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길을 다가보면 울타리를 붉게 물들인 빨간 장미를 쉽게 볼 수 있다. 5월에 핀 장미는 6월까지 아름다운 자태를 발산해 길 가는 이들의 이목을 끈다.
꽃의 여왕이라고 할 수 있는 '장미'의 향기가 전국에 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이달 13일까지 '제8회 울산대공원 장미축제'가 울산시 남구 울산대공원 장미계곡에서 펼쳐진다. 울산대공원 장미축제장에는 정열적인 붉은 장미부터 연분홍 빛 장미, 눈길을 땔 수 없는 흰 장미 등 형형색색의 장미들이 관람객을 유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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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 동대문구에 위치한 국방연구원 울타리에 빨간 장미가 싱그럽게 폈다. |
| ⓒ 온케이웨더 박선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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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한 하늘과 초록 나뭇잎이 마음을 상쾌하게 하는 요즘 집에만 있기 답답했다면 울산대공원에 장미를 보러 가는 건 어떨까. 울산대공원의 남문에 위치한 장미터널을 통과하면 4만 4737㎡ 규모의 '장미원'이 펼쳐진다. 울산대공원 장미원은 ▶큐피트의 정원 ▶비너스의 정원 ▶미네르바의 정원 ▶장미언덕 등 4가지 테마로 구성됐다.
장미축제기간 중에는 장미축제장은 무료입장이니 발걸음을 재촉하는 게 좋겠다. 또 장미축제장을 찾는 관람객을 위해 8일과 9일에는 울산대공원을 중심으로 15분 간격으로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이곳에 식재된 장미는 모두 263종으로 5만 5000그루에 이른다. 꽃송이로 치면 무려 300만 송이에 달한다. 이는 울산시가 독일·영국·프랑스·네덜란드·미국 등 12개국에서 수입해 온 것이다. 특히 올해엔 세계장미협회에 명예 입성한 10가지 종류의 아름다운 장미도 선보여 볼거리가 더 풍성해졌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장미원을 조성하는 데만 약 20억원이 들었다.
울산 장미정원은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서울대공원(4만1915㎡) 용인 에버랜드(2만 6446㎡)보다도 넓다.
울산대공원 장미축제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나지막한 솔숲 공원 내에 핀 장미가 제각기 아름다움과 향기를 발산하고 있다"며 "관람객이 이 공원에서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을 만큼 장미가 만발했고 장미를 주제로 한 다채로운 프로그램들도 마련됐다"고 전했다.
축제기간 다양한 볼거리가 준비돼 있다. 장미원 서쪽 앵무새광장에선 '사랑앵무' '색동새' 등 세계 각국의 앵무새 2000마리를 볼 수 있다. 관람객들에게 축제의 감동과 여운을 주기 위해 빛·소리·영상·레이저를 활용한 '레이저 이펙트 쇼'와 줄인형들이 펼치는 즐거운 상상극장 '마리오네트 인형극(12~13일)', 야생화 200점을 만날 수 있는 '덩굴식물과 야생화 전시전' 등이 개최된다.
장미원 내에 '프로포즈 장미길'도 열린다. 축제기간 장미계곡 좌측 산책로에서 연인과 함께 걸으며 자신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장미길이 운영된다.
아직 연인을 기다리는 사람이라면 장미계곡 입구로 가 소원을 빌어보는 건 어떨까. 사랑의 메시지나 소원을 적에 장미에 직접 매다는 '행복장미 소원달기' 체험행사가 마련돼 있다. 같은 장소에서 울산 정명 600년을 기념해 12일(수) 오후 6시부터 관람객 600명에게 장미 한 송이를 나눠주는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행사도 진행된다.
장미계곡 체험장에는 종이재료를 이용해 '장미꽃 모자 만들기(6~13일)'와 단오를 맞아 '수리떡·장미떡 만들기(13일·목)'도 진행된다. 축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사연과 음악을 신청·감상할 수 있는 '행복장미 스튜디오'가 운영되는 등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꾸며지고 있다.
야외에서 이뤄지는 축제인 만큼 날씨도 중요하겠다. 민간기상업체 케이웨더에 따르면 울산대공원 장미축제 기간에는 대체로 맑은 가운데 구름 많은 날씨를 보이다 11일(화)에 비가 내릴 전망이다.
