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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는 현재진행형입니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 이후 다른 사회를 만들어나가겠다는 우리들의 약속인 416 인권선언 운동 또한 현재진행형입니다. 올봄, 꿈을 현실로 바꿀 416 인권선언 추진단 수백 명이 강원도에서 제주도까지 전국에서 모였습니다. 모습도 하는 일도 달랐지만 잊지 않겠다는 한마음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풀뿌리 토론을 이어나갔습니다.

이에 약 5개월 동안 전국 곳곳에서 풀뿌리 토론이 100여 회 이상 열렸고 7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선언되어야 할 우리들의 권리를 이야기하였습니다. 오는 11월 28일, 우리들의 권리를 담은 이 특별한 선언이 추진단 모두가 모일 전체회의에서 토론될 예정입니다. 우리는 왜 416 인권선언운동을 하는지, 416 인권선언을 함께 만드는 사람들은 누구인지, 이 특별한 선언에는 어떤 권리들이 담겼는지 추진단분들을 만나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낱낱이 들여다보려 합니다. - 기자 말

[이전기사]
☞ [추진단 인터뷰 ①] 박동호 신부님
☞ [추진단 인터뷰②]예은 엄마 박은희님

 416인권선언 추진단 정경원님
▲ 416인권선언 추진단 정경원님 416인권선언 추진단 정경원님
ⓒ 4.16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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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간단히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2011년 춘천에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산사태 참사로 생을 마감한 인하대 1학년 최민하 엄마입니다. 하는 일은 노동자들의 기록을 수집, 전산화하고 역사를 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를 잃은 후 기념사업회 일과 재난안전가족협의회 연락 책임자 일도 조금씩 하고 있고요."

- 세월호 참사 소식을 접했을 때 남다른 마음이었을 것으로 짐작도 됩니다만, 세월호 참사를 어떻게 겪었는지 들려주세요.
"전원 구조라고 해서 다행이라 생각했죠. 그런데 아니더라고요. 믿고 구조를 기다리던 아이들의 모습이 하나씩 인터넷에 올라오는데 차마 못 보겠더라고요. 지금도 그때 영상들을 못 봐요. 심장이 멎는 것 같고 숨이 막혀서. 얼마나 고통스럽고 무서웠을까. 우리 아이 생각도 나고요. 우리 유족들은 참사를 딛고 사회에 적응하며 살고 싶어도 이런 참사가 반복될 때마다 악몽에 시달리게 되는 거죠. 게다가 구할 수 있었는데 안 구한 거잖아요. 얼마나 원통한 일입니까."

- 참사 이후 글이나 간담회 등으로 세월호 유가족들을 많이 만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유가족들을 만날 때의 마음은 어땠는지, 어떤 이야기를 나누셨는지 궁금해요.
"처음엔 만나기가 두렵더라고요. 내가 그 마음을 아니까. 광화문에 가도 그저 멀리서 바라보는 것 밖에 못하겠더라고요. 단원고 유족들이 싸움을 시작하면서 연락이 닿아 저희 경험에 비추어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 대처 방법 등에 대해 얘기했어요. 우리 투쟁 끝나고 정리를 해보니 정부, 지자체, 정치인들이 참사에 대응하는 공식 같은 게 있더라고요. 참사마다 다 똑같은 방법으로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재난안전가족협의회 분들 만나 이야기 나눠보면 다 비슷비슷해요.

저들은 처음에는 무한 애도를 표하다가, 책임을 요구하기 시작하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뒤로 빼는 거죠. 언론까지 동원해서 유족들 가슴을 도려내고. 그럴 때 우리는 어떻게 풀어갔다, 그런 경험을 이야기한 거죠. 제가 가장 강조했던 것은 우리가 참사의 진짜 스토리를 갖고 있어야 한다는 거였습니다. 그래야 조사도 요구하고 처벌도 요구하고 언론에도 대응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기 위해 전문가의 도움도 필요하고, 법적, 사회운동적 경험을 가진 이들과 함께 조직을 만들어 대응해야 한다고요. 당시 유족들 중 많은 분들이 누가 우리 편인지 알 수 없다고 하셨거든요. 이런 과정도 우리와 비슷했어요."

