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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 대구인권사무소는 5일 오후 대구경북디자인센터에서 토론회를 열고 대구경북 인권조례 이행방안을 모색했다.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인권사무소는 5일 오후 대구경북디자인센터에서 토론회를 열고 대구경북 인권조례 이행방안을 모색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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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 대구인권사무소가 대구경북 인권조례의 이행방안과 실천과제들을 살펴보는 토론회를 열었다.

대구경북디자인센터에서 5일 오후 2시부터 열린 '대구·경북 인권조례 이행방안 모색 워크숍'은 대구시 관계자와 시민단체 등이 참석한 가운데 권혁장 대구인권사무소장 사회로 진행되었다. 토론회는 인권조례 이행방안에 대한 주제발표와 사례발표, 지정토론, 종합토론 등으로 이어졌다.

이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대구시와 경상북도의 인권조례가 다른 시도의 조례와 비교해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인권조례 개정 방향과 함께 시·도민들의 인권을 보장할 다양한 이행방안 등을 제시했다.

조성제 대구한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대구·경북 인권조례 이행방안'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대구시와 경상북도는 개별 인권 관련 조례의 총칙에 해당하는 기본적인 성격을 띠는 인권조례는 제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대구시 인권조례에 대해 "광역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인권보장 및 증진위원회'의 설치를 시장의 임의적 재량에 맡기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광역자치단체가 규정하고 있는 '인권센터 설치'에 대한 규정도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대구시 인권조례가 다른 시도에 비해 미흡하다는 것이다.

반면 경북의 경우 대구시와 달리 인권보장 및 증진위원회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고 인권교육 대상도 공무원뿐 아니라 도지사의 지도감독을 받는 법인, 단체의 종사자까지 포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가인권위에서 제시한 인권지수 개발과 인권영향평가에 대한 규정을 두지 않아 아쉽다고 조 교수는 말했다.

이어 인권조례의 개정 방향으로 인권보장 및 증진위원회 설치 의무화, 인권센터를 설치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마련, 인권교육 의무대상자 확대, 인권증진을 위한 행정적·재정적 지원 근거규정 마련, 인권백서 발간, 인권영향평가 실시, 인권 옴브즈맨 제도 도입 등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형환 서울시인권위원회 인권정책연구소장은 "인권기구를 어떻게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할지에 관해서는 정형화된 모델이 없다"며 "백화점식으로 창구를 많이 만드는 게 능사가 아니라 있는 제도라도 잘 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이경률 광주시 인권평화협력관은 기초단체에서도 인권조례를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협력관은 "광주광역시 5개 기초단체가 모두 인권조례를 제정했다"며 "대구가 인권도시가 된다는 것은 대한민국이 인권국가가 되는 것이다. 생활인권을 위해 자치구가 인권조례를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구경북디자인센터에서 5일 오후 열린 대구경북 인권조례 이행방안 모색 워크숍에서 패널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대구경북디자인센터에서 5일 오후 열린 대구경북 인권조례 이행방안 모색 워크숍에서 패널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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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토론에 나선 조홍철 대구시의원은 인권조례를 개정하는 데 상당한 저항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여러 시민단체가 상당한 역할을 할 경우 지역인권 보장과 증진을 위해 기여할 것으로 보고 적극 지원을 약속했다.

노현수 한국방송통신대 튜터는 "실질적인 인권보장과 증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해야 한다"며 "지역의 특성에 맞는 인권의 기준을 어떻게 수립할 지 고민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인호 참길 대표변호사는 대구·경북 인권조례가 실효성 없는 면피용이라고 말했다. 구 변호사는 "인권조례의 필요성과 중요성, 의미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없고 실효성도 없다"며 "다른 광역단체는 있는데 대구는 없다는 비난을 면하기 위한 면피용 조례라고 밖에 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오완호 한국인권행동 사무총장과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총장, 서병철 포항YMCA 사무총장도 인권조례의 개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오완호 사무총장은 조례이행을 위한 50억 원의 예산 책정을 주장했고 은재식 사무처장은 인권옴브즈맨 제도 설치를 촉구했다. 서병철 사무총장은 '밑으로부터의 시민주체 형성과 시민행동'을 통해 인권도시운동을 제창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패널들뿐 아니라 행사 참가자들의 열띤 토론과 질문도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대구와 경북의 인권조례가 식물조례가 아닌 지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 데 도움이 되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대구인권사무소는 이날 토론회를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대구·경북 시도민의 인권을 실질적으로 증진시킬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대구시, 경상북도와 적극적으로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태그:#인권위원회, #대구인권사무소, #인권조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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