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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청양군 목면 본의리에서 오는 9월 28일 '제1회 동막골 뻔데기 주름축제'가 열린다. 동막골 뻔데기 주름축제는 노인들에 의한, 노인들을 위한, 노인들의 축제다. 시골에서 평생 힘든 일만하며 어렵게 살아온 마을 노인들…, 바로 그 노인들이 번데기다.

이 축제는 이분들이 정성들여 준비한 축제 무대 공연을 통해 여생을 즐겁게 살아갈 새로운 신명을 얻는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누에가 번데기가 되고 나비가 돼 하늘을 훨훨 날듯, 한 평생 스스로 나비인 줄도 모르고 땅에 묻혀 살아온 시골 마을 노인들을 나비로 만든다는 따뜻한 마음이 담겨있다. 정리해서 말하자면 '번데기 나비 만들기 프로젝트'다.

'뻔데기'는 프라다를 입지 않는다... 몸빼를 입을 뿐

뻔데기 합창단은 축제를 위해 일주일에 두 번 모여 노래 연습을 한다. 연습 공간은 끼 있는 분들의 유머로 늘 웃음이 가득하다.
 뻔데기 합창단은 축제를 위해 일주일에 두 번 모여 노래 연습을 한다. 연습 공간은 끼 있는 분들의 유머로 늘 웃음이 가득하다.
ⓒ 장소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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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축제에서는 65세 이상의 남녀 주민으로 구성된 뻔데기 합창단의 공연과 '뻔데기는 프라다를 입지 않는다'라는 제목의 몸빼(일복) 패션쇼 그리고 우화등선 이벤트 등 '뻔데기 3종세트'가 선보여진다.

'뻔데기는 프라다를 입지 않는다'는 마을 어르신들이 무대에 오르는 패션쇼다. 무대에 오르는 길목에 레드 카페트를 깔고 그분들이 평소 편하게 즐겨 입으시는 몸빼(일복)를 입고 옷자랑을 하게 된다.

재능기부를 통해 축제 캐릭터도 만들어졌다. 축제 귀염둥이 동막골 뻔돌이
 재능기부를 통해 축제 캐릭터도 만들어졌다. 축제 귀염둥이 동막골 뻔돌이
ⓒ 유신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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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어르신들이 무대에 오르면 본격전으로 뻔데기 합창단 공연이 시작된다. 공연은 철저하게 노인들이 좋아하시고 재밌어하시는 노래들로 준비했다. 곡 선정은 어르신들의 논의 끝에 결정됐다.

'뻔데기 3종세트'의 마지막인 우화등선 이벤트는 축제에 참석한 관객들이 함께 참여하는 무대다. 무대에는 나비 날개의 윤곽만 만들어져 있고, 관객들의 마음이 단긴 나비 날개 조각을 붙여 날개를 만드는 이벤트다. 날개 조각은 행사 전 미리 방문객들에게 전달되며 조각에는 덕담이나 축하 문구 등을 쓰면 된다.

번데기들이 패션쇼로 옷자랑을 하고, 노래를 부른 뒤 방문객들의 힘을 빌려 나비 날개를 얻고 하늘을 날 준비가 끝나면 축하무대가 이어진다. 함께 완성한 무대 아래서 이 행사의 주인공인 어르신들께서 방문객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마당이 될 예정이다.

이날 만들어진 나비 날개는 축제 후 마을회관 벽면으로 옮겨져 보관될 예정이다. 나비를 볼 때마다 방문객들이 건넨 따뜻한 마음을 추억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추억이 어르신들의 하루하루를 즐겁게 만들길 기대한다.

볼거리뿐만 아니라 먹거리도 풍성

뻔데기 축제에 걸맞게 번데기 관련 퓨전요리들도 축제에서 맛볼 수 있다.
 뻔데기 축제에 걸맞게 번데기 관련 퓨전요리들도 축제에서 맛볼 수 있다.
ⓒ 유신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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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라고 해서 공연만 있는 게 아니다. 축제 이름이 번데기 축제니 번데기 먹거리가 빠질 수 없다. 번데기에는 미네랄·비타민·아미노산 등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다. 유엔은 곤충을 미래의 식량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번 축제에서는 번데기와 관련된 각종 퓨전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번데기 볶음과 번데기 조림은 기본이고, 방문객들의 취향에 따라 번데기·고추·마늘·피망 등 식재료를 꼬치에 꽂아먹는 번데기 꼬치 코너도 마련된다. 축제 방문객들이 번데기를 조금 더 친근하게 접할 수 있도록 번데기 탕수육 등 다양한 요리도 선보일 계획이다.

청양군 목면 동막골 부녀회는 무공해 뽕잎을 이용한 요리도 선보일 예정이다. 점심 특선으로 뽕잎 산채비빔밥이 준비될 예정이다. 또한 뽕잎 두부·오디 막걸리·뽕잎 식혜 등 뽕잎으로 만든 음식들도 맛볼 수 있다.

한편, 축제장에서는 누에의 생태를 통해 자연의 신비함을 느낄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된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유신준님은 충남 청양군 부면장입니다.



태그:#뻔데기 축제, #충남 청양, #뻔데기 주름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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