- 지금 하시는 일이 역사와 기록에 관련된 일이라고 들었어요. 세월호 참사의 진실이 여전히 묘연하고 정부는 역사교과서를 국정화 하겠다며 발 벗고 나섰는데, 세월호 참사를 잘 기억하는 역사란 어떤 것일까요?
"저는 진실이 묘연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게 진실인 거죠. 다만 저들이 인정을 안 하고 있는 겁니다. 물증을 가져오라고 하면서. 아니 시간이 지날수록 물증을 없애면서요. 유족들이 알고 있는 진실을 역사로 만들어야죠. 저들은 국가의 모든 기관과 힘을 동원해 기억을 지워버리려고 하겠죠. 거기에 저항해야 합니다. 기억을 둘러싼 투쟁을 해야 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되살리고, 남겨야죠.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주체들이 싸우지 않으면 역사에 남지 않을 겁니다."

- "나에게 4.16인권선언은 OOO이."를 묻는다면? 어떤 의미인지도 설명 부탁드려요.
"확장이다. 참사를 당한 당사자에게는 참사가 사회구조적 문제임을 인식하게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국가는 참사를 개인의 문제로 여기도록 해왔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유족들은 살아갈 수가 없어요. 사회구조적 문제로 인식하고 바꿔나가기 위해 뭐라도 해야 하는 거죠."

- 4.16인권선언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다시 함께 모이는 2차 전체회의는 어떤 자리가 되길 바라나요?
"인권선언을 매개로 전국적으로 풀뿌리 토론을 진행했다는 것 자체가 큰 성과라고 생각해요. 재난 참사에 대한 인식 뿐 아니라 사회 전반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토론하는 자리가 되고 있으니까요. 2차 전체 회의에서는 1차 토론의 결과들을 모아 인권선언을 확정하고 공표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자리였으면 좋겠습니다."

- 4.16인권선언은 세월호 참사 이후 다른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첫발을 내딛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선언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앞으로 주목해야 할 지점 또는 인권선언운동에 대한 기대가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인권선언을 함께 추진하는 분들에게 제안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인권선언에 맞게 사회를 바꾸는 일을 해야겠죠? 오래 걸릴지라도. 물론 제도로 만드는 것도 필요하겠죠. 국가기관이나 정치인들이 우리가 선언하는 내용을 어기면 법적 처벌을 할 수는 없지만 그것보다 더 무서운 정치적 처벌을 한다는 걸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사회적으로 나쁜 놈으로 낙인을 찍었으면 좋겠다는 거요. 뒤끝작렬. 돈이 지배하는 사회가 답이 아님을 우리가 보여주자는 겁니다."

존엄과 안전에 관한 4.16인권선언 추진단 2차 전체회의는 추진단 모두가 모여서 인권선언과 실천과제를 이야기 하는 자리로 오는 11월 28일 토요일 수운회관에서 열린다
▲ 4.16인권선언 추진단 2차 전체회의 포스터 존엄과 안전에 관한 4.16인권선언 추진단 2차 전체회의는 추진단 모두가 모여서 인권선언과 실천과제를 이야기 하는 자리로 오는 11월 28일 토요일 수운회관에서 열린다
ⓒ 4.16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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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ㅣ장지혜 기자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4.16인권선언 웹진> 8호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416인권 후원 : http://www.socialfunch.org/416declaration



태그:#416인권선언, #세월호, #416연대, #풀뿌리토론, #인권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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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약칭 4.16연대)는 세월호참사의 진실을 밝히고 생명이 존중받는 안전사회 건설을 위해 세월호 피해자와 시민들이 함께 만든 단체입니다. 홈페이지 : https://416ac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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