지리한 질문과 답변이 오갔지만, 정작 주민들에게는 전체 토론시간 중 일부 정도만 배정해 주민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샀다.

 

또한, 참석한 패널들도 주민들이 알아들을 수도 없는 전문용어를 남발하고 토론 중간중간에 질문을 하려는 주민들의 발언을 단호하게 자르는 등 '패널만의 토론'을 진행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이날 주민공청회는 지난해 11월 6일부터 올 1월 16일까지 환경영향평가 공람 결과 의견을 제시한 39명의 주민 중 24명이 공청회를 요구해 개최한 것으로 한국서부발전은 배경을 설명했으며, 첫 공청회 당시 제기되었던 주민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한 공청회로 열릴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일부 주민이 "지난 공청회 당시 주민들이 제기한 의견에 대해서는 왜 설명하지 않는가"라는 이의가 제기될 정도로 주민의견보다는 어떻게 든 공청회를 끝마치려는 급급한 모습을 보여 비난을 샀다.

 

공청회의 첫 시작은 주민들이 조용하게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됐다. 하지만, 주민 대표(?)로 나온 5명의 패널들의 질문과 한국서부발전과 한국종합기술 관계자 등 6명의 답변 형식으로 지리한 토론이 계속되고 토론 중간에 이어진 주민들의 질문이 묵살되자 주민들은 점점 흥분하기 시작했고, 이내 주민공청회장은 점점 아수라장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게다가 주민 백아무개씨가 "배고프니까 보상 받아 먹었고, 이로 인해 형제간 칼부림까지 났고 부모가 음독자살하는 사건도 발생했다"며 "보상 한 번 받으면 그걸로 끝이다. 이 지역에는 더 이상의 발전소 건설을 절대 반대한다"는 말을 남기고 공청회장을 박치고 나가자 일순간에 술렁이기 시작했고, 서부발전측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던 태안군 환경산림과장이 "왜 주민과 태안군의 갈등을 유발하는 발언을 하는가"라며 "마치 태안군이 주민들을 위해 손을 놓고 있는 것처럼 얘기하는데 매우 불쾌하다"고 흥분을 가라 앉히지 못했다.

 

또, 발전소와 가장 가까운 곳에 살고 있다는 김아무개씨는 저탄장 화재와 관련해 자연발화로 인한 화재가 1년에 5~6회 발생한다는 태안화력의 설명에 발끈하며 "직접 목격한 화재만 해도 1주일에 3~4건 정도 되는데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마라"고 다그친 뒤 "더 황당한 것은 태안화력발전소장에게 태안에 몇 호기까지 계획이 있냐고 물었더니 12호기까지 계획이 있다고 하더라"며 "기존 시설도 처리하지 못하면서 발전소 증설에만 관심을 쏟고 있다"고 태안화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결국 3시간 30여분간 주민과의 공청회가 진행됐지만 다시 한 번 주민들의 IGCC발전소 건설 반대 입장만 재차 확인 채 마무리가 되었다.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쳐 발전소 건설에 난항을 겪고 있는 IGCC발전소 건설사업은 한국서부발전(주)이 원북면 방갈리 831번지 태안발전본부 7만6443㎡의 부지에 조성을 추진 중인 300MW급 1기로 약 5992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올해 6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건설할 계획으로 있다.

 

한편, 이날 IGCC건설 관련 주민공청회 자리인데도 불구하고 공청회 이후 9, 10호기 건설사업을 공식화한 태안화력이 설명회를 슬며시 끼워 넣어 강행하려 하자 "IGCC도 반대하는데 9, 10호기가 웬말이냐"며 강한 저항을 하는 주민들의 반발로 갑자기 취소를 결정하는 등 주민들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송고합니다.


태그:#IGCC, #태안화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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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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