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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86호인 임실군 오수면 오수리에 있는 석불입상. 아이패드2를 이용해 촬영을 하였다
▲ 오수리석불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86호인 임실군 오수면 오수리에 있는 석불입상. 아이패드2를 이용해 촬영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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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2'를 이용해 문화재 답사를 나가보았다. 7일 오후 전북 전주에 일이 있어 나가는 길에 아이패드를 지참했다. 카메라를 갖고 다니면서 문화재답사를 하던 나로서는 일보 진전했다고 보아야 할까? 아니면 현대문명의 이기를 갖고 또 다른 것을 느끼고 싶어서일까? 여러 가지 의미로 아이패드를 이용해 보기로 했다.

아직은 낯설기만한 아이패드2를 이용해 답사를 한다는 것은 나에겐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그동안 답사를 하면서 몇 번이고 산을 헤매다가 굴러 떨어져, 몇 대의 카메라가 박살이 났기 때문이다. 하기에 휴대하기가 간편한 이 아이패드를 이용해, 편안하게 산을 탈 수가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이다.

끝이 뾰족한 암석을 이용해 광배와 석불을 조성하였다
▲ 오수리석불 끝이 뾰족한 암석을 이용해 광배와 석불을 조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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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체는 땅 속에 묻혀있어 정확한 전체모습은 볼 수가 없다
▲ 아래부분 하체는 땅 속에 묻혀있어 정확한 전체모습은 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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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걸어 내려온 '오수리 석불'
 
전북 임실군 오수면 오수리 550번지에 소재한,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86호인 오수리 석불. 오수면 오수리 관월마을 뒷산 밑에 서 있는 이 석불은 약 삼백 년 전부터 마을의 수호신처럼 마을을 굽어보고 우뚝 서 있다. 이 석불이 이 자리에 서 있게 된 연원이 참 기이한데, 어느 날 갑자기 이 석불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마을의 한 아낙네가 어느 날 뒤쪽 산을 바라보니, 큰 집채만 한 바위덩어리가 걸어 내려오는 것이 보였다. 아낙은 그것을 보고 깜짝 놀라 저것 좀 보라고 큰소리를 치니, 이 아낙네가 외치는 소리를 들은 바위가 그만 그 자리에 우뚝 멈추어 서버렸다. 마을 사람들이 소리에 놀라 쫓아와 보니 커다란 바위에 불상이 새겨져 있었다.

광배에는 불꽃문양이 새겨져 있으며 민머리에 소발이다
▲ 광배 광배에는 불꽃문양이 새겨져 있으며 민머리에 소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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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에는 삼도가 뚜렷하며 법의는 양편 어깨에서 흘러내리고 있다
▲ 삼도 목에는 삼도가 뚜렷하며 법의는 양편 어깨에서 흘러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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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이 바위가 석불인 것을 알고 난 후부터, 서로 불공을 드리고 관리에 정성을 쏟아오고 있다. 사람들은 만일 이 석불을 아낙이 조금 늦게 발견해 마을 뒤 산 쪽에 멈추지 않고 마을 앞까지 나와 자리를 잡았더라면, 이 마을이 더욱 융성했을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마을의 자손들이 오래도록 부귀영화를 누렸을 것이라 전한다.

그 후 오랜 세월 눈, 비, 바람을 맞고 외로이 서 있는 석불에게, 이 마을 주민인 최경태가 움막 같은 집을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다시 약 100년 전쯤 진안 마이산에 거주하던 이갑용 처사의 꿈에 이 석불이 나타나 '내가 옷을 벗고 있으니 집을 지어달라'는 부탁을 하므로, 다시 개축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는 전각은 없고 보호철책만 주변에 둘러놓았다.

두팔은 법의 안에서 마주잡고 있는 듯하다. 아이패드2로 촬영을 하였다
▲ 팔 두팔은 법의 안에서 마주잡고 있는 듯하다. 아이패드2로 촬영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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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 지방장인의 솜씨로 조성된 석불

현재 오수리 석불의 하체 부분은 땅에 묻혀 있다. 광배와 불상이 하나의 돌로 되어 있어, 옆에서 보면 한쪽 면은 완만한 타원을 이루고 있으며 불상이 조각된 면은 약간 볼록하다. 광배의 위는 배처럼 끝이 뾰족하며, 불꽃문양이 조각되어 있다. 돋을새김을 한 석불은 민머리 위에 작은 상투 모양의 소발이 솟아 있다. 얼굴은 역삼각형이며 귀는 길게 표현되어, 어깨까지 닿을 듯하다. 목에는 삼도가 뚜렷하게 표현되어 있다.

신체는 어깨에서 몸 아래로 내려갈수록 좁아지는데, 어깨 폭은 1.4m이고 땅에 접한 부분은 1m이다. 양 어깨를 감싸고 있는 법의는 가슴 밑에서 역삼각형을 이루고 있으며, 아래 소매 자락은 양손을 마주잡고 옷으로 감싸고 있는 것처럼 볼록하게 표현되었다. 무릎 아래 부분이 땅 속에 묻혀 있어 자세한 형태는 알 수 없지만, 고려시대 지방 장인에 의해 조성된 석불로 보인다.

하나의 돌로 광배와 석불입상을 조각하였다
▲ 측면 하나의 돌로 광배와 석불입상을 조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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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면은 돌을 쪼아낸 흔적이 그대로 보인다
▲ 후면 후면은 돌을 쪼아낸 흔적이 그대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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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스스로 걸어 내려왔다는 오수리 석불. 아마도 세상이 하도 보기가 답답해 산을 벗어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몇 년 만에 다시 찾아간 오수리 석불 앞에는, 먼저는 보이지 않던 토굴 하나가 생겨났다. 그리고 불사를 준비하는지 열심히 무엇인가를 만들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비바람에 석불이 더 이상 마모가 되지 않도록, 전각이라도 하나 지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이패드2' 휴대가 간편하고 사진촬영과 동영상이 가능해 답사를 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아직 제대로 기능을 익히지 못해서 그런지, 아무래도 화질은 그리 좋은편이 아닌 듯하다. 좀 더 기능을 익히고나면, 또 다른 세계를 접할 수 있으려는지는 몰라도.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티스토리 '바람이 머무는 곳'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오수리석불, #아이패드2, #문화재답사, #임실군, #유형문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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