축제기간 중 낮 기온은 23~29℃의 분포를 보이며 축제를 즐기기에 무리가 없겠다. 대체로 구름이 많겠지만 일사가 강하고 자외선 지수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모자나 선글라스를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
전국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만큼 가는 곳마다 장미꽃이 만발했다. 이 순간을 놓칠세라 여기저기서 셔터소리가 들려온다. 유치원에서 소풍 나온 어린아이들은 장미 옆에서 익살스런 표정으로 사진을 찍고, 어떤 이들은 친구 또는 연인과 함께 다정한 모습으로 추억 남기기에 한창이다.
이런 사진을 혼자보기 아깝다면 '장미축제 디카콘테스트'에 출품해 볼 것을 추천한다. 축제 기간 동안 장미계곡에서 직접 찍은 사진으로 콘테스트에 참가할 수 있다. 이달 14일까지 울산대공원홈페이지(
www.ulsanpark.com)에 촬영자가 직접 올리면 된다. 참가자 중 20여 명을 선발해 시상하고 다양한 상품을 수여할 예정이다.
장미가 꽃의 대명사가 되어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장미는 단일 품목으로 정원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꽃의 크기·모양·색상이 다양하다. 게다가 향수로 만들어질 정도로 천연의 향이 가득해 역사적으로 특히 여성들의 사랑을 많이 받아왔다.
이집트의 여왕이자 '절세미인'이었던 클레오파트라는 젊음과 미모를 유지하는데 장미를 애용했다. 연회장의 바닥에 30cm의 장미꽃을 깔아 호화로운 향연을 즐겼다고 전해진다. 그러다보니 그녀의 연인이었던 안토니우스는 죽는 순간에도 그녀가 자신을 항상 생각할 수 있도록 자신의 무덤을 장미꽃으로 덮어 달라고 할 만큼 클레오파트라는 장미를 사랑했다고 한다.
장미는 고대부터 미와 사랑, 기쁨과 청춘의 상징이었다. 특히 아프로디테와 그 연인 아도니스에 관한 신화나 전설에는 장미에 얽힌 것이 많다. 그리스나 로마에서는 실제로 결혼식이 있는 집이나 개선장군의 차, 출범하거나 돌아온 배 등을 장미로 장식했다.
장미는 온대성의 상록관목으로 햇빛을 좋아하는 식물이다. 적정 생육온도는 24~27℃(주간)이고 야간온도는 15~18℃이다. 30℃ 이상이면 꽃이 작아지고 꽃잎수가 줄어들어 퇴색하고 잎이 작아진다. 0℃ 이하가 되면 낙엽이 지면서 휴식기에 들어간다.
끝없이 이어진 장미정원처럼 울산대공원 장미축제에는 아직 행사가 많이 남아있다. 장미를 주제로 한 여러 가지 음악과 오케스트라 공연이 그것이다. 장미계곡 내 이벤트무대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표현한 댄스뮤지컬 'LOVE & ROSE(8~9일)'의 향연이 이어진다. '로즈벨리 콘서트(10~12일)'는 팝·재즈·성악 공연으로 구성된 '장미빛 사랑(10일)'과 오카리나·하모니카·통기타 선율의 어우러진 '유월의 낭만(11일)' 등이 펼쳐진다.
축제 폐막식 날(13일)에는 금난새가 지휘하는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공연도 열린다. 장미 향기를 타고 퍼지는 음악의 선율을 감상하며 장미축제를 즐기는 것도 좋겠다.
장미축제가 열리는 울산대공원은 장미 이외에도 야생화들이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또 대공원 내에는 느티나무 산책로가 있어 걷기에 알맞다. '윗갈티못' '풍요의 못' 등의 연못은 수생식물과 곤충, 물고기들이 노닐고 있어 아이들과 거닐며 설명해 준다면 교육적 효과도 있다. '풍요의 못' 근처에는 네덜란드를 연상시키는 풍차가 돌고 있어 여유로움을 더한다.
<사진=울산대공원>
덧붙이는 글 | 박선주(parkseon@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이 뉴스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