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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로마 시장 선거의 여성 후보 당선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이탈리아 로마 시장 선거의 여성 후보 당선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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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수도 로마에서 역사상 최초의 여성 시장이 탄생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각) 이탈리아 선거관리위원회는 로마 시장 선거 개표 결과 제1야당 '오성운동'의 비르지니아 라지 후보가 당선을 확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2주 전 치러진 1차 투표에서 35%를 득표하며 1위에 오른 라지 당선자는 결선 투표에서도 67.2%의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하며 32.8%를 얻는 데 그친 집권 민주당의 로베르토 자케티 후보를 눌렀다.

올해 37세로 역대 최연소 로마 시장이라는 타이틀까지 얻은 라지 당선자는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뒤 변호사로 일했다. 2013년부터 로마 시의원으로 당선되며 차세대 여성 정치인으로 주목받았고, 오성운동의 로마 시장 후보로 선출됐다.

라지 당선자는 집권당 후보가 2024년 로마 올림픽을 유치하겠다고 나선 것과 달리 교통, 환경, 교육 등 생활형 공약에 집중했다. 또한 30대의 젊은 패기와 매력적인 외모에 논리정연한 토론 실력까지 겸비하며 빠르게 표심을 끌어모았다.

라지 당선자는 "일부가 아닌 모든 로마 시민을 위한 시장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부패 스캔들로 얼룩진 로마 시정을 겨냥해 "투명하게 법의 수호를 받는 로마를 만들겠다"라고 강조했다.

현지 언론은 라지 당선자가 로마의 심각한 재정 적자와 부패 문화를 개혁하기가 쉽지 않겠지만,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다면 차기 총리감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탈리아 정계 뒤흔드는 '오성운동' 돌풍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무명의 신인 정치인이었던 라지 당선자가 로마 시장에 당선된 비결은 이탈리아에서도 기존 정치권에 대한 환멸과 변화를 바라는 열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로마는 2014년 시청 공무원과 마피아의 부패 스캔들이 터지면서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었다. 더구나 계속되는 경기 침체로 정부에 대한 실망이 커지면서 마테오 렌치 총리가 이끄는 민주당은 로마뿐 아니라 이번 지방선거에서 참패를 당했다.

기존 정치권의 인기가 시들해진 틈을 타 새로운 정치 세력으로 떠오른 것이 라지 당선자를 내세운 오성운동이다. 정치 풍자로 유명한 코미디언 베페 그릴로가 2009년 만든 신생 정당이다. 

오성(five star)은 물, 교통, 개발, 인터넷, 환경 등 국가의 5가지 주요 의제를 뜻한다. 위기감을 느낀 민주당은 '반체제' 정당인 오성운동의 공약이 급진적이고, 경험이 부족하다고 공세를 펼쳤지만 판세를 뒤집지 못했다.

오성운동은 로마에 이어 토리노에서도 여성 후보 키아라 아펜디노를 내세워 현직 시장인 피에로 파시노를 꺾고 승리하며 명실상부한 전국구 정당으로 떠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태그:#이탈리아, #오성운동, #비르지니아 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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