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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군의 관문격인 태안군보건의료원 앞 사거리 일원에 태안군 낚시어선연합회가 내건 펼침막이 내걸려 있다. 고향을 찾는 귀성객들에게는 달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석도 미사일시험장 건설 결사반대 태안군의 관문격인 태안군보건의료원 앞 사거리 일원에 태안군 낚시어선연합회가 내건 펼침막이 내걸려 있다. 고향을 찾는 귀성객들에게는 달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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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최대의 명절 한가위를 맞아 고향인 충남 태안을 방문한 귀성객들은 거리 곳곳에 내걸린 펼침막에 마음이 편치 않았다.

'석도 미사일 시험장 건설 결사 반대'
'국방과학연구소 안흥시험장 즉각 이전하라'


바로 태안군 낚시어선연합회가 내건 펼침막이다. <오마이뉴스>가 단독 보도한, 태안의 무인도인 석도에 들어서는 탄도탄 요격용 유도무기 비행시험용 신규 시험장 건설이 태안어민들의 추석 밥상머리 화두로 떠올랐다. <관련기사 : [단독] 석도-만재도에 탄도탄 요격용 무기시험장 들어선다>

앞서 국방과학연구소(아래 국과연) 안흥시험장 주변지역 마을주민과 어촌계에 이어 어선을 소유한 어민들의 모임인 태안군 선주연합회가 오는 28일 태안군청 광장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것을 예고한 바 있다. 여기에다 낚시어선들의 황금어장인 석도를 지키기 위해 태안군 낚시어선연합회(회장 이한형)의 집단 반발 움직임까지 포착되고 있다.

특히, 선주연합회와 낚시어선연합회는 국과연이 석도 시험장 건설을 추진하면서 이미 상당 부분 절차를 진행한 상황에서 실제 피해 당사자가 될 어민들이 아닌 이장단을 대상으로 주민설명회를 연 것을 "작태"라고까지 비하하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듯 집단 반발에 나서고 있다.

태안군 낚시어선연합회, 석도 무기시험장 건설 반대에 안흥시험장 즉각 이전까지 촉구

 
국방과학연구소가 탄도탄 요격용 유도무기 비행시험용 신규 시험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석도. 이곳은 황금어장으로 태안군과 태안군의회가 시험장 건설을 위한 공유수면 매립에 반대입장을 표했지만 추진이 강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역어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 석도 국방과학연구소가 탄도탄 요격용 유도무기 비행시험용 신규 시험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석도. 이곳은 황금어장으로 태안군과 태안군의회가 시험장 건설을 위한 공유수면 매립에 반대입장을 표했지만 추진이 강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역어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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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고 있는 (사)한국낚시어선협회 충남지부 태안군 낚시어선연합회는 석도 시험장 건설 반대에 더해 국과연 안흥시험장의 즉각 이전까지 촉구하고 나서기로 결의했다.

이에 태안군 낚시어선연합회는 추석 연휴가 시작된 지난 22일부터 귀성객들과 지역주민들의 출입이 잦은 태안읍 장산사거리 일원을 비롯해 태안군보건의료원 사거리 등 지역 곳곳에 '국방과학연구소 안흥시험장 즉각 이전하라'와 '석도 사격장 결사 반대' 등 펼침막을 내걸고 집단 반발의 전초를 알렸다.

태안군 낚시어선연합회 이한형 회장은 지난 2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연합회는 충남 태안군에 속한 석도에 무기시험장 건설 반대와 국방과학연구소 안흥시험장 즉각 이전을 촉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그동안 국방과학연구소는 석도 시험장 건설 계획과 관련해 이장에게만 설명회를 하는 등의 작태에 분노를 느낀다"면서 "그동안 국과연 안흥시험장은 바지선을 놓고 일년에 사격 한두번 하겠다고 어민들의 눈을 흐려놓고는 뒤에서는 석도 시험장 건설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다니 완전 계획적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석도 시험장 건설 소식을 언론을 통해 알게 됐는데, 이는 국과연이 우리 주민들을 너무 우습게 본 것"이라며 "국가에서 추진하는 일이라면 정정당당하게 설명회를 하고 보상이 필요하다면 보상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발끈했다.

그는 또 "미사일 발사시 포탄소리에 놀라고 포탄소리에 위협을 느끼며 어장을 빼앗겨도 참아왔지만 이러한 국방과학연구소의 작태에 낚시어민들이 생계를 위협받는 지경에 이르다 보니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결정을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또한 생업에 종사하고 있는 낚시어민을 못 괴롭혀 안달이 난 정부의 행태에 울화통이 터지고, 이대로 당하고만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아니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도 했다.

그는 "지금 한창 주꾸미 낚시 철이라 상당히 바쁠 때이지만 차후 회장단 및 이사회와 협의하여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했다"면서 "그동안 태안군민들이 참은 이유는 단 하나 나라를 위한 일이기 때문이었는데 인내에 한계가 왔고, 이번 집회에서는 그동안 낚시어선에 불합리한 사항들을 모두 연계하여 진행할 예정"이라고 향후 계획도 전했다.

 
태안군의 주요길목인 태안읍 장산사거리 일원에 태안군 낚시어선연합회가 내건 펼침막이 내걸려 있다. 고향을 찾는 귀성객들에게는 달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석도시험장 논란이 국과연 안흥시험장 이전까지 확산 태안군의 주요길목인 태안읍 장산사거리 일원에 태안군 낚시어선연합회가 내건 펼침막이 내걸려 있다. 고향을 찾는 귀성객들에게는 달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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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에 더해 이 회장은 국과연 안흥시험장이 운영하고 있는 일명 용선(傭船, 선박의 일부를 빌리는 것)에 대한 불만도 토로했다.

이한형 회장은 "안흥시험장 사격 피해 소송할 때 패소한 이유가 안흥시험장이 꼼수로 낚시어선들을 대상으로 용선을 운영했는데, 재판부에서는 이를 보상 개념으로 판단해 패소를 하게 된 것"이라고 전제한 뒤 "안흥시험장이 골치 아프니까 어촌계에 위임해 어촌계를 통해 용선을 선정하도록 해 용선에 선정되지 못한 낚시어선과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도 전했다.

이 회장은 덧붙여 "이 문제를 올해 초부터 서로 협의를 해왔는데, 지금은 안흥시험장이 전화조차 받지 않고 있다"며 "안흥시험장의 꼼수에 지역어민들의 불만만 쌓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태안군 낚시어선연합회는 올해 초 정부의 낚시전용선 도입 발표와 관련해 기존 낚시어선들을 무시한 정부의 일방적인 추진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도 이한형 회장은 "낚시이용권제 및 낚시객이 포획한 수산물의 판매금지를 추진하는 정부의 낚시 전용선 도입은 현장도 모르면서 세수나 확보 하려고 낚시어민들의 생존권을 말살하려는 정책"이라며 "정부가 낚시어민들의 의견을 청취해 현실에 맞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현재 태안군에는 430여 척의 낚시어선이 영업을 하고 있으며, 태안군 낚시어선연합회에는 이 중 절반 정도인 200여 척이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태그:#석도시험장, #국방과학연구소, #안흥시험장, #충남 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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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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