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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보 상류지점에서 붉은깔따구가 발견됐다
 공주보 상류지점에서 붉은깔따구가 발견됐다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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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에서 충격적인 생명체가 발견됐다. 꿈틀거리는 녀석을 보는 순간, 괴성이 터져 나왔다.

"으악! 붉은 깔따구다!"

31일 오후 2시, 공주보 상류 500m 지점에 4대강 독립군이 도착했다. 안개 낀 강을 사이에 두고 콘크리트 장벽이 우뚝 서 있다. 봉황을 모티브로 지은 공주보다. 수문 개방 하루 전, 환경부와 수자원공사 보트가 강물을 휘젓고 다니느라 강물이 연신 출렁거린다.

김종술 기자가 신발을 고무장화로 갈아 신었다. 옆구리에는 삽을 끼어 찼다. 일명 '4대강 패션'이다. 4대강 사업의 민낯을 고발하기 위해 고안해 낸 복장이다.

성큼성큼 물속으로 들어가 강바닥을 삽으로 팠다. 시커먼 펄이 삽자루에 한가득 채워졌다. 국가명승 제21호 고마나루인 이곳은 4대강 사업 이전, 모래톱이 펼쳐져 있던 장소다. 강변에 펄을 내려놓고 손으로 헤집자 붉은 생명체가 꿈틀거렸다. 핀셋을 이용해 한데 모았다. 한 삽에서 퍼낸 시커먼 펄 속에 붉은 깔따구가 득시글하다.

붉은 깔따구는 환경부가 공식 지정한 최악의 생명체다. 수생태 4급수 오염표종으로 이 녀석이 사는 물은 수돗물로 사용할 수 없고 오랫동안 접촉하면 피부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정해 놓았다. 시궁창이나 하수구에서 발견되는 이유다.

시커먼 펄은 딱딱하게 굳어있다. 세종시 마리나선착장에서 만져 본 것과는 다르다. 물이 흐르지 않고 퇴적물만 고스란히 쌓여 나타난 현상이다. 손에 힘을 줘 으깨봤다. 떡이 돼 잘 부서지지 않는다. 굳은 펄은 지하수를 단절해 주민의 삶까지 팍팍하게 하고 있다.

공주보 상류지점에서 붉은깔따구가 발견됐다
 공주보 상류지점에서 붉은깔따구가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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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이 늪지가 됐다. 수생식물만 보면 그렇다. 늪지에 사는 마름이 여기저기 군락을 이루고 있다. 연밭도 발견됐다. 이 물속에 카메라를 직접 넣어봤다. 암흑이다. 4대강 사업은 이렇게 금강을 망쳤다.

"이 물을 사람들이 마신다고요?"

성가소비녀회 최효미 다니엘 수녀가 놀랐다. 그는 지난 3월부터 김 기자와 특별한 동행을 하고 있다(관련 기사: 고무작업복 입고 금강 뛰어든 수녀, 그 이유가).

금강의 썩은 물이 식수로 공급된다. 정부와 충남도,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2015년 가뭄대책의 일환으로 도수로를 이용해 보령댐에 금강 물을 퍼 나르고 있다. 보령댐에 옮겨간 물은 충남 8개 시군의 식수로 공급된다. 충남 서북부 주민 77만 명이 썩은 물을 정수해 식수로 먹고 있다는 거다. 김 기자가 정부를 향해 따끔한 충고를 외쳤다.

"이 정도면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해야 한다"

수문 개방 하루를 앞둔 금강의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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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4대강독립군, #4대